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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한화-한화건설 합병으로 그리는 3세 승계 시나리오

한화생명 지분 확보 위한 밑그림…RBC 논란 피하고 '중간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 제기

2022.06.24(Fri) 14:10:59

[비즈한국] 한화그룹이 지주사격인 한화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연내 합병을 위해 그룹 내부에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화그룹이 지주사격인 한화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한화는 한화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향후 승계에 발맞춰 지배구조를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합병의 관건은 한화생명 지분이다. 현재 한화건설이 보유 중인 한화생명 지분을 합병 후 한화가 직접 보유하게 되면, 한화생명이 한화의 지주사로 편입된다. 이 경우 한화그룹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한화생명을 계열분리 하거나 중간금융지주사로 전환하는 등의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다. 지배구조 재정비와 3세 승계가 발맞춰 이뤄지는 셈이다.

 

한화그룹의 승계구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그룹 전체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동관 사장은 2020년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존재감을 증명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그룹이 주력하는 신성장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공식석상에 참석하며 대외적으로 1순위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2014년 한화생명에 디지털팀장으로 합류한 김동원 부사장은 그간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을 맡으며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입지를 다졌다. 업계 최초 디지털손보사 캐롯손보의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김동관 사장만큼 뚜렷한 경영 성과는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과거 한화건설에 입사해 경력을 쌓았던 만큼 한화건설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17년 음주 난동 및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재직 중이던 한화건설에서 사임하며 승계구도에서 멀어졌다.

 

이후 김 상무는 2021년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로 선임되며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에 선임되며 보폭을 늘리고 있다. 향후 승계가 본격화되면 한화로 합병이 예상되는 한화건설(건설 부문)보다는 호텔·리조트·​유통 부문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의 한화건설 승계가 멀어진 반면,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합병 시 한화가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한화건설의 한화생명 지분을 직접 보유, 한화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과 한화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100%, 51.36% 보유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정점이다. 

 

한화생명의 가장 큰 현안은 자본확충 및 재무건전성 개선이다. 보험업계 전반이 금리상승 리스크에 따른 지급여력비율(RBC·​Risk Based Capital) 악화로 금융당국 권고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인 상황이다. RBC비율은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처럼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1분기 RBC비율이 160%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150%)을 겨우 넘어섰다. 이에 지난 1월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고, 지난 17일에는 보유 중이던 3000억 원 규모의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등 자본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더욱이 한화생명의 자회사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1분기 RBC비율이 122.8%를 기록, 권고치를 밑돌지만 한화생명의 자금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 할 경우 한화생명의 최대주주는 한화건설에서 한화(합병 시 한화생명 지분 43.24%)로 변경된다. 한화생명은 현 최대주주 한화건설보다 지원여력이 큰 한화의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한화건설은 현재 한화생명 지분 25.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는 한화생명 지분 18.15%를, 한화건설 지분 96.77%(보통주 100%)를 보유 중이다. 

 

더불어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는 경우, 한화건설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것보다 셈법도 쉬워진다. 지분만 매입할 경우 한화생명 지분의 장부가액과 시가의 차이로 인해 한화건설에 재무적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화건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한화건설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의 장부금액은 2조 2601억 원이다. 반면 공정가치(실제 가치)는 6864억 원 수준으로 명시됐다. 한화건설이 한화생명 지분을 ‘매매’할 때 가격이 되는 공정가치가 ‘보유’할 때 책정되는 장부금액보다 현저히 낮은 셈이다. 따라서 한화건설이 한화생명 지분을 한화로 매각할 경우 한화건설은 약 1조 5700억 원의 처분손실을 보게 된다.

 

흡수합병 이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다. 한화의 지주사 전환과 금산분리 대응이다. 한화건설을 흡수합병 하면서 한화생명이 한화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한화는 자회사 전체 지분가액이 자산총액의 50%를 넘기게 돼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로 전환해야만 한다. 또 이 경우 일반지주회사인 한화그룹은 금융·보험업을 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는 ‘금산분리 규정’에 대응해야 한다. 지주사로 전환한 지 2년 이내에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계열분리 해야 하는 것.

 

다만 한화는 한화생명의 ‘중간금융지주사’ 전환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규제 개혁’을 내세우는 윤석열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카드를 꺼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추진됐던 금산분리 완화방안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산업구조를 보면 과거의 금산분리 적용이 맞는 것인지, 개선할 필요가 없는지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며 금산분리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화그룹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사장이 그룹 전체를, 김동원 부사장이 금융계열사를 맡는다는 승계 시나리오는 완성됐다”면서도 “애초에 완전한 계열분리는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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