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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나선 일진그룹, 대기업 지정 해제 포석?

허재명 대표 지분 매각 시 자산 3조 5000억 미만으로 줄어 '퇴출' 가능…일진 "아직 확정된 사항 없어"

2022.05.26(Thu) 15:12:19

[비즈한국] 일진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에 나섰다. 2차 전지 소재인 일렉포일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는 일진그룹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차남 허재명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보유 지분은 53.3%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일진그룹이 몸집을 줄이기 위해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본다. 다만 일진그룹이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 형제를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가 완료된 상황이라 허재명 대표의 향후 거취에 주목된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일진그룹 사옥. 사진=비즈한국 DB

 

2022년 4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발표했는데, 일진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에 신규 지정됐다. 그룹을 지배하는 일진파트너스는 유한회사​여서 외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됨에 따라 공시의무가 생겼다.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계열사(일진다이아몬드·일진디앤코)는 내부거래 비율이 높아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관련기사 '대기업 지정' 일진그룹, 높은 내부거래 비중 어떻게 해결할까).

 

이번 지정으로 일진그룹은 공시의무와 일감 몰아주기 등 여러 규제를 받으며 공정위의 감시망에 오르게 됐다. 이에 일진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만큼 법과 규정에서 정하는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 일진그룹이 핵심 계열사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보인다. 매각 대상 지분은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가 보유한 지분 53.3%이며 매각가는 약 3조 원대로 알려졌다.

 

일진그룹은 자산 총액 5조 2710억 원대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턱걸이로 포함됐다. ​일진머티리얼즈의 1분기 기준 자산 총액은 1조 9761억 원으로 일진그룹 자산 총액의 약 37%를 차지한다. ​만약 일진머티리얼즈가 매각되면 일진그룹의 자산총액은 3조 2949억 원대로 쪼그라든다. ​자산 총액이 줄어들어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빠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 관계자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이 계열사 매각 등의 이유로 자산 총액이 3조 5000억 원 미만으로 줄어들면 (공시대상기업집단) 퇴출 기준을 만족한다. 이후 기업이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 사실을 알리면 공정위가 공시대상기업집단 퇴출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5월 24일 일진머티리얼즈는 공시를 통해 “당사의 최대주주는 일부 원매자들에 대하여 지분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허재명 대표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통해 계열사들을 간접 지배하고 있어 경영권 매각 후 거취도 주목된다. 형 허정석 부회장과 허재명 대표가 사실상 독자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진그룹 관계자는 “일부 원매자들에 대해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이 없다. 공시 내용 이외에 따로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 ​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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