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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WWDC22에서 공개된 애플 운영체제 핵심은 '공유'

개선된 IOS16와 맥OS13 벤투라 공개…맥, 아이폰, 아이패드 사이 연속성 강화 초점

2022.06.07(Tue) 14:40:15

[비즈한국] 애플의 개발자 콘퍼런스 WWDC22가 캘리포니아 애플파크에서 열렸다. 이번 이벤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이 중심이지만 본사의 문을 열어 야외에서 일부 개발자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이벤트도 조심스럽게 병행했다. 2019년 6월 WWDC 이후 꼬박 3년 만에 열리는 이벤트였지만 현장의 축제 분위기는 여전했다.

 

WWDC22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파크 전경. 사진=최호섭 제공

 

하지만 키노트는 사전에 준비된 영상으로 준비됐고, 팀 쿡 CEO와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이 키노트 시작 전 무대에 올라 이벤트의 개최와 개발자들의 참석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iOS16, 잠금 화면의 변화

 

시작은 아이폰의 운영체제 iOS16였다. 올해 닥칠 아이폰의 가장 큰 변화는 잠금 화면이다. 잠금 화면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접하는 화면이다. 애플은 이 화면을 더 효과적으로 쓰기로 했다. 날씨, 일정, 주식, 뉴스 등의 위젯과 애플워치에서 익숙하게 보던 컴플리케이션도 더해졌다. 기존 알림 메시지는 화면 아래쪽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체적으로 잠금 화면을 넓게 쓸 수 있게 됐다.

 

IOS16에선 잠금화면이 더 많은 정보와 기능을 담도록 변경된다. 사진=애플 제공

 

메시지 앱에는 전송 취소 기능이 더해졌는데, 메시지를 보낸 뒤 내용 일부를 수정하거나 상대방이 읽지 않았다면 전송을 취소할 수도 있게 됐다. 전송된 메시지를 수정하는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메시지 앱들의 흐름이기도 하다. 현장에서도 큰 반응을 받았던 부분이다.

 

A15 바이오닉 등 뉴럴 엔진의 활용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도 이미지, 사진 속의 내용을 해석하는 라이브 텍스트가 더 확대돼서 카메라뿐 아니라 사파리, 메모 등 다양한 앱에 뜨는 텍스트를 읽어낼 수 있다. 심지어 영상 속에 담긴 텍스트도 글자로 인식해서 문서로 만들거나, 실시간으로 다른 언어로 번역할 수도 있다.

 

사진 속에 담긴 요소들을 분리해내는 기능도 생겼다 사진 속에 담긴 사람이나 사물을 길게 누르면 뉴럴 엔진은 주변부를 지워내고 특정 부분만 따내 준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일들은 전송이나 클라우드의 도움 없이 모두 기기 내에서 처리된다.

 

#이어지는 기기 간 공유, 통합

 

‘공유’는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고 아이폰, 아이패드, 맥 전체를 아우르는 2022년 운영체제의 중심이 됐다. 우리는 사람들과 소통을 위해 기기를 쓰고, 지난 2년이 넘는 코로나19 기간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IT로 전환이 가속화되었다. 이를 운영체제가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애플의 주요 제품은 각종 정보를 경계 없이 물 흐르듯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애플 제공

 

애플은 지난해 영상 콘텐츠를 함께 보면서 페이스타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쉐어 플레이’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는 콘텐츠를 꼭 페이스타임으로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메시지로도 확장돼서 채팅을 하면서 드라마를 함께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쉐어 플레이는 영상뿐 아니라 게임으로도 확장이 됐다. 페이스타임으로 대화하면서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또한 쉐어 플레이의 기능들이 협업과 밀접하게 연결이 된다. 페이지, 키노트, 메모, 사파리 등의 앱이 페이스타임, 아이메시지와 직접 연결, 공유된다. 공통의 웹 브라우저 탭이 모두의 기기에 열리고, 누가 어떤 내용을 보고 있는지 공유된다. 누구나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문서를 동시에 편집할 수도 있다. 한 회의실에 앉아서 일하는 것처럼 모두가 얼굴을 마주하고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애플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모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브레인스토밍 관련 도구를 준비 중이고, 연말쯤에 공개할 계획이다.

 

가족 간 사진 공유도 훨씬 쉬워진다. 애플의 사진첩은 지속해서 공유가 이뤄져 왔는데, iOS16에서는 가족사진 라이브러리가 생겨서 구성원들의 사진이 한곳에 모일 수 있도록 했다. 공유할 사진은 각자가 정할 수도 있지만 얼굴을 인식하거나, 날짜별로 추려서 자동으로 공유되기도 한다. 또한 근처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면 사진을 가족 공유 라이브러리에 올리도록 추천해 주기도 한다.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맥OS

 

애플워치의 건강과 관련된 역할은 새로 발표된 워치OS9에서도 핵심이 된다. 워치OS9는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인 달리기를 더 세밀하게 분석한다. 단순히 얼마나 달렸나의 문제가 아니라 운동방법과 동작을 세밀하게 읽어내서 달리는 동안 몸의 높낮이 변화, 보폭 길이 등을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 스코프를 이용해 분석해낸다. 수면 역시 단순히 잠자는 시간을 측정하던 것을 넘어 잠의 질을 세분화한다. 애플은 잠의 질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지속해서 연구하는 계획도 밝혔다.

