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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구독 '밀리의 서재' 자본잠식 딛고 IPO 도전…전망은?

구독자 450만 명·매출 연 61%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밀리 측 "정기 구독 서비스에 집중"

2022.05.31(Tue) 13:52:57

[비즈한국] 전자책 구독 서비스 업체 ‘밀리의 서재’​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 5월 27일 연내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상반기 대형 IPO가 줄줄이 미뤄지는 등 IPO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출사표를 던진 밀리의 서재가 무사히 상장할 수 있을까.

 

국내 첫 전자책 정기 구독 서비스 업체 밀리의 서재가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시장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진=밀리의 서재 유튜브

 

#국내 최초 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는 2017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권 결제를 해야 했던 기존 e북 서비스와 달리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면 원하는 만큼 전자책을 빌려 읽을 수 있는 서비스는 애독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론칭 초기인 2018년 이병헌·변요한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세워 적극적으로 광고하면서 밀리의 서재는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다.

 

2019년 10월에는 종이책 구독 서비스에 나서며 서점·출판업계와 갈등을 빚었다. 인기 작가 김영하를 모델로 세우고 ‘서점 대신 밀리의 서재로 오라’는 광고 문구를 써서 논란을 낳았다. 그럼에도 밀리의 서재(밀리)는 대표적인 전자책 구독 서비스로 시장에 안착했다. 밀리에 따르면 5월 기준 보유한 콘텐츠는 11만 권, 파트너 출판사는 1400여 개에 달한다. 

 

450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모으며 성장한 밀리는 지난해 9월 KT그룹 손자회사인 지니뮤직에 인수됐다. 지니뮤직은 밀리 지분 38.6%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밀리는 2022년을 목표로 IPO를 준비해왔는데, 지니뮤직이 최대 주주가 되면서 IPO에 추진력을 얻었다. 인수 당시 지니뮤직이 주주가 된 날부터 3년 이내 회사 상장을 추진해야 하며, 심사요건을 충족했으나 상장을 추진하지 않으면 다른 주주가 페널티 풋옵션(매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밀리는 일반 상장 대신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기업 요건)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도전한다.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테슬라 요건이란 성장성은 있지만 자기자본·생산 기반·시장인지도 등이 취약한 스타트업을 위한 상장 제도다. 시가총액 500억 원 이상이면서 직전 매출액 30억 원 이상, 직전 2년 평균 매출 증가율 20% 이상인 기업이 해당한다.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하면 관리종목 지정·상장폐지 요건 중 매출·이익 부분은 상장 후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적용한다. 

 

테슬라 요건에서 알 수 있듯, 밀리는 몸집을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매출은 289억 원으로 전년(180억 원) 대비 60.5% 증가했다. 2019년에도 매출 110억 원을 기록해 상장 요건인 증가율 20%를 가볍게 넘겼다. 하지만 매출과 함께 적자 폭도 커졌다. 영업손실은 2020년 110억 원에서 2021년 145억 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11억 원에서 무려 348억 원으로 급증했다.

 

영업비용이 전년 대비(289억 원→434억 원) 늘어난 것도 적자가 커진 주요 원인이다. 광고 선전비가 63억 원에서 127억 원으로 증가했고, 전자책·종이책 매출 원가도 각각 31.2%, 31.9% 늘었다. 밀리는 개별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구독자가 책을 열람한 횟수만큼 비용을 정산하는데, 이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적자 심화뿐만 아니라 자본잠식 상태인 것도 문제다. 2020~2021년 회계연도 기준 밀리의 서재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총계는 2020년 -600억 원에서 2021년 -83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상장을 앞둔 기업이 자본잠식 상태라면 기업 가치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현시점에선 자본금 상황이 다소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산 기간(2021년 12월 31일) 이후인 2월 11일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RCPS는 주식 전환 전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므로, RCPS를 전부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밀리의 서재 총 발행 주식 수는 보통주 전환 이전 27만 3312주에서 전환 후 65만 6691주로, 자본금은 14억 원에서 32억 원으로 늘었다. 또 1월 3일 1:10 비율 액면분할로 발행 주식 수는 총 656만 6910주가 됐다.  

 

밀리의 서재 주 수입원은 고객이 매년·매월 내는 구독료다. ​매년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사진=밀리의 서재 홈페이지

 

#매출 61% 느는 동안 당기순손실 세 배 이상 늘어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흑자 전환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영업손실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데다 전자책·종이책 구독료가 유일한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최근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도 성장 둔화로 고민하는 등 구독 모델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기 구독만이 수익원이라면 IPO를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우선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정기 구독 서비스와 신규 구독자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아직 독서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라며 “구독자 60%가 20~30대로, 나머지 연령층도 구독자로 확보해야 한다. 독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인 오디오북·챗북(책 내용을 채팅처럼 풀어낸 서비스)의 이용률도 늘어나고 있다. IPO를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면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밀리는 상장 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잡고 있지만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IR 분야 관계자는 “변수가 많다. 지금 밀리의 서재보다 먼저 코스닥 상장 심사를 신청한 기업이 여러 개 있다. 승인까지 실제로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경기침체)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IPO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조언도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는, 어느 쪽을 택해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금리 인상 여부를 떠나 불확실성이 크다. 방향성이 결정되지 않아 투자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고, 투자 집행도 주저하는 시기다. 불확실성은 적어도 4분기는 돼야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IPO든 증시 자금 유입이든 적기가 아니다. 다만 기업에 따라 자금이 꼭 필요한 상황이거나 자신감이 있다면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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