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주 전 세계 천문학계를 뒤흔든 매우 중요한 발표가 있었다. 우리 은하 중심부에 살고 있는 아주 거대한 블랙홀 궁수자리 A*의 모습을 드디어 실제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 이번 관측은 북극에서 남극까지 지구 전역에 있는 전파 망원경을 총 동원하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Event Horizon Telescope)으로 진행되었다. EHT팀은 2019년에도 또 다른 거대 블랙홀의 사진을 처음 공개한 적 있다. 하지만 이번 관측은 특별하다. 이번에 발표된 우리 은하 중심부 블랙홀은 무엇이 또 다른 걸까? 이 사진 속에 찍힌 형체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또 천문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이번에 공개된 블랙홀 사진 속 놀라운 이야기를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된 블랙홀 사진 속 중요한 포인트들을 총 정리해보았다.
#1. 우리 은하 중심에 블랙홀이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나
이번 관측이 있기 전부터 이미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 중심에 아주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은하 중심부에서 궤도를 도는 별들을 보면 굉장히 빠르게 맴돌고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을 중심으로 별들이 아주 좁은 영역 안에서 너무나 빠르게 맴돈다. 이 별들이 얼마나 빠르게 궤도를 도는지를 보면, 그 중심에 굉장히 강한 중력으로 별들을 붙잡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빠른 별들의 궤도를 설명하려면 최소 태양 질량의 400만 배나 되는 아주 무거운 것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당시 관측을 보면 그 중심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또 별들의 궤도가 너무나 작다. 즉 태양계보다도 더 작은 좁은 범위에 이런 엄청난 질량의 무언가가 아주 높은 밀도로 땅땅하게 뭉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간 이론으로만 거론된 블랙홀이 아니고선 불가능하다. 바로 이 발견을 공로로 지난 2020년 두 천문학자 라인하르트 겐젤과 안드레아 게즈가 노벨 물리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2.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 사진은 어떻게 찍었을까
일단 블랙홀은 크기가 없다. 블랙홀 자체는 한 점에 그 거대한 질량이 모두 붕괴되어 밀집되어있는 상태다. ‘초고밀도 코딱지’다. 질량에 상관없이 모든 블랙홀 자체의 크기는 0이다. 대신 천문학자들은 크기가 0인 블랙홀 자체 크기말고, 다른 기준으로 블랙홀의 상대적인 크기를 이야기한다.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이다.
블랙홀은 너무나 중력이 강하기 때문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빛의 속도로 내달려도 그 중력을 벗어나지 못한다. 빛조차 탈출하지 못해서 깜깜하게 보일 것이기 때문에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대신 적당한 반경 범위를 벗어나면 중력이 약해지고 빛의 속도로 겨우 탈출할 수 있다. 이 경계를 블랙홀 주변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이번 관측 프로젝트가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보다 더 안쪽으로 블랙홀에 접근하면 빛도 어느 것도 탈출할 수 없지만, 그 바깥은 빛이 탈출할 수 있다. 이번 관측은 이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 근접한 아주 좁은 영역을 찍는 시도를 한 것이다.
블랙홀은 아주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빨아들인다. 블랙홀 곁으로 끌려간 물질들은 강한 중력에 의해 아주 빠른 속도로 블랙홀 곁을 맴돈다. 이 물질은 아주 빠른 속도로 부딪히며 엄청난 마찰열로 인해 아주 뜨겁게 달궈진다. 그래서 블랙홀 주변에는 그 곁에 붙잡혀 빠르게 맴도는 물질들이 밝게 빛나는 원반, 강착 원반이 형성된다.
