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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비법] 회사 문 닫을 각오로 해야하는 경제 범죄 '담합'

‘매출액 기준’ 과징금부터 검찰 고발, 수년 간 소송까지…피해자 외국 정부면 추가배상도 가능

2022.06.07(Tue) 14:56:04

[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비즈니스 법률’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담합에 대한 책임이 가중되고 있는 현재의 추세에서 볼 때 처음부터 문제가 될 만한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사진은 지난 3일 전상훈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과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오리 신선육의 가격·생산량을 담합한 9개 사업자 및 한국오리협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2억 3600만 원 부과와 관련해 브리핑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담합은 하지 말아야 한다. 단순히 법에 위반되기 때문이 아니다. 담합 적발 시 치르는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선, 공정거래법상 리니언시 제도로 인하여 담합이 적발될 가능성은 매우 높고, 사후에 이를 부인하기도 어렵다. 리니언시 제도란, 담합을 자진신고하거나 조사 협조한 사업자에게 제재조치를 감면하는 제도를 말한다. 1순위 사업자(가장 먼저 신고·협조한 사업자)에게는 시정명령, 과징금, 검찰고발을 모두 면제하고 2순위 사업자에게는 시정명령, 검찰고발 면제, 과징금 50% 감경의 혜택을 부여한다.  

 

이와 같이 자진신고 사업자에게는 제재조치 감면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하므로, 담합과 관련된 비밀은 지켜질 수 없고,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다. 

 

자진신고 사업자가 아니라면 시정명령, 과징금, 검찰고발 등의 제재를 받게 되는데, 회사 입장에서 볼 때 과징금과 검찰고발이 특히 문제가 된다.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과징금의 상한은 관련매출액의 20%이다. 과징금 산정기준이 영업이익이 아니라 매출액이다 보니 때때로 어마어마한 금액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특히 장기간의 담합, 대규모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는 담합 등에서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되는데, 예를 들어 2014년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입찰담합에서 15개 건설사에 부과되는 과징금은 합계 4355억 원이었다.

 

그러다 보니 ‘과징금 때문에 회사 문 닫는다’는 말은 엄살이 아니다. 담합이 적발되면 수년 간 누적된 매출의 몇 퍼센트를 일시에 과징금으로 납부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그 만큼의 현금을 갖고 있지 않다. 

 

검찰고발도 부담이 적지 않다. 실무자, 담당 임원이 검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는 것은 피할 수 없고, 사안에 따라 회사의 오너까지 조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검찰수사가 공정위 조사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끝나는 경우도 있으나, 흔히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처럼 수사가 확대되어 압수·수색 등의 강제 수사를 받거나 횡령·배임 등이 추가 입건 될 가능성도 있다. 

 

과거에는 공정위의 제재처분으로 어느 정도 사건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서 책임이 더욱 가중되어 수년 간 소송 등에 시달리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 주요한 예로 민사소송, 부정당업자 제재처분, 중소벤처기업부의 의무고발요청 등이 있다. 

 

먼저 담합이 적발된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요자가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일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정해진 수순인데, 민간 기업과 달리 국가 등은 내부 감사 시스템이 엄격하게 작동되므로, 소송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내용은 담합이 없었을 경우 형성되었을 가상의 경쟁가격과 담합으로 인하여 인상된 가격의 차액만큼을 배상하라는 것이다. 담합이 적발된 이상 손해배상 책임 자체를 다투는 것은 실익이 거의 없고, 대부분 손해배상 금액을 깎는 노력을 하게 된다. 

 

다음으로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이란 국가계약법 등에 근거하여 담합에 연루된 사업자의 공공·관급 입찰참가자격을 박탈하는 것이다. 

 

제재기간은 대체로 6개월에서 2년 정도인데, 문제는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부과하는 해당 공공기관의 입찰만 참가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을 묻지 않고 해당 기간 동안 모든 공공·입찰 참가가 금지된다.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이 부과되면 그 정보가 조달청의 나라장터 시스템에 입력되어 그 시스템에 등록된 모든 공공·관급 입찰에서 참가가 금지되기 때문인데, 방산, 특수차량 등과 같이 공공부문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사업자의 경우 제재기간 동안 매출을 거둘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행정법원에 가처분의 일종인 집행정지를 신청하여 제재처분의 발효시점을 미루는 방안이 있으나 그 신청이 언제나 인용되는 것은 아니고, 잠시 미룰 수 있을 뿐 언젠가는 제재처분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달리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의무고발요청 제도란, 공정위가 검찰고발을 하지 않더라도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정위에 고발요청을 하면 공정위가 반드시 검찰고발을 하게 되는 제도이다.

 

전속고발 제도에 따라 검찰고발은 공정위만이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정위의 검찰고발이 없었던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중소기업에 미친 피해정도에 따라 고발의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에 전속고발을 보완하는 취지에서 의무고발요청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고발요청의 주체는 검찰총장, 감사원장 등이 있으나, 그 중에서 특히 중소벤처기업이 의무고발요청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정위 절차에서 고발이 면제되었다고 안심하고 있다가 고발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담합 적발 시 △행정상 제재로서 시정명령, 과징금 납부명령, 부정당업자 제재 등이 부과되고 △형사처벌을 받게 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만약 피해자가 외국 정부이면, 그 외국 정부에 의해서도 추궁을 받게 된다. 

 

그 사례로, 최근 한국 검찰에 의해 7개 건설사의 주한미군 발주공사 입찰담합이 적발되자, 미국 정부는 건설사 대표 2명을 미국 법원에 기소하였고,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7개 건설사가 합계 310만 달러를 배상하는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그밖에 담합 적발로 인한 이미지 실추, 소비자 신뢰 상실 등 무형의 불이익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담합에 대한 책임이 가중되고 있는 현재의 추세에서 볼 때 처음부터 문제가 될 만한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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