[비즈한국]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증손자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 아들인 이선호 CJ그룹 경영리더가 지난해 삼성그룹 일가에게서 사들인 서울 장충동 사무소를 허물고 대규모 단독주택을 짓는다. 주택 예정 부지는 이재현 회장 자택과 CJ그룹 싱크탱크인 미래경영연구원, CJ그룹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이후 넘겨받은 부동산이 대거 포진해 향후 ‘CJ타운’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선호, 삼성가서 매입한 사무소 허물고 단독주택 신축
업계와 서울 중구청 등에 따르면 이선호 CJ그룹 경영리더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2033㎡(615평) 규모 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2719㎡, 823평) 규모 단독주택을 짓겠다는 내용의 건축허가 신청서를 중구청에 제출했다. 같은 날 이선호 경영리더는 현재 이곳에 있는 사무소 건물에 대한 해체심의 의결을 받았다. 중구청은 건축 허가 신청서를 검토해 이르면 수주 내 건축 허가를 낼 전망이다. 통상 고급주택 건축비용이 3.3㎡(평)당 1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미뤄 건축 수준에 따라 건축비는 수십억 원에서 1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지는 과거 고 이건희 회장과 삼성그룹 일가가 소유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지난해 7월 이곳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901.32㎡, 272.65평) 규모 사무소과 부지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서 사들였다. 매입가는 총 196억 원.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4년 주택으로 쓰이던 이 건물을 350억 원에 사들인 뒤 이듬해 3월 사무소로 용도를 바꿔 보유했다. 이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건물은 부인과 자녀들에게 상속됐다.
당시 재계에선 삼성그룹 일가가 12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장충동 사무소를 매각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과 그룹 부동산 밀집한 장충동, ‘CJ타운’ 조성하나
이선호 CJ그룹 경영리더 자택이 지어질 장충동 일대는 아버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주택 두 채를 보유한 동네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1995년 1월 이 경영리더 저택 부지 맞은편에 있는 전용면적 167.85㎡(50.77평) 규모 연립주택 한 세대를 매입해 27년 넘게 보유하고 있다. 이 경영리더는 현재 이 연립주택에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두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100미터 떨어진 전용면적 244.75㎡(74.04평) 규모 상지리츠빌장충동카일룸 아파트 한 세대를 2016년 6월 40억 2000만 원에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CJ그룹이 장충동에 보유한 부동산은 그룹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CJ미래경영연구원 건물이 유일했다. CJ제일제당(당시 분할 전 CJ)은 2005년 3월 이재현 회장 연립주택 맞은편이자 이선호 경영리더 주택 예정 부지 서쪽에 맞닿은 땅을 사들인 뒤 2013년 2월 CJ미래경영연구원을 지었다. 이 건물은 지하 6층~지상 5층(연면적 1만 7602㎡, 5325평) 규모로 현재 이재현 회장 집무실과 연구실, 연구원휴게실, 세미나실, 주택 등이 들어선 상태다.
CJ그룹은 고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삼성가로부터 장충동 부동산 세 곳의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이선호 경영리더에게 장충동 사무소를 매각하기 세 달 전인 지난해 4월 장충동 단독주택을 CJ문화재단에게 증여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가 죽기 전까지 살았던 곳으로 알려진 이 주택은 1977년 고 이건희 회장이 매입해 보유하다 별세 후 부인과 자녀들에게 상속됐다. 이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호텔신라가 장충동에 보유하던 1342㎡(406평) 규모 땅과 833㎡(252평) 규모 땅을 총 275억 원에 사들였다. 이 땅은 각각 이재현 회장 연립주택 남쪽과 동쪽에 맞닿아 있다. 현재 세 부지에 대한 건축허가나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선호 경영리더 주택 신축은)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알지 못한다”면서도 “CJ제일제당이 호텔신라에게서 산 땅은 비좁은 미래경영연구원 업무공간을 확충할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지만, CJ문화재단이 증여받은 부지는 아직 구체적인 활용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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