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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북한의 신형 대전차 미사일, 정체는?

'단순 유도' NLAW 보다는 적외선 유도 가능성 높아…육군 기갑차량 업그레이드 필요성 대두

2022.04.28(Thu) 10:29:20

[비즈한국] 지난 25일, 북한은 항일 빨치산 창설 90주년을 기념해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다. 올해 들어 십여 차례 이상 진행된 미사일 발사 도발에 이어 진행된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은 언제나 그랬듯이 핵무기와 신무기 자랑에 여념이 없었는데, 신형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정도를 제외하자면 공개된 전략 무기들 대부분은 이미 작년 방산 전시회(자위-2021)이나 기타 발사시험을 통해 이미 공개된 것이었다.

 

하지만, 좀 더 작은 전술 무기와 개인화기 부분에서는 기존의 상식을 뒤집을 만한 여러 가지 신무기들이 처음 공개되었다. 그중에서도 군사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신형 개인용 대전차 무기이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신형 대전차 무기. 사진=KCNA

 

신형 대전차 무기는 북한의 서쪽 지역인 평안남도와 남포를 지키는 3군단의 사열에서 등장했다. 3군단 장병들은 모두 대전차 로켓 혹은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들고 사열을 진행했는데, 이 모양이 기존 북한군의 휴대형 대전차 무기인 ‘RPG-7’이나 대전차 미사일 ‘불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우선 크기가 작으면서도 크다. RPG-7보다는 훨씬 두껍고 무거워 보이는 형태에 원통형 발사관을 가졌는데, 또 2명 이상의 인원이 설치해서 사용하는 불새 대전차 미사일보다는 훨씬 작다. 또한, 발사관에는 의문의 빨간색 마개가 있는데, 이 용도와 설치 이유도 확실한 것은 아니다.

 

또한 원통형 발사관에 앞뒤로 두꺼운 검은색 마개(End Cap)가 있는데, 이런 형태의 마개는 스웨덴 사브(SAAB)의 NLAW 대전차 무기나 FGM-148 재블린(Javelin) 대전차 미사일, 혹은 우리 육군의 현궁(Raybolt) 대전차 미사일과 흡사하다. 하지만 대전차 미사일 발사대에 있는 복잡한 조준부  CLU(Command Launch Unit)는 보이지 않고, 무기 오른쪽 부분에 잡고 쏠 수 있는 손잡이가 있다.

 

마개를 뽑고 조준하는 이스라엘의 스파이크-SR 미사일. 사진=Rafael USA

 

정리하자면 북한의 신형 미사일은 그 정체가 정확하지 않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활약 중인 무기인 NLAW와 재블린 미사일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고, 기존에 북한이 운용하던 북한산, 혹은 러시아산 대전차 무기와 비슷한 부분이 전혀 없다. 북한은 평양 서쪽을 담당하여 유사시 한국군 해병대의 남포 상륙작전, 그리고 평양 방어작전을 수행하는 부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하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의 신형 대전차 무기가 그들이 의도한 대로 수백 대의 전차를 격파 중인 재블린과 NLAW와 비슷한,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NLAW와 재블린 미사일, 그리고 북한 신형무기의 차이점을 살펴봐야 한다.

 

우선 NLAW는 미사일이라 부르기 어렵다. 매우 간단한 유도 장비이기 때문에 표적의 미래 예상 위치를 짐작해서 날아간 다음, 자기장을 탐지해서 적 전차 위에서 폭발한다. 이와 반면에, 재블린 미사일은 열 영상(IIR) 탐색기를 장착하여 표적을 포착해서 지정(Lock-on)하면, 미사일이 표적의 모습을 인식해서 표적이 움직이는 방향을 추적해서 명중한다. 그래서 NLAW보다 구조도 복잡하고 무게도 무겁다.

 

그런데 북한 신형 대전차 무기는 NLAW에 가까운 크기지만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 무기 전방에 붉은색 탈착 뚜껑이 있는데, 발사할 때 이 마개를 뗀 다음 쏜다는 의미는 미사일에 영상 탐색기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소형 대전차 미사일인 스파이크(Spike) SR의 경우 북한 신형무기처럼 영상 탐색기가 있고, 발사 전에 미사일 앞뚜껑을 제거해서 미사일 탐색기로 적을 조준한 다음 발사한다. 북한은 바로 이런 구조의 소형 대전차 유도 미사일을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즉 북한의 신형 유도무기는 NLAW와 비슷하게 혼자서 들고 쏠 수 있으면서도, 2인 이상의 인원이 필요하고 차량에 싣고 다니는 우리 현궁 대전차 미사일처럼 유도 기능이 있어 적 전차를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다만, 발사기와 손잡이의 모습을 보면 재블린 미사일이나 현궁처럼 포물선으로 비행해서 전차 상부를 공격하는 일명 ‘탑 어택’(Top Attack)기능은 없고, NLAW처럼 직선 비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에 선보인 신형 대전차 무기가 모형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일단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불과 두 달밖에 안 된 시점에서, 북한이 현재 전 세계의 뉴스에 등장하는 위력적인 신무기랑 똑 닮은 무기를 보여준 것은 확실히 수상해 보인다. 다만, 앞서 말했듯 이 무기는 재블린이나 NLAW과는 구성과 형태가 비슷하면서도 확실히 다르고, 이 무기의 구성도 합리적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 무기를 몇 년 전부터 개발해 왔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한국군 입장에서는 이 신형 대전차 무기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야 하는데, 대략 세 가지 해결 방법이 필요하거나 이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대응은 RCWS(Remote controlled Weapon Stations)이다. 차량에 원격으로 조종 가능한 기관총을 장착하는 것은 현대 지상군의 세계적 추세인데, 이렇게 하면 저격수 걱정 없이 적을 발견할 경우 즉시 대응 사격을 할 수 있다. 한국 육군은 아미 타이거 4.0(Army TIGER 4.0)이라는 이름으로 RCWS 장착을 추진 중이다.

 

두 번째 해결 방법은 발전된 위장막 보급이다. 한화가 개발한 수출형 장갑차 AS-21 레드백(Redback)은 솔라 시그마 실드(SolarΣshield)라는 최신형 위장막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 위장막은 재블린이나 현궁 같은 적외선 유도 미사일의 조준을 방해할 수 있어, 한국군도 연구개발 혹은 기술도입을 통해 모든 기갑차량에 장착해야 한다.

 

마지막 해결 방법은 대전차 보병을 사전에 탐지할 수 있는 드론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군이 운용 중인 소형 무인기들은 광학/적외선(EO/IR) 탐색기를 장착했는데, 최근 자율주행 차량에 사용되는 라이다(LiDAR)를 드론 무인기에 장착해야 한다. 원래 라이다는 1980년대 미국에서 수풀에 숨어 있는 적을 찾을 수 있는 미사일인 LOCAAS(Low Cost Autonomous Attack System)에서 처음 실용화가 된 기술로, 발전된 민수용 라이다 기술을 군용 드론에 적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북한의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하는 신무기들은 매년 그 진위를 의심받는다. 갑자기 등장하니 이것이 가짜 모형을 트럭에 싣거나 군인들이 둘러메는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북한의 군사 퍼레이드에서 가짜로 의심받은 무기들은 대부분 몇 년 뒤 실제 사격을 하거나 비슷한 기능을 갖춘 실물이 등장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열심히 보고 배우는 만큼, 우리 군도 북한의 이런 새로운 도발에 대응할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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