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최근 회사 최대주주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부동산과 예금 채권을 대거 가압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보장받기 위한 것인데, 구 전 부회장은 판결까지 재산권 행사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3월 아워홈이 손해배상 청구권 10억 원을 보전하고자 구본성 전 부회장을 상대로 낸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가압류된 부동산은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 용인 연수원 인근에 보유한 밭(지분)을 포함해 13곳이다. 아워홈은 올해 부동산가압류를 전후로 구 전 부회장이 신한은행 등 국내 9개 은행에 보유한 예금 채권도 가압류했다. 이 가압류에 대한 합산 청구 금액은 16억여 원에 달한다.
이번 가압류는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됐다. 아워홈은 지난해 11월 자체 감사를 통해 구본성 전 부회장의 횡령·배임 정황을 포착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회사는 구 전 부회장이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많이 받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 강서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 전 부회장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아워홈 측은 “해당 가압류는 (구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한 회사 소송과 연계된 사항으로 횡령·배임 사건은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아워홈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구 전 부회장은 2021년 6월 보복 운전을 하고 하차한 상대 운전자를 자신의 차로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구 전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다음날 여동생 구지은 부회장과 구미현, 구명진 씨 자매는 구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구지은 부회장은 이날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현재 여동생 구미현 씨와 함께 회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보유지분 매각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지난달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보유 지분 38.56%와 구미현 씨 지분 20.06%(자녀 지분 0.78% 포함)를 합한 아워홈 지분 총 58.62%의 동반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라데팡스는 올해 초부터 구 전 부회장의 아워홈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는데, 매각 진행을 원활히 하고 주식 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자 구미현 씨에게 지분 동반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올해 2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아워홈의 정상 경영과 가족 화목이 먼저라 생각해 보유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혐의 없음이 밝혀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워홈은 엘지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셋째 아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2000년 엘지그룹에서 분리해 설립한 종합식품기업이다. 현재 기업이나 학교,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회사 최대주주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 38.6%, 구미현(19.3%)·구명진(19.6%)·구지은(20.7%) 세 자매가 지분 총 59.6%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현재 진행 중인 남매들 간 합종연횡에 따라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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