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배후로 지목돼 해외 도피 중인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의 ‘자금줄’로 알려진 필리핀 이슬라리조트 카지노를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슬라리조트 관계자들이 구속되거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이슬라리조트 소유권을 두고 내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SKSH 패밀리 주식회사’ GIS(필리핀 현지 법인 등본·주주명부)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자로 주주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SKSH 패밀리 주식회사’는 김 회장의 도피 자금줄로 알려진 필리핀 이슬라리조트의 토지·건물을 소유한 ‘테라법인’ 지분 75%를 보유한 현지 법인이다.
이슬라리조트는 2018년 12월 메트로폴리탄 채 아무개 공동대표가 메트로폴리탄 계열사들로부터 300억 원을 대여 받아 리조트 매각 대금을 지불했으나, 김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필리핀은 법에 따라 외국인 지분을 40% 이하로만 허용한다. 이 때문에 SKSH 패밀리 주식회사의 주주는 3명의 필리핀인(총 지분 60%)과 2명의 한국인(총 지분 40%)으로 구성됐다. 필리핀 주주 3명은 허수아비 현지인 주주인 ‘더미’로 추정되며, 한국인 2명 가운데 지분 35%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는 지난 1월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 국내 송환돼 재판에 넘겨진 김영홍 회장의 측근 정 아무개 씨였다.
그러나 정 씨가 재판에 넘겨진 이후 ‘SKSH 패밀리 주식회사’ GIS에는 정 씨의 지분 35%가 새롭게 등장한 인물 김 아무개 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된다. 김 씨는 메트로폴리탄이나 관련 계열사 등기부 어느 곳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은 데다, GIS상 주소 또한 필리핀 세부로 명시돼 정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는 김 씨가 정 씨의 통역을 전담한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회장과 정 씨가 이슬라리조트 소유권을 두고 내분을 벌이는 과정에서 김 씨가 ‘SKSH 패밀리 주식회사’ GIS에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의 불법 도박장 운영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고발인은 “김영홍 회장의 도피가 길어지자 정 씨가 이슬라리조트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 김 회장 몰래 자신의 측근으로 주주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김 회장 역시 (최근 출국 금지된) 친척을 필리핀 현지로 불러들여 이슬라리조트를 점유하고, 최근까지 업자들과 만나 카지노 매각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어 “필리핀 내에서 더미 주주를 활용한 현지 법인으로 이슬라리조트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려 하는 것은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채무 면탈 행위이자 해외 자산을 빼돌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6일 김 회장의 친척 김 아무개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지난달 26일께 국내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다시 출국한 기록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소재를 파악 중이다.
김 씨는 메트로폴리탄 제주법인과 메트로폴리탄씨앤디, 메트로폴리탄 등 관계사들의 등기부에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이슬라리조트 카지노를 운영하며 김 회장에게 수익금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도피 자금을 지원해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또 김 씨는 최근까지 이슬라리조트를 점유하고 도피 중인 김 회장 대신 이슬라리조트 운영에 관여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녹음 파일에는 김 씨가 도피 중인 김 회장의 지시사항을 이슬라리조트 직원에게 전달한 정황이 담겼다(관련 기사 [단독] 라임 사태 2년 6개월, '몸통'은 해외서 부동산 매각 시도).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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