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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택구매 대출규제 완화, 사다리일까 썩은 동아줄일까

LTV 한도 80% 인정에 각종 기준 대폭 완화…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부담 경고 쏟아져

2022.06.22(Wed) 11:27:18

[비즈한국] 정부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에게 적용하던 대출 규제를 대폭 풀기로 결정했다.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나눠 갚는 관행을 안착시키되 서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는 폭넓게 열어둔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사는 청년 세대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서울 아파트단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금융위원회는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일환으로 단계적 대출규제 정상화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3분기부터는 지역과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에게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80%까지 완화된다. 현행 LTV는 투기과열지구에서 6억 원 이하 60%(6억~9억 50%)를, 조정대상지역에서 5억 원 이하 70%(5억~8억 원 60%)를 적용한다. 대출한도는 기존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늘리고, 1억 원 미만이던 부부합산소득 요건도 없애기로 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예정대로 총 대출액 1억 원 초과 차주에게 40%를 적용하되 DSR 산출 시 청년층 장래소득을 폭넓게(20대 +51.6%, 30대 +17.7%) 인정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대출규제 완화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 실수요자에게 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이자의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서 지난 5월 2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1월(1%→1.25%)과 4월(1.25%→1.5%)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인상이다.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의 주된 이유로 물가 상승을 꼽았는데,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 10월(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포함해 연내 3%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1%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던 전국의 주택 가격은 올해 들어 0.1%→0.03%→0.02%→0.06%→0.01%(5월)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집값은 올해 2월 0.03% 내리며 2019년 7월 이후 3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후에도 3월 –0.04%, 4월 0.03%, 5월-0.04% 변동률로 하락 추세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전보다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은 커진 상황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우리나라와 같은 이유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미국은 ‘집을 사지 말라’는 경고를 내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현지시각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관점에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50bp(0.5%포인트) 또는 75bp(0.75%포인트) 인상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며 “만약 집을 사려는 사람이거나 집을 알아보고 있는 젊은이라면, 재검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모기지 금리가 다시 낮아지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우리나라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5월 기준) 우리나라에서 생애 처음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은 월평균 3만 8749명으로 법원이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적었다. 특히 39세 이하인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는 1만 9480명으로 통계 발표 이후 처음으로 2만 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전체 부동산 매수자에서 생애최초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3.9%로 2017년 23.6%를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직방 측은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가 감소한 원인 중 하나로 대출규제를 꼽았다. 

 

직방 측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경우 이전에 비해 우호적인 대출 환경이 형성되는 부분은 부동산 시장 진입의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금리 등 경제 환경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어, 정부 대출 확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택 가격 상승기에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집값이 먼저 오르지만 하락기에는 역으로 청년들이 접근 가능한 중저가 주택 가격이 먼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7월 빅스텝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청년 세대에게 주거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도 중요한 정책 중 하나지만 그 주거 사다리가 향하는 방향이 고통을 주는 쪽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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