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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자회사 대신F&I, 부동산 축소하고 '본업' NPL로 회귀 까닭

나인원한남 등 부동산 집중하다 뒤늦게 선회 가닥…대신 "시장 상황 맞춰 비즈니스 구조 유연하게"

2022.05.27(Fri) 15:42:30

[비즈한국] 대신증권이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 전문 자회사 ‘대신F&I’를 통해 NPL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증시 급락과 글로벌 긴축전환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 코로나19 이후 NPL 시장규모 확대 전망 때문이다. 대신F&I는 그간 나인원한남, 춘천 온의지구 등 부동산개발 사업에 집중하면서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다졌으나 NPL 시장에서의 지위는 약해졌다. 이에 대신증권 안팎에서는 “본업인 NPL 투자보다 부동산 사업을 우선하다 뒤늦게 NPL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증권사들은 저마다 출구를 모색하고 나섰다. 대신증권의 경우 NPL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어 다른 증권사들보다 우려가 적다는 평을 받는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리포트를 통해 “사업구조가 대부분 비슷한 국내 증권업계에서 대신증권처럼 부동산금융, NPL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기업이 있다는 것은 투자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10년간 ‘부동산 특화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자회사를 설립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지난 2014년 4월 우리금융으로부터 우리F&I를 인수, 대신F&I로 사명을 변경하고 그해 10월 사업목적에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을 추가했다. 지난 2019년 7월에는 부동산신탁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을 출범했다. 당시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기념사에서 “대신자산신탁 출범으로 부동산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의 부동산금융은 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진행된다. 대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금융을 주선하면, 중순위 대출에 대신저축은행이 참여하고 후순위 대출에 대신F&I가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신증권의 연결대상 종속기업 가운데 부동산 신탁업과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 부동산 투자자문업, 부동산서비스 등 부동산 관련업을 영위하는 곳은 펀드를 제외하고 31곳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를 그룹 내에서 소화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수익원을 다각화했다는 긍정적 해석이 많다. 그러나 정작 대신증권 내부에서는 부동산 사업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대신증권에서 대신자산운용·대신자산신탁 등 계열사에 자본확충 명목으로 증자하고 그 돈으로 계열사가 부동산을 매입하면​, ​대신증권에서​ 또 다시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에서 대신증권의 순이익이 줄어들고 직원들의 어려움이 커진다는 것. 

 

대형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엔 리스크도 크다.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지난해 2분기 대신증권 실적 성장에 도움을 준 나인원한남 사업의 경우 개발사업 진행 당시에는 대신증권과 대신F&I에 재무 불확실성을 안겨주었다. 나인원한남 사업은 분양가상한제·종합부동산세법 개정 등에 따라 부침을 겪은 바 있다. 

 

대신F&I는 자기자본 대비 과중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로 불안정한 재무구조가 장기간 지속됐다.​ 지난 2020년 3분기에는 부채비율이 약 700%를 넘어섰다. 개발사업 추진 이전인 2015년 말 433.5%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뛰어오른 것. 대신증권 또한 2020년 2분기 순손실 28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라임 펀드 투자자에 투자금 선지급을 위한 충당부채와 나인원한남 종합부동산세 등이 반영된 탓이다. 

 

대신F&I가 나인원한남 등 부동산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동안 NPL 사업 비중은 축소됐다. 2018년 말 2129억 5700만 원 수준이던 투자사업부문(NPL) 영업수익은 2020년 말 1399억 2300만 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나인원한남을 준공한 2019년 1분기에는 단 한 건의 NPL 낙찰도 없어 당시 “기존 사업을 접고 부동산에 올인 하는 것 아니냐”, “나인원한남에 투자하느라 NPL에 투자할 실탄이 바닥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신F&I의 NPL 투자는 지난해 말 2140억 9500만 원 수준으로 다시 증가했으나,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NPL 시장 확대를 노린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부동산 사업에 집중하던 대신F&I가 NPL로 뒤늦게 회귀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월 우리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한 ‘우리금융F&I’는 지난 1분기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1361억 원 규모의 NPL을 낙찰 받아 2위로 자리매김했다. 1위는 1508억 원 규모를 매입한 유암코(연합자산관리), 3위는 1183억 원을 매입한 하나F&I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 측은 NPL 비중이 축소된 것은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며, 우연히 나인원한남 사업 진행 시기와 겹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 사업 때문에 NPL 비중이 줄었던 것은 아니고, 2019년~2021년 낙찰가율이 높아진 데다 시장에 경쟁사가 많아진 상황이었다”​며 “​마진율 떨어지는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회수에 집중, 시장 상황에 맞춰 비즈니스 구조를 유연하게 가져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신F&I의 나인원한남 사업은 평가위원회에서 사업성을 판단해 진행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신F&I는 올해 NPL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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