그런데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하다보니 아주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블랙홀은 시공간을 거의 뒤집다시피 왜곡할 수 있다. 그래서 블랙홀 뒤쪽의 빛조차 완전히 경로를 꺾어서 날아가게 만든다. 블랙홀 주변에서 밝게 빛나는 강착 원반의 빛, 광자들은 바로 이러한 극단적인 중력 렌즈를 겪어 경로가 심하게 뒤집어져 날아간다. 그래서 지구의 관측자가 봤을 때 마치 중심에 검은 구멍을 둥글게 빛의 고리로 감싸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보게 된다. 이를 블랙홀 주변의 광자 고리라고 부른다. EHT 관측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진 속 밝은 빛의 고리가 바로 이 광자 고리다. 엄밀하게 말하면 블랙홀 자체를 찍은 것이라기보다는 블랙홀 주변에 시공간이 크게 왜곡되면서 만들어진 블랙홀의 그림자를 찍었다고 보면 좋다. (블랙홀 자체는 그 무슨 수를 써도 절대 찍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블랙홀 주변 빛의 고리가 지구의 하늘에서 굉장히 작게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 주변 빛의 고리는 실제 크기가 대략 태양 주변을 도는 수성 궤도 정도다(지름 1억 km 정도). 그런데 태양에서 은하중심부까지 거리는 2만 6000광년으로 너무 멀다. 그래서 지구의 하늘에서는 우리 블랙홀의 크기가 아주아주 작게 보인다. 달 거리에 놓여 있는 도넛 정도 크기로 보인다.
이렇게나 작게 보이는 것을 들여다보려면 아주 거대한 망원경이 필요하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북극에서 아메리카 대륙, 남극에 이르는 지구 전역의 망원경을 모두 모아서 전체 크기가 지구 지름만 한 망원경의 효과를 만들어냈다. 다만 지구 표면에 가득 망원경이 깔려있는 게 아니라 일부 몇 포인트에만 망원경이 있는 것이라서, 완벽히 선명한 해상도를 만들지는 못한다. 카메라 렌즈에 딱 픽셀이 10개밖에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대신 지구 자체가 자전하면서 블랙홀을 바라보는 망원경들의 위치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각 망원경이 휩쓸고 지나가는 전체 범위가 증가한다. 그리고 다 채울 수 없는 픽셀은 자동으로 추정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동원해 커버할 수 있다. 이번 EHT 관측도 이렇게 진행되었다.
#3. 2019년에 찍은 것과 이번에 찍은 건 어떤 차이가 있나
EHT 팀은 2017년부터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 5500만 광년 먼 거리에 떨어진 또 다른 거대 은하 M87 중심의 블랙홀 등 두 개를 관측했다. 얼핏 생각하면 훨씬 가까운 우리 은하의 블랙홀을 더 먼저 쉽게 관측했을 것 같지만 정반대다.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은 훨씬 작고, 은하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은하수를 가득 채우고 있는 별 먼지, 우주 먼지로 인해 시야가 가려진다. 그래서 관측이 더 까다로웠다. 반면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은 우리 은하의 블랙홀보다 무려 1500배나 더 무겁다. 그래서 그 주변의 빛의 고리도 더 크다. 또 은하수에서 벗어난 방향에서 보이기 때문에 방해를 덜 받고 찍을 수 있었다. 그래서 2019년엔 우리 은하 블랙홀이 아니라 M87이라는 다른 은하 중심 블랙홀이 먼저 공개되었다.
다만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은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보다 약 1500배 더 크지만, 동시에 2000배 더 멀리 있어서 지구의 하늘에선 두 블랙홀이 거의 비슷한 크기로 보인다. 태양이 달보다 400배 더 크지만 달보다 400배 더 멀리 있어서 지구 하늘에선 달과 태양이 같은 크기로 보이는 것과 같다. 비유하자면 우리 은하 블랙홀은 코앞에 있는 추파춥스고, M87 은하의 블랙홀은 아주 멀리 떠 있는 애드벌룬이라 할 수 있다.
두 블랙홀 사진을 잘 보면 굉장히 비슷하게 보인다. 질량이 거의 1500배나 차이가 나는데도 이 두 블랙홀이 아주 유사한 모습이라는 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부합한다. 블랙홀과 같은 극단적인 중력 환경에서 시공간이 똑같이 왜곡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한번 아인슈타인 1승.
