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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수사, 서울남부지검 아닌 수원지검 나선 까닭은?

'금융범죄 전문' 아닌 특수수사 하는 형사6부 나서…이재명 의원 수사와 합쳐질 가능성 주목

2022.06.27(Mon) 11:14:56

[비즈한국] 지난 23일, 서울 중구에 있는 쌍방울 본사와 쌍방울그룹 계열사에 검찰이 들이닥쳤다. 100억 원 안팎의 자금이 불투명하게 오고 간 정황을 포착, 금융범죄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부인했지만 주가 조작 의혹(시세 조종 혐의)도 수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이한 점은 수사 주체다. 통상 주가 조작 등 금융범죄의 경우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설치된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주체가 된다. 하지만 이번 쌍방울그룹 관련 수사 주체는 수원지검 형사6부다. 수원지검에서 특수수사라고 통칭되는 인지 사건(범죄 첩보를 가지고 이뤄지는 수사)을 주로 맡는 곳이기에, 법조계에서는 쌍방울그룹에 대한 수사가 정치인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수원지검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에 있는 쌍방울 본사(사진)를 압수수색했다. 수사 주체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정치인으로 수사가 확장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진=박정후 기자

 

#수원지검 형사6부, 인지 수사 주로 하던 곳

 

수원지검 형사6부(김병문 부장검사)는 지난 23일 서울 쌍방울그룹 본사로 수사관들을 보내 재무 담당 부서 등에서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쌍방울 자금 흐름과 관련해 수상한 점이 있다는 내용을 전달받아 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지난해 쌍방울그룹 내에서 이뤄진 전환사채(CB) 발행과 재매각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이 발생했는데, 경영진이 이를 횡령했을 가능성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쌍방울그룹 측은 의혹 자체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시세 조종 혐의도 함께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수사 주체가 아닌 점을 주목하고 있다. 자금 흐름 추적 수사로 시작해, 돈의 용처를 확인해 ‘뇌물’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와 합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변호사는 “기업이 뒷배경이나 특혜를 목적으로 정치인에게 자금을 대는 ‘뇌물-정치자금’ 수사의 시작은 기업의 자금흐름부터 확인하는 것”이라며 “수사 부서가 다르다곤 하지만, 남부지검이 해야 할 수사를 수원지검이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의원 관련 수사와 연결되나 

 

이미 쌍방울그룹은 수원지검의 수사 대상에 오르내리던 상태였다. 이재명 의원을 변호했던 변호사들이 쌍방울 계열사인 비비안과 미래산업 등에서 감사와 사외이사를 맡은 바 있는데, 이를 두고 수임료를 ​사실상 ​쌍방울그룹이 대신 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지난해 법조윤리협의회 사무실과 서울지역 세무서를 압수수색했고, 변호인단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사건은 형사6부가 아니라 공공수사부(김종현 부장검사)가 수사하고 있지만 모두 수원지검에서 하는 만큼 ‘돈의 흐름’이라는 연결고리를 찾기 위한 수사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선 변호사는 “뇌물 수사에서 가장 객관적인 자료가 돈의 흐름이다, 수사를 하다 보면 진술이 엇갈릴 수 있지만 수억 원의 돈은 갑자기 생겨날 수 없기 때문에 수상한 돈이 포착되면 언제든 수사가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 관련 수사와 불법적인 자금 흐름 수사를 별도로 한다는 것은 오히려 기업에 더 피해가 클 수 있다”며 “이재명 의원 관련 사건으로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금융 관련 여러 첩보도 수사로 발전시킨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지난달 취임한 홍승욱 신임 수원지검장은 취임사에서 “범죄자의 돈과 힘으로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두 사건을 놓고 강력한 수사 의지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쌍방울은 주가조작과 같은 시세 조종부터 정치인 관련 의혹까지 워낙 말이 많았던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며 “이번 주에 차장검사, 부장검사 인사까지 끝나고 나면 쌍방울그룹에 대한 가시적인 수사 결과들이 나오지 않겠냐”고 예측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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