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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물갈이' 이정훈 전 빗썸 의장, 경영권 붙들고 신사업 방향 비틀까

비덴트와 경영권 갈등 마무리?…'빗썸메타·빗썸라이브' 각자 사업 향방에 눈길

2022.06.07(Tue) 09:53:43

[비즈한국]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경영진 교체로 빗썸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빗썸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교체로 실질적 대주주인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 측이 이사회를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빗썸은 그간 실질적 대주주인 이 전 의장과 단일 대주주인 비덴트의 경영권 분쟁과 복잡한 지배구조 탓에 상장·매각 추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등 주요 사안마다 발목이 붙잡힌 바 있다. 

 

최근 빗썸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교체로​ 실질적 대주주인 이정훈 전 의장 측이 빗썸 이사회를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빗썸 거래소. 사진=비즈한국 DB


빗썸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통해 이재원 이사를 대표이사로, 김상흠 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각각 신규 선임했다. 2020년 5월부터 빗썸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허백영 전 대표는 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빗썸은 이번 인사에 대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디지털컨텐츠 다각화 등 신성장 사업을 추진할 역량 있는 두 분을 모셨다”며 “가상자산 거래사업 경험이 풍부한 이재원 대표이사와 김상흠 의장이 각자의 위치에서 능력을 발휘해 빗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된 두 사람은 이정훈 전 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앞서 지난 4월 11일자로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등기부에 이름을 올리며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이사회 내부에 이 전 의장 측 우호세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원 대표이사는 이 전 의장이 설립한 아이템매니아의 운영법인인 아이엠아이 출신이며, 김상흠 의장 또한 이 전 의장이 설립한 아이템매니아와 합병한 아이템베이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이에 향후 빗썸 경영권을 둘러싼 대립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이정훈 전 의장과 비덴트의 경영권 분쟁은 2020년 8월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의 엑시트로 일단락됐으나, 미묘한 힘겨루기가 이어져왔다. 비덴트는 지난해 말 기준 빗썸홀딩스 지분 34.22%, 빗썸코리아의 지분 10.22%를 보유한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다.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이니셜1호투자조합→이니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통해 강지연 이니셜 대표(이니셜 지분 70% 보유)가 정점에 있다. 

 

이정훈 전 의장 소유 회사로 알려진 디에이에이는 빗썸홀딩스 지분 29.98%를 보유한 2대주주다. 사진=디에이에이 등기부등본

 

그러나 실질적 최대주주인 이 전 의장은 디에이에이(DAA)와 BTHMB홀딩스를 통해 빗썸홀딩스 지분을 각각 29.98%, 10.7% 보유 중이다. 비상장사인 디에이에이와 싱가포르 법인 BTHMB홀딩스는 정확한 지분구조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빗썸 측이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두 회사를 통해 이 전 의장이 빗썸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이 전 의장 측 회사인 것이 확인됐다. 


디에이에이의 경우 빗썸홀딩스와 등기부상 주소지가 같다. 대표이사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이사이며, 사내이사로 이재원 신임 빗썸 대표이사와 김상흠 이사회 의장, 이정아 빗썸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변화된 빗썸 이사회 멤버 가운데 과반이 이정훈 전 의장 측 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이와 관련해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이 전 의장 측 영향력이 커지며 빗썸을 둘러싼 경영권 갈등이 마무리 수순인 것 같다”며 “경영권이 안정됨에 따라 향후 빗썸이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데 원활한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버킷스튜디오와 빗썸은 각자 별개의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빗썸라이브’를 통해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반면, 빗썸은 자체적으로 ‘빗썸메타’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진=빗썸라이브 홈페이지 캡처


이사회 구성 변화에 따라 비덴트와 이정훈 전 의장 양측의 대립구도에도 변화가 엿보이면서 빗썸이 추진 중인 신사업 향방도 주목된다. 빗썸을 둘러싸고 양측이 각자 별개의 신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버킷스튜디오는 ‘빗썸라이브-메타커머스’를 통해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반면, 빗썸은 자체적으로 ‘빗썸메타’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빗썸메타’​는 빗썸이 지난 3월 메타버스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빗썸코리아는 지난 2월 말 170억 원을 단독 출자했으며, 빗썸메타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빗썸메타는 등기부상 주소가 빗썸홀딩스, 디에이에이와 같다. 

 

반면 빗썸코리아 공시에 관계기업으로 명시된 ‘빗썸라이브’는 메타버스·NFT·블록체인·라이브커머스를 결합한 멀티 커머스플랫폼이다. 빗썸라이브는 지난해 버킷스튜디오(비덴트 모회사)와 빗썸코리아가 총 120억 원을 출자해 설립됐다. 공시에 따르면 빗썸코리아는 절반인 60억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빗썸라이브의 경우 버킷스튜디오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등기부의 주소 역시 버킷스튜디오 신사옥인 이니셜타워1 8~9층이다. 

 

한편 버킷스튜디오는 지난 1월 초록뱀미디어와 총 4억 5000만 원을 투자해 합작법인 ‘메타커머스’를 설립하고 빗썸라이브와의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메타커머스는 초록뱀미디어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비롯해 이를 통해 노출되는 상품에 대한 PPL 권한을 가진다. 비덴트·버킷스튜디오와 초록뱀미디어그룹의 지분관계도 전환사채 인수 등을 통해 나날이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4월 19일 공시에 따르면 초록뱀컴퍼니는 비덴트가 발행한 5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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