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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배송 뛰어든 카카오, 배민·쿠팡 흔드는 '메기' 될까

10여 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시작, 하반기엔 소상공인까지…"한계" vs "상당한 영향" 전망 엇갈려

2022.05.31(Tue) 13:32:17

[비즈한국] 카카오가 근거리 배송 서비스인 ‘도보배송’을 시작한다. 배달의민족, 쿠팡 등이 선점한 배달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일단 근거리 도보배송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6월 초 ‘도보배송’을 시작한다. 사진=카카오T 픽커

 

#카카오도 시작하는 도보배송, 쿠팡·배민과 어떻게 다른가 

 

카카오모빌리티가 6월 초 ‘도보배송’을 시작한다. 카카오T 도보배송은 배송 거리를 1.5km 이내로 제한하고, 배송 상품은 빵이나 생활용품, 패스트푸드, 화장품 등 운반이 간편한 물품으로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오토바이, 승용차 등 별도의 운송수단이 필요 없다 보니 성인이라면 누구나 배송기사로 지원할 수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파리바게뜨, 던킨, 배스킨라빈스, 올리브영, KFC, 에그슬럿 등 계약을 맺은 10여 개 프랜차이즈의 배달 건만 수행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협업해 진행할 예정이며, 하반기 중 소상공인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T 도보배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한 ‘도보60’ 서비스의 확대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근거리 배달 서비스 ‘도보60’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엠지플레잉을 인수하고 배송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도보60은 반경 1km 이내의 베이커리, 디저트 등의 프랜차이즈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카카오T 도보배송과 운영방식이 유사하다. 

 

도보60이 시니어 일자리를 위해 기획된 서비스였던 것과 달리 카카오T 도보배송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도보배송은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도보60이 시니어 일자리에 초점을 맞춰 기획됐던 것과 달리 카카오T 도보배송은 누구나 픽커(배달기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책정할 배송료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좌우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카카오 배송료 책정에 이목 집중, 도보배송 한계점 지적도  

 

카카오가 도보배송에 뛰어들면서 쿠팡이츠, 배달의민족과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쿠팡이츠와 배민은 2019년부터 도보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하반기 중 카카오T 도보배송이 소상공인 음식점 등으로 배송 물품을 확대한다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배달 시장은 소수 업체의 과점 상태인데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다는 것은 소비자나 자영업자에겐 긍정적인 방향”이라며 “카카오의 경우 쿠팡이나 배민 등과 경쟁이 가능한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 있지 않나. 공급자가 많아지면 경쟁이 치열해지며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가 배송료를 얼마로 책정하느냐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좌우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T 도보배송의 배송료가 쿠팡, 배민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카카오가 도보60의 서비스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만큼 배송료도 도보60과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도보60의 배송료는 건당 2000~2500원이다. 도보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인 쿠팡이츠(최소 3100원), 배민 커넥트(최소 3000원)보다 낮은 금액대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아직 배송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근거리 도보배송인 만큼 배달료를 합리적으로 책정해 소상공인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낮게 책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는 지금껏 혁신적이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배달 시장이 정체되고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서비스 가격대를 낮춰 진입한다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바라봤다. 

 

카카오가 시장 가격을 흔들 정도의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배민이나 쿠팡과 경쟁 구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도보배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배송 거리와 배송 물품 등에 제한이 있다 보니 배송 건수가 배민, 쿠팡에 비해 현저히 적을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배달 수요가 한풀 꺾인 시점인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은희 교수는 “1인 가구, MZ세대 위주로 배달 수요가 지속되긴 하겠지만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카카오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며 “상권과 소비자 분석을 기반으로 근거리 배송에 적합한 지역을 찾고 틈새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연승 교수도 “외식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근거리 배송의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카카오의 배달 시장 진입을 놓고 보면 오히려 배달 수요가 정점을 찍었을 때보다 지금이 나을 수 있다. 너무 정점일 때 진입하면 시장을 낙관적으로만 바라볼 수 있는데, 현재 시장 상황이라면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다른 배달업체와는 배송 물품이나 운송 수단, 배송 거리 등에서 차이가 난다. 기존 업체는 대부분 음식 배달에 집중돼 있고 배송 거리도 멀지 않나”라며 “카카오T 도보배송은 배송 물품이 가볍고, 배달이 쉽고, 이동 거리가 짧은 도보 배달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전 시장과 다른 수요가 생길 것이며 새롭게 시장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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