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올렸다. 2회 연속 금리 인상은 약 15년 만이다. 이창용 신임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첫 번째 금리 결정 회의였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금통위에 대한 관심도 여느 때보다 높았다. 예상대로 25bp 올렸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날 금리 인상보다는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쏠려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창용 총재가 “앞으로 수개월간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경제성장률은 3.0%에서 2.7%로 낮췄다. 경기 상황보다 물가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 전문가는 7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는 2.25~2.50%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주목할 부분은 이 총재가 현재 시장 금리 전망치인 2.25~2.5% 수준이 합리적이라 언급한 점”이라며 “현재 기준금리가 1.75%고, 0.25%씩 금리를 올린다 가정할 때 추가 상승 횟수는 최대 3회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한다면 남은 8월, 10, 11월 예정된 금통위에서 1~2번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주식시장은 어떨까. 투자자들에게는 금리 인상만큼 내 주식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날 금리 인상은 4월 금리 인상 때와는 다르게 코스피가 움직였다. 앞서 필자는 ‘고금리 시대, '리츠'가 주목받는 이유’에서 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관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동안 금리 결정 여부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이날은 장 초반 상승하던 코스피가 금통위 결정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기다 반도체 업황 우려까지 제기되며 코스피는 결국 전 거래일보다 0.18% 하락한 2612.45에 장을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도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과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물가 중점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시장에 부담이 됐다”며 “외국인도 오후장 매도 전환과 반도체주 매물 출회에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금리 인상도 계속된다면 우리가 이 시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법은 무엇이 있을까. 직장인 A씨는 신용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 높아지자, 만기 연장해야 할지 갚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빚을 줄이고, 현금 보유 비중을 늘려 유망한 종목에 투자해야 할지 고려하고 있다. 이번에는 금리 인상 수혜주로 거론되는 금융주, 보험주, 리츠 등을 제외한 방법을 소개한다. 투자할 만한 종목을 직접 선별해보는 것인데, 너무나도 당연한 투자 방법이지만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12%가량 하락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코스피100 종목 중 연초 대비 수익률 상위종목은 저밸류에이션 종목, 지수 대비 주가 변동이 작은 저베타 종목, 고배당 종목이 10% 이상 상승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할 때까지 통화긴축정책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저밸류에이션 종목에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교보증권은 실적 개선과 저밸류에이션 종목으로 롯데케미칼, LG유플러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DL이앤씨, 효성, 지누스, 현대홈쇼핑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는 투자자 본인의 판단으로 남겨둔다.
다음 달이면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 시즌에는 비만 지속해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날씨가 맑았다가 흐려지고, 또 비가 오는 지루한 공방이 지속된다. 투자자들의 마음은 이미 장마가 지속되고 있다. 지루한 투자 공방의 끝은 어디쯤일까. 어려운 시간이 재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윤흥길의 ‘장마’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밭에서 완두를 거두어들이고 난 바로 그 이튿날부터 시작된 비가 며칠이고 계속해서 내렸다. 비는 분말처럼 몽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쏟아져 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칠흑의 밤을 온통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가장 보통의 투자] 롤러코스터 가상화폐 투자 "더 큰 바보는 되지 말자"
·
[가장 보통의 투자] 어린이날 최고 선물은 '경제 관념'
·
[가장 보통의 투자] 메타버스 열풍 몰고 온 게임주가 휘청거리는 이유
·
[가장 보통의 투자] 인플레이션을 기회로 삼는 기업에 투자하는 법
·
[가장 보통의 투자] 고금리 시대, '리츠'가 주목받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