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30대 직장인 A씨는 하루 중 쉬는 시간에는 유튜브에 빠져있다.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관심거리를 검색해서 영상을 보는 것인데, 골프, 재테크 등 몇 개의 관심사를 정해놓고 알고리즘을 통해 뜨는 영상들을 이어서 보는 게 취미가 됐다. 최근 부쩍이나 투자에 관심이 커진 그는 경제 유튜버의 영상을 찾아보며 유망 투자처를 찾아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20~30대 7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6.1%가 향후 자산증식을 위해 가장 필요한 재테크 수단은 부동산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주식은 32.4%, 가상자산 13.1%, 기타 10.4%, 예·적금 8.0% 순이었다. 하지만 현재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재테크 수단은 예·적금이 37.5%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주식은 33.0%, 가상자산 10.3%, 부동산 9.8% 순으로 집계됐다. 젊은 세대들은 미래를 위한 자산증식은 부동산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거액이 필요한 부동산 대신 소액으로 친숙하게 재테크를 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불확실한 거시 경제 상황에서 재테크는 필수라는 인식이 젊은 층에는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친 MZ세대, 즉, 1981~2004년생에 속한 세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래 고객인데다가 소비 주력층으로 부상하면서 각계에서 MZ세대를 해부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MZ세대는 인터넷사이트나 유튜브, 틱톡 등을 통해 재테크뿐만 아니라 쇼핑과 스포츠 등의 정보를 손쉽게 얻는다. A씨는 “유튜브만 보면 바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책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재테크에 더 친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MZ세대들의 눈높이에 맞춰 유튜브로 경제 지식과 투자 정보를 만들어 올리거나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올리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재택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처럼 유튜브나 SNS를 통해 정보를 얻는 일은 더욱 일상적인 일이 됐다. 쉽고 간편하면서도 짧고 재미있게 정보를 얻는 것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A씨는 SNS 오픈채팅방을 통해서도 재테크 정보를 얻는다. A씨는 “하루에도 수 백 개의 메시지가 올라오기 때문에 다 읽어볼 수는 없지만, 종종 그럴싸한 정보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참고해 투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경제 유튜버를 자처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기존의 직장인이나 주부 등 경제에 어느 정도 관심 있던 이들이 투자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고, 경제 전문가보다 쉽게 경제 지식과 투자 노하우를 설명해준다는 장점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들의 입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휘발성이 강한 방송이니만큼 재미가 우선시되고, 손쉽게 얻은 정보가 정확한 정보인지에 대해서는 투자자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취하다 보면 다른 의견을 듣고 판단하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합리화하는 데에만 그치게 될지도 모른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저 떠밀려 내려가기만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숨어있던 사기꾼들의 늪에 빠져 허덕이게 될 수도 있다.
또 유사투자자문업체들이 유튜브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은 “단 한 번의 문제도 없이 투자하고 있다”, “실수조차 없었다”, “이용하면 기프티콘도 준다”는 등의 말로 투자자들을 꾀어내고 있다. 이들이 추천한 종목으로 단타로 수익을 내도록 유도하거나 주식을 도박처럼 중계하는 일도 있다.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도록 유혹하는 것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투자법이나 투자철학을 주제로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 그는 절대 종목 얘기를 하지 않는다. 이 전문가는 “투자자들이 어떤 종목으로 수익을 냈는지 궁금해하지만, 가치 있는 기업에 장기 투자하라는 노하우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투자에 대한 판단은 본인이 하되, 기본적인 투자철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게 그가 늘 강조하는 것이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속 주인공은 조종사, 의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넘나들며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천하의 미남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외모라면 사기에 안 속아 넘어갈 수 있겠냐마는, 수려한 외모에 뛰어난 언변까지 갖췄다면 알면서도 넘어가고 싶은 유혹에도 휩싸이기 마련일 것이다. 사기를 치려면 접근하기 쉽게 보이고도 그럴싸해 보여야 하니까 말이다. ‘세상의 모든 사기꾼들’의 저자 이언 그레이엄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지금 내가 손쉽게 얻고 있는 정보가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라고 확신할 수 있는지 되물을 일이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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