하지만 두 사진이 아주 똑같지는 않다. 우리 은하 블랙홀은 2019년에 공개된 M87의 블랙홀보다 덜 선명하고 흐릿하게 찍혔다. 우리 은하 블랙홀이 훨씬 작기 때문이다. 블랙홀이 훨씬 작으면 그 주변을 맴도는 물질들도 블랙홀에 더 바짝 붙어서 아주 빠르게 돌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은하 바로 곁에 붙잡힌 물질들은 거의 몇 분 만에 블랙홀 곁을 한 바퀴씩 돌고 있다. 굉장히 빠르게 물질이 돌면서 우리 은하 블랙홀 주변 빛의 고리의 형체는 계속 모습이 변한다. 반면 1000배나 더 무겁고 육중한 M87 블랙홀은 그 거대한 질량만큼 주변에 맴도는 물질도 블랙홀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더 천천히 맴돈다. 이 경우에는 약 10일 주기로 블랙홀 주변 물질들이 맴돈다.
비유하자면 거대한 M87 블랙홀은 가만히 누워서 냥모나이트로 자는 거대 고양이이고, 우리 은하 블랙홀은 아주 빠르게 자기 꼬리를 물려고 빙글빙글 돌고 있는 아기 고양이다. 이처럼 계속 블랙홀 주변 빛의 고리가 모습이 바뀌기 때문에, 딱 한 번의 포착으로 실제 모습을 알 수 없다. 그래서 계속 변화하는 블랙홀의 모습을 여러 번 관측해서 전체를 평균 낸 평균 이미지를 얻게 된다.
두 블랙홀 사진 속에서 유독 밝게 보이는 부분은, 블랙홀 주변 물질이 우리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방향이라는 뜻이다. 우리에게 가까워지는 쪽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밝게 보이는 현상을 도플러 비밍 효과(Doppler Beaming Effect)라고 부른다. 이를 활용해 현재 각 블랙홀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져 어떻게 돌고 있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블랙홀 주변 빛의 고리가 비교적 느리게 변화하고 있는 M87 블랙홀의 경우 이 밝게 보이는 부분이 하나만 보인다. 반면 너무 빠르게 빛의 고리가 변동하면서 깔끔한 평균 이미지를 구하기가 난감했던 우리 은하 블랙홀의 경우 주변 밝게 빛나는 부분이 대략 세 곳 정도로 흩어져 보인다.
#4. 이번 관측으로 알아낸 새로운 문제
이번 관측으로 밝혀진 충격적인 새로운 사실이 있다.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의 회전축이 은하 자체의 회전축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도 아주 빠르게 회전하고 있을 테지만, 정확히 그 회전축이 어떤 방향으로 놓여 있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M87이나 다른 거대한 은하 중심의 블랙홀들은 회전축을 따라 수직하게 강력한 에너지 제트를 토하는 아주 활발한 블랙홀이다. 반면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은 이런 제트를 보이지 않는다. 굉장히 조용한 편이다. 이런 블랙홀을 비활동성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이런 흔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의 정확한 회전축 방향을 알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간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도 단순히 우리 은하 자체의 회전축과 거의 비슷한 방향으로 놓여서 돌고 있을 거라 생각했을 뿐이다.
그런데 드디어 이번 EHT로 확인한 사진을 통해 우리 은하 블랙홀의 회전축 방향을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해상도가 좋지는 않아서 정확한 값을 알긴 어렵지만 이번 첫 논문에서 아주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직접 관측한 블랙홀의 모습을 설명하기 위해선 우리 블랙홀은 우리 은하의 회전축에 대해서 거의 60도 가까이 크게 기울어져서 완전히 다른 방향의 축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해야 한다. 이건 기존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수치다.
이렇게 블랙홀의 회전축이 은하 자체의 회전축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는 건 은하 두 개가 서로 충돌하면서 각 은하가 품고 있던 블랙홀끼리 충돌할 때 가능하다. 블랙홀이 서로 충돌하고 반죽되면서 원래의 회전축 방향을 잃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즉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도 과거 다른 은하와 충돌해 방향이 크게 기울었다는 뜻이다.
근데 또 재밌는 건 우리 은하수에 거의 정확히 수직 방향으로 위아래로 뻗어나가는 거대한 전파 구름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이 은하수에 위아래로 아주 강한 에너지를 토해낸 흔적이다. 이를 페르미 버블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렇게 은하수에 수직으로 흔적이 남았다는 건 꽤 최근까지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의 회전축이 기울어지지 않고 은하 회전축과 똑같은 방향으로 서 있었다는 뜻이다. 즉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이 비교적 최근에 급격한 충돌을 겪어 회전축의 방향이 크게 기울면서 꼬꾸라졌다는 것이다. 이번 발견은 우리 은하 중심의 거대 블랙홀에게 최근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지금처럼 거대하게 성장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어왔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발견이다.
