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포켓몬빵으로 시작된 포켓몬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016년 유행했던 포켓몬고(GO) 게임이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통업계·패션업계 등도 앞다퉈 포켓몬 콜라보 제품을 내놓는 상황이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 누리는 포켓몬의 힘
SPC삼립이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의 위력은 대단했다. 재출시 4주 만에 판매량은 600만 개를 넘어섰고, SPC삼립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248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식품, 패션, 전자기기 등도 포켓몬과 콜라보를 확대하고 있다.
11일 이랜드 SPA 브랜드 스파오가 선보인 포켓몬 한정판 티셔츠는 출시 1분 만에 완판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 플립3, 갤럭시버즈2 포켓몬 에디션 등도 순식간에 완판됐고, 웃돈을 얹은 되팔이까지 성행 중이다.
포켓몬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슈퍼 IP(지적재산)’다. 등장 때부터 화제였던 포켓몬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1999년 국내에서 첫 시리즈가 방영될 당시, 출시됐던 포켓몬빵은 월평균 500만 개가 팔리며 초대박 행진이 이어졌다. 포켓몬 인형 등 완구류도 불티나게 팔렸다. 캐릭터 상품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이 2000년대 초반에만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였다.
포켓몬 라이선스 사업을 하는 포켓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최근 6년 사이에 가장 높았다. 2021년 포켓몬코리아 매출은 334억 원으로 전년(122억 원)보다 3배가량 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비슷했다. 포켓몬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99년 베스트 인물’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화제가 됐다. 포켓몬 컴퍼니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미국에서 선정한 매출액 기준 글로벌 톱 10 라이선싱 기업 중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캐릭터 시장 이끄는 카카오프렌즈·펭수·뽀로로, 슈퍼 IP 성장 가능성은
국내 캐릭터 산업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지만 포켓몬 같은 ‘대박 캐릭터’를 키우기란 쉽지 않다. 카카오프렌즈나 뽀로로, 펭수 등이 국내 캐릭터의 성공사례로 손꼽히지만 슈퍼 IP로의 성장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는 출시 직후부터 높은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2014년 10월 신촌점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카카오프렌즈 오프라인 매장을 늘렸고, 1500개 이상의 브랜드 상품을 선보였다. 식품업계, 유통업계와 콜라보 작업도 활발했다. 2019년 등장한 EBS의 ‘펭수’의 열풍도 뜨거웠다. 펭수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광고 모델, 이미지 사용권 등으로 총 101억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뽀로로는 ‘뽀통령’이라 불리며 유아용 콘텐츠 시장에서 독보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 캐릭터가 포켓몬과 같은 슈퍼 IP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호감도 유지가 필요하다. 박재모 한국캐릭터협회 회장은 “하나의 캐릭터를 키우는 것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태어났을 때부터 성장해 나갈 때까지 꾸준한 관심과 케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캐릭터 시장에서는 출시 직후 반짝인기를 누리다가 몇 년 후 사라진 캐릭터가 상당수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엽기토끼’. 2001년 등장한 ‘엽기토끼’는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고, 해외에도 수출되며 캐릭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2001년 3월부터 2002년 1월까지 10개월 동안 판매된 관련 캐릭터 상품의 매출액이 1200억 원에 달했고, 엽기토끼 라이선스를 가진 씨엘코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15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3년 후부터 서서히 인기가 하락하며 어느 순간 대중에게 잊혔다.
2020년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펭수는 벌써 인기가 다소 시들해진 분위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최선호 캐릭터 2위(13.6%)에 이름을 올렸던 펭수는 2021년에는 3위(6%)로 밀려났다. 상품군별 캐릭터 구매 비율 조사에서도 순위가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여줬다.
카카오프렌즈는 적극적으로 확대하던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있다. 카카오프렌즈의 오프라인 매장은 2019년 25개에서 올해 22개로 줄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등이 정리되며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 개수가 변동됐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객이 감소했으나 최근 조금씩 회복 추세를 보인다”며 “카카오프렌즈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지속적이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상품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영역으로 확장해 MZ세대에서도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모 한국캐릭터협회 회장은 “10년, 20년 지속해서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넣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애니메이션이나 웹툰 등 스토리텔링을 더해 대중이 계속해서 캐릭터에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캐릭터 상품을 만들 때도 캐릭터와 어울리는 상품을 구상하는 등 세심한 관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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