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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고난의 행군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까닭

유동성 파티 종료 긴축 기조에 취약성 노출, 기술적 반등에 그칠 듯

2022.06.03(Fri) 17:27:04

[비즈한국] 기술주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막대하게 풀렸던 유동성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라는 부메랑으로 나타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에 속도를 내자 기술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기술주는 사업 자금 등을 대출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고 미래에 예상되는 기대 수익이 주가에 선반영돼 금리 상승기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현장. 사진=최준필 기자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올 들어 직격탄을 맞는 IT, 게임 등 기술주들의 상황은 이들 업체 창업주들의 지분가치 하락으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올 증시 개장일인 1월 3일부터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5월 27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상위 500명의 지분가치는 153조 7546억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3일 종가 기준 184조 8480억 원에 비해 16.8%나 빠졌다. 

 

한때 국내 주식 부호 1위를 기록했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지분가치는 5월 27일 종가 기준 4조 8296억 원으로 1월 3일 종가 기준 6조 7697억 원보다 28.7% 떨어져 5위로 내려앉았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상장사들의 주가 양상이 지난해와 전혀 달라 올 들어서만 그룹 시가총액이 30조 원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도 같은 기간 주식가치가 28.2% 하락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26일 52주(1년) 최고가로 46만 500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5월 25일 최고가 대비 42.8%나 급락한 26만 50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새로 쓴 상태다. 

 

같은 기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32.4%,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은 연초 대비 53.3%,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은 57.0%가량 지분가치가 하락했다.

 

기술주 약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긴축에 속도를 올리고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5월 24일 1만 1264.45까지 밀리며 1만 6057.44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1월 19일에 비해 30%나 폭락했다. 

 

이달 들어 미국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반등세로 국내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나스닥지수는 1만 2000선을 회복했지만 단기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 회장(일본명 손 마사요시)​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는 전 세계 기술주 약세로 2021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 262억 달러(약 33조 80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함께 조성한 기술펀드로 운용 액수가 1500억 달러(약 194조 원)에 달하며 전 세계 정보기술 기업 475곳에 투자하는 가운데 기술주 약세에 직격탄을 맞았다. 

 

기술주의 부진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경기 둔화가 불가피해 상승세가 나타나도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3일 기술주의 악재인 인플레 우려와 금리 인상 경고등이 또 켜졌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은 것은 2008년 8월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승헌 부행장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5월에 이어 6월, 7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며 물가 관리를 위한 매파적 입장을 강조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은행의 매파적 행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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