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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확정 행남사, '장외시장' 통해 부활할 수 있을까

불복 항소심 패소…수익성 개선 희망 속 소액주주들, 사측에 K-OTC 등록 추진 요청

2022.04.29(Fri) 13:43:29

[비즈한국] ‘1세대 도자기업체’ 행남사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상장폐지결정 무효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행남사 소액주주들은 최근 K-OTC(장외시장) 등록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나섰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행남사 KOTC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주주간담회 등을 통해 사측에 K-OTC 등록 추진을 요청했다. 지난해 말 기준 행남사의 소액주주는 4562명, 이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29.19%다. 

 

1942년 사업을 시작한 행남사는 국내 최초 본차이나 자체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세대 도자기 기업이다. 사진=행남사 홈페이지 캡처

 

행남사는 지난 2019년 7월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했다는 이유로 증권선물위원회에 고발됐다. 한국거래소는 그해 10월 행남사의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이후 1년의 개선 기간을 거쳤으나 개선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2020년 12월 다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행남사는 2021년 5월 27일부터 6월 4일까지 정리매매를 거쳐 6월 7일 완전히 상장폐지됐다. 1993년 코스닥에 입성한 지 28년 만이다.

 

행남사는 과거 다사다난한 손 바뀜을 겪으며 상장폐지라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다. 상장폐지 전까지 최대주주 변경, 사업 다각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과정은 사명이 변경된 역사를 통해서도 짐작해볼 수 있다. 1973년 생활도자기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행남자기는 2016년 9월 행남생활건강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2017년 10월 다시 행남자기로, 2018년 3월에는 행남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 2019년 1월에는 스튜디오썸머로, 2019년 10월에는 다시 행남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 사이 최대주주는 다섯 차례나 변경됐다. 2015년 창업주 일가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한 반경수 대표를 시작으로 와이디통상, 마크원인베스트먼트, 마크투인베스트먼트, 이연에프엔씨가 차례로 행남사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최대주주 변경에 발맞춰 본업인 도자기 제조·​판매업 외에 식품제조업, 바이오 제품 제조업, 금융 투자업 등 포트폴리오 또한 급격하게 변화했다. 특히 2018년 말에는 사나이픽쳐스와 영화사 월광 등을 인수하며 영화사업에 진출했다. 

 

행남사는 과거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와 그의 지인인 박 아무개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에 연루되며 부침을 겪기도 했다. 2019년 말 금융감독원은 유 대표가 행남사를 사실상 소유한다고 보고,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행남사에 대규모 대출을 내준 것을 문제 삼았다. 이른바 ‘셀프대출’ 의혹이다. 검찰은 두 사람을 주가조작과 무자본인수합병 등의 공범으로도 봤다.

 

상상인그룹은 전환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내주는 등의 과정을 통해 행남사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2017년 6월 16일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상상인그룹 계열 저축은행 두 곳은 행남사 지분을 총 19.97%를 보유했다. 상상인그룹은 2017년 9월 보유했던 주식을 처분했고, 이 시기 행남사 최대주주는 마크원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다. 마크원인베스트먼트(마크투인베스트먼트가 지분 56.81% 보유)와 마크투인베스트먼트(벨베데레가 지분 100% 보유)는 박 변호사의 차명 법인으로 알려졌다.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지난 2020년 6월 19일 불법대출 의혹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정황 탓에 과거 행남사는 유 대표와 박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상상인그룹은 행남사 상폐 직전 정리매매가 진행되던 지난해 5월 말 행남사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마크원인베스트먼트·​마크투인베스트먼트도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행남사 최대주주는 지분 29.33%를 보유한 이연에프엔씨다. 이연에프엔씨는 외식 프랜차이즈 한촌설렁탕을 운영하는 종합식품기업이다. 

 

여러 의혹이 제기됐던 최대주주와 상상인그룹 등이 떠나고 이연에프엔씨가 최대주주로 등극한 이후 행남사는 외식사업을 영위하며 매출 등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비록 현 최대주주(지분 29.33%)인 종합식품기업 이연에프엔씨를 박 변호사의 처가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행남사 소액주주들이 현재 행남사 경영과 박 변호사·전 최대주주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는 이유다. 지난 2019년 49억 원이던 행남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99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19년 46억 6000만 원이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5억 3600만 원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공시를 살펴보면 행남사가 영위 중인 사업은 식품 제조부문인 식품사업부와 식기 제조부문인 식기사업부, 식품유통 프랜차이즈 부문인 에이치디외식사업본부으로 나뉜다. 현재 제조부문은 쇠락한 반면, 식품 유통부문은 지난해 기준 행남사 매출 8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게 성장했다. 에이치디외식사업본부는 지난해 1월 완전 자회사이던 에이치디푸드를 흡수합병하며 생겨났다. 행남사의 최대주주인 이연에프엔씨는 지난 2019년 국밥 브랜드 ‘육수당’을 운영하는 에이치디푸드를 행남사에 증여했다. 

 

행남사 소액주주들은 향후 사업다각화를 통해 행남사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행남사는 현재 육수당을 통해 밀키트 사업에 진출했다. 또 사나이픽처스와 영화사 월광 지분을 각각 19% 보유해,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되면 영화사업 부활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정진용 행남사 소액주주 대표는 “회사(최대주주)와 2·3대주주, 나머지 소액주주들이 모두 합심해 노력 중”이라며 “현 최대주주인 이연에프엔씨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법정관리까지 거쳤으나, 영업손실 등이 고려되며 노력에 비해 허무하게 상폐됐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거래플랫폼에 진출해 소액주주들의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지난해 8월 주주간담회에서 K-OTC 등록 추진을 요청했다”면서도 “만약 회사가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이라고 판단한다면, 회사의 합리적인 추진 방향을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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