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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메타버스 열풍 몰고 온 게임주가 휘청거리는 이유

지속적 실적 우려에 주가도 '우하향'…단순 기대감으로만 투자는 금물

2022.04.28(Thu) 11:22:33

[비즈한국] 최근 입사하고 싶은 게임 상장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업 플랫폼 사람인이 게임회사 취직 의사를 밝힌 구직자 1449명을 대상으로 선호기업을 조사한 결과 카카오게임즈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등이 뒤를 이었다. 입사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는 높은 연봉과 금전적 보상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1인 평균 급여가 1억 5100만 원으로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이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크래프톤이 1억 2600만 원, 엔씨소프트가 1억 600만 원가량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이들 회사의 주가는 구직자의 바람과 반대로 향하고 있다. 물론 한 가지 이유만은 아니지만, 인건비 상승 부담도 주가에 우려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열풍을 불고 온 게임주들이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는데다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러 진 영향으로 풇이된다.

 

27일 주식시장에서는 펄어비스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종목 중 하나였다. 갑자기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급락은 중국에서 인기를 끌 줄 알았던 검은사막 모바일이 부진한 초기 매출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장중 7만 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결국 이날 24.29% 내린 7만 4200원에 마감했다. 펄어비스는 올해 초만 해도 13만 원대였다. 하지만 줄곧 우하향세를 보이던 주가는 이날 급락으로 더욱 깊은 곳까지 잠겼다. 안타깝게도 증권가의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에서 부진한 성과가 지속되면 실적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오전 8시 출시된 중국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 22시간 후인 27일 오전 6시 기준 iOS 매출 순위 29위를 기록하며 부진한 초기 매출을 기록했다”며 “​라이브 스트리밍 트래픽은 출시 이후 꾸준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화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또 “​트래픽의 유의미하고 지속적인 반등이 관측되지 않는다”​며 “​향후 매출 전망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게임주는 메타버스 열풍이 불면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한다. 가상을 뜻하는 메타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를 합친 말인데,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사이버세상을 의미한다. 게임이 메타버스와 가장 맞닿아있는 업종으로 꼽히면서 투자금이 몰린 것이다. 게임주 가운데서도 메타버스를 내세운 종목들 중심으로 주가가 폭등했다.

 

지난해 메타버스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고 패러다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도 쏟아졌지만, 올해 들어 사정이 바뀌었다. 지난해 한 몸에 받았던 기대감과 달리, 게임회사들의 주가는 올해 우하향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가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 메타버스 열풍으로 크게 오르며 가격 부담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이슈도 성장주인 게임주에 영향을 미친다. 성장주는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실적이 주목받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지출이 커지면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을 높인다. 특히, 이런 우려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이들 종목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는 펄어비스로 418억 원을 팔아치웠고, 기관은 펄어비스를 992억 원 매도하며 가장 많이 판 종목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메타버스는 헛소리 혹은 허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미 그렇게 정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까지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5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메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한 27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283억 달러를 밑돈 것이다. 메타의 매출 증가 폭이 한 자릿수대를 보인 것이 지난 2012년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메타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가 1분기 중 반등하면서 현지시간 27일 주가가 급등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메타버스 기대감만을 갖고 오른 게임주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서 가상 공간을 찾아나서는 젊은이들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곧 과거가 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이어 야외 마스크 착용도 해제되면 더 많은 젊은이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올 것이다. 놀이를 즐기는 호모루덴스의 열정이 되살아날 테니까 말이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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