#5. 최종 정리
우주의 거의 모든 은하는 중심에 아주 거대한 초거대질량 블랙홀을 품고 있다. 그런데 아직 천문학자들은 이 괴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우주에 있는 블랙홀은 크게 두 가지 종류다. 태양보다 수십 배 더 무거운 별이 죽으면서 남기는 별의 시체인 블랙홀, 그리고 은하 중심에 살고 있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에서 수억 배나 더 무거운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다. 참 재밌게도 우주에 있는 블랙홀의 질량은 이처럼 별 수준으로 아주 가볍거나, 태양의 수백만에서 수억 배 정도로 아주 무겁거나, 극단적인 두 종류뿐이며 중간이 없다.
무거운 별 하나가 죽고 나서 만들어지는 항성 질량 블랙홀의 경우, 그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아직 확실치 않다. 작은 블랙홀이 여러 개 모여 합체해서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만들어질까? 그렇다면 성장의 중간 단계인 중간 질량을 가진 블랙홀도 발견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중간 질량 블랙홀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애초에 아주 육중한 초거대 질량 블랙홀로 태어났어야한다. 하지만 이런 거대한 블랙홀이 한꺼번에 뿅하고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최근 관측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임무 수행을 예고한 제임스 웹도 우리 은하 중심부를 관측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EHT 사진보다 더 또렷한 블랙홀의 사진을 찍지는 못한다. EHT는 지구 전역의 망원경을 한데 모아 지구 지름만 한 거대 망원경의 성능을 만들어냈다. 그에 비해 제임스 웹은 훨씬 작은 크기다. 제임스 웹만 가지고는 우리 하늘에서 달 거리에 떨어진 도넛만 한 크기로 보이는 그 작은 블랙홀 그림자를 분해하지 못한다. 대신 제임스 웹은 우리 은하 중심부를 빠르게 맴도는 별과 가스 구름의 모습을 기존 지상 망원경보다 더 선명하게 담을 수 있다. 블랙홀 자체나 그 주변 블랙홀의 그림자는 찍지 못하더라도, 블랙홀로 잡아먹히는 별과 가스 구름의 모습을 더 또렷히 확인할 수 있다.
초거대질량 블랙홀은 우주에서 중력이 가장 극단적인 곳으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시험하고 입증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실험 무대가 된다. 아직은 두 곳만 관측했지만, 계속 관측해 나가면서 샘플을 늘린다면 대체 이 괴물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이번 EHT의 발표 이후 다음으로 안드로메다은하 중심의 블랙홀을 찍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지만, 아쉽게도 지금의 EHT로는 무리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우리 은하보다 더 크다. 중심의 블랙홀도 태양 질량의 1억 배 수준으로, 우리 은하의 궁수자리 A* 블랙홀보다 약 25배 더 무겁다. 하지만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는 약 250만 광년으로 궁수자리 A*보다 약 100배 더 멀다. 따라서 지구에서는 안드로메다 중심 블랙홀이 궁수자리 A*보다 훨씬 작게 보여 당장은 관측하기 어렵다. EHT로 관측하기 위해선 지구의 하늘에서 충분히 크게 보여야 한다. 따라서 거리가 먼 은하를 관측할수록 훨씬 거대한 규모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만 볼 수 있다.
아직은 굉장히 제한적인 조건에서 블랙홀을 관측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주 곳곳에 숨어 있는 블랙홀들의 실제 초상화를 하나하나 모으면서 거대한 사진첩을 완성한다면 저 수많은 은하들의 심장부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거대한 괴물의 이야기를 좀 더 가까이서 엿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2041-8213/ac6674
https://www.quantamagazine.org/black-hole-image-reveals-sagittarius-a-20220512/
https://www.stsci.edu/jwst/phase2-public/1939.pdf
https://www.eso.org/public/news/eso2208-eht-mw/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galaxy.wb.zi@gmail.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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