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현장] '배송료 2천원 벌자고 전철 탑승까지…' 카카오 도보 배달 직접 해보니

1.5km 근거리 강조했지만, 직선거리 측정이라 실제론 왕복 1시간 소요…카카오 "향후 개편 예정"

2022.06.14(Tue) 11:24:17

[비즈한국] 지난 2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오토바이, 자동차 등의 운송수단 없이 누구나 배달할 수 있다는 도보 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다. 가볍게 동네 산책을 하듯 배달할 수 있도록 간편한 물건을 근거리 배송한다고 강조했고, 이에 따라 배송료도 업계 최저가인 2000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최저가 요금의 수준에 맞지 않는 배송 건이 쏟아지며 배달원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T 도보 배송은 픽업지, 배송지까지의 거리를 직선거리로만 측정해 실제 도보 거리와 큰 차이를 보인다. 사진=카카오픽커 앱 캡처

 

#카카오T 도보 배송해보니…4.5km 걷고 배송료 2000원 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작한 ‘카카오T 도보 배송’ 서비스는 론칭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쿠팡이츠, 배민 커넥터 등 기존 도보 배송이 음식 배달에 집중된 것과 달리 카카오T 도보 배송은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배송 건만 처리하기 때문이다. 음식의 경우 배송 상태나 시간에 민감해 도보 배송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카카오T 도보 배송은 베이커리, 디저트, 화장품 등 간편한 물품만 취급해 도보 배송의 부담을 줄였다. 

 

기본 배송료는 업계 최저가인 2000원으로 책정했다. 배송업체가 라이더 수급 문제 등으로 배송비를 계속해서 올리는 상황에서 2000원의 기본료 책정은 파격이었다. 카카오는 전문 배달원이 아닌 일반인을 라이더로 활용하면서 기본가를 낮출 수 있었다. 전문 배달원이라면 낮은 단가에 ‘기름값도 안 나온다’며 콜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주부·학생 등은 상황이 다르다.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듯 도보 배송을 하면서 용돈을 벌고자 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 사이에서도 카카오T 도보 배송 건을 받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가 기사의 출발 위치부터 배송지까지의 거리를 ‘1.5km 이내의 근거리’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배달 거리는 이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배달원 사이에서는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가 맞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카카오T 도보 배송의 배달 오더를 직접 받아본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홍보하고 있는 ‘사뿐 가볍게 시작하는 배달 알바’라는 설명과는 체감 난이도가 크게 달랐다. 

 

오전 10시 15분 카카오픽커 앱에 알림이 뜬 배송 건은 픽업지까지의 거리가 약 500m, 배송지까지의 거리는 약 800m로 표시됐다. 배송료는 2000원이다. 가볍게 다녀올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배송을 수락했지만 이후 표시된 지도상 픽업지와 배송지를 보니 생각보다 먼 거리였다. 카카오T 도보 배송이 픽업지, 배송지까지의 거리를 직선거리로만 표시하다 보니 실제 도보 거리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도보 이동을 해보니 픽업지까지 거리는 500m가 아닌 800m. 거기다가 지하도, 횡단보도, 계단 등을 이용해야 해 이동에는 15분이 소요됐다. 마찬가지로 픽업지에서 배송지까지의 거리도 800m가 아닌 1km였고 이동에는 20분이 걸렸다. 배송을 완료하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6분, 총 이동거리는 4.55km다. 

 

건당 배송료가 낮은 만큼 한 번에 여러 오더를 받아 묶음 배송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콜 수가 많지 않아 이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카카오픽커 앱 캡처


#1.5km 근거리 배송? 직선거리 측정해 실제 도보 거리와 차이 “향후 변경 예정” 

 

다른 배송 건도 비슷하다. 앱상에서는 픽업지까지의 거리가 850m라고 표시됐지만, 도보 이동거리는 1.4km, 이동 시간은 30분이 소요됐다. 픽업지에서 배송지까지의 거리도 900m라고 나왔으나 실제 도보 이동거리는 1.5km였다. 배송을 완료하고 출발지로 돌아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겼다. 역시 배송료는 2000원이다.

 

배송 오더를 수락하기 전에는 픽업 매장명과 배송지 주소, 픽업지와 배송지까지의 직선거리만 확인할 수 있다. 지도로 표시되지 않아 오더만 보면 실제 이동거리를 계산하기 어렵다. 오더를 수락한 후에는 앱상에서 취소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직접 고객센터로 연락을 해야 하는데, 연결이 어렵고 번거로워 먼 거리 배송이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다녀와야 하는 상황이다.

 

한 배송자는 “앱상에서는 픽업지, 배송지가 몇백 미터라고 표시되니 체감상 가까운 것 같아 오더를 수락했는데, 실제 배송해보니 너무 멀어 암담했다”며 “취소도 안 돼 어쩔 줄을 모르다가 2000원짜리 배송을 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고 말했다. 

 

건당 배송료가 낮은 만큼 한 번에 여러 오더를 받아 묶음 배송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아직은 콜 수가 많지 않아 이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는 협약을 맺은 프랜차이즈 개수가 유동적이라 정확한 현황을 밝히기 곤란하다.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6월 중 진행하는 프로모션 혜택만 받고 앱을 삭제하겠다는 라이더도 많다. 현재 카카오T 도보 배송은 가입 후 7일 이내 최초 1회 배송을 완료할 경우 1만 포인트(1만 원)를, 첫 배송 완료 후 7일 이내 추가 2회 배송을 완료하면 1만 포인트를 지급한다. 가입 후 7일 이내 총 3건의 배송을 완료하면 2만 6000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3건의 배송만 완료하고 프로모션 혜택 금액을 받은 뒤 이탈을 계획한 라이더가 많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거리 측정의 문제는 ‘도보60’의 서비스를 그대로 운영하면서 생긴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근거리 배달 서비스 도보60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엠지플레잉을 인수하면서 도보60 서비스를 카카오T 도보 배송으로 변경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직선거리 기준으로 배송거리를 측정하고 있다. 도보60의 서비스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도보60이 배송거리를 직선거리로 측정했기 때문”이라며 “도보60이 기존 고객사와 계약했던 사항이 있다 보니 서비스의 전면 개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향후 고객사, 라이더 의견을 청취하면서 배송거리를 실제 거리 기반으로 변경해 나갈 계획이 있다. 다만 개편 시기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단물 다 빼먹고…" 범한에 팔린 두산메카텍 직원들 반발 이유
· 신원우·동양3우B·KG스틸우 상폐 기로 '롤러코스터 주가' 불안 증폭
· 파리로 간 '파리바게뜨 노조', 유럽 진출 타격 입힐까
· [현장] 정부 말 한마디에 출렁…재건축 기대감 분당 부동산 시장 '과열 양상'
· 온라인으로 간 소비자 돌리려…대형마트 '리뉴얼' 올인 속사정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