 

처방받은 약을 먹어야 할 시간과 종류에 대해 세밀하게 알려준다. 사진=애플 제공

 

처방 약 복용과 관련된 정보도 건강 프로그램에 더해져서 현재 먹고 있는 약을 확인하고, 약 먹을 시간을 알려준다. 또한 먹고 있는 약들끼리 서로 영향을 끼치거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지 확인도 할 수 있다.

 

맥OS 13의 이름은 ‘벤투라(Ventura)’다. 이 역시 캘리포니아의 지역 이름에서 따왔다. 맥OS의 흐름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더 편리한 UX, 그리고 플랫폼 적인 접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잔뜩 열려 있는 창의 정리다. 애플은 가상 데스크톱 등을 통해 윈도의 역할을 구분해 왔다. 이번에는 ‘스테이지 매니저’라는 기능이 더해졌다. 단순한 앱 전환이 아니라 창을 그룹으로 묶어서 잔뜩 열려 있는 앱들을 구분하기 쉽게 했고, 필요에 따라서 원하는 앱들이 함께 따라 열리도록 묶을 수도 있다. 이는 맥OS뿐 아니라 아이패드에도 적용되어서 아이패드의 멀티태스킹이 조금 더 맥과 닮은 경험을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맥OS를 강조하기도 했다. 맥은 이제 M1과 M2 등 애플 실리콘으로 완전한 전환이 이뤄졌다. 칩의 파편화가 사라졌고, 충분한 성능을 내면서 게임 업계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애플은 그래픽을 처리하는 메탈3 API를 발표하면서 더 높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했고, 메탈 FX 업스케일링을 통해서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해상도, 화질 업스케일을 쉽게 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애플은 캡콤의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를 소개했는데, 지난해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고성능 게임기들의 성능을 십분 활용했던 게임을 맥으로 옮기는 계획이 발표됐다. 메탈3에 기반한 이 게임은 맥북 에어에서도 1080p 해상도로 고화질 렌더링이 이뤄지고, 맥 스튜디오 등 고성능 맥에서는 4k 해상도로 작동한다. 이 정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제공된다면 맥은 이제까지 빠져 있던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사이의 연속성


아이폰과 맥은 이제 물리적으로도 연결될 수 있게 됐다. 아이폰의 광각 카메라를 맥에서 사용하는 모습. 사진=애플 제공

 

연속성도 중요한 부분이다. 애플은 페이스타임 통화에도 기기 간 전환이 이뤄지도록 했다. 아이폰으로 페이스타임 통화를 하다가 연결을 끊지 않은 채 맥으로 통화를 넘기는 것이다. 아이폰의 카메라를 맥의 카메라로 쓸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페이스타임뿐 아니라 줌, 팀즈, 웹엑스 등에서 아이폰의 카메라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데, 화면에 영화 같은 효과를 입히는 시네마틱 모드나 스튜디오 조명, 그리고 움직임을 인식해서 사람을 중심에 잡아주는 센터 스테이지 기능도 쓸 수 있다. 가장 놀라움을 샀던 것은 아이폰의 초광각 카메라를 이용해 위에서 키보드를 내려다보는 ‘책상 보기 모드’였는데, 별다른 조작 없이 초광각 카메라의 넓은 화각으로 손이 있는 부분을 찍고 이를 소프트웨어로 보정해서 마치 수직 방향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이패드OS는 올해도 맥과 닮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맥OS에서 소개된 스테이지 매니저가 아이패드OS에도 더해져서 한꺼번에 많은 앱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했고, 메탈3를 비롯해 게임FX 스케일업 등의 요소들이 그대로 적용된다.

 

가장 큰 변화는 데스크톱 클래스 API다. 아이패드는 M1을 쓰는 등 성능이 높아지면서 앱 개발사들은 지속해서 아이패드와 맥 사이의 앱 간극을 줄여오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기능의 한계가 있었다. 이번 아이패드OS는 맥에서 앱들이 시스템에 접근하는 요소들을 상당 부분 통합했다. 파일 관리나 접근 권한, 클립보드, 내보내기, 인쇄 등이 통합되면서 앱들이 더 자연스럽게 맥과 아이패드의 경험을 비슷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미국 쿠퍼티노=최호섭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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