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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이 공정위 기업 사건에 미칠 영향

검찰 수사권 사라지고 중수청 신설…관련 수사 공백 우려도

2022.04.26(Tue) 12:48:08

[비즈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상조업체 신원라이프 법인과 대표이사를 할부거래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신원라이프는 상조계약 1372건을 진행하면서 소비자로부터 받은 선수금 20억 1790만 원 중 43%에 해당하는 8억 7500만 원 어치만 은행에 예치했다가 공정위에 적발됐다. 과태료는 100만 원이 부과됐는데, 이는 매우 약한 처벌에 해당한다. 하지만 공정위는 신원라이프가 2019년에 이어 또 한 차례 유사한 법 위반 행위를 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검찰과 공정위가 전속고발제 보완을 위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검찰 중심의 협업 모델을 적극 검토 중이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협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 입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1년 6개월 뒤 검찰은 경제사건을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최근 전속고발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검찰과 협의체를 만들어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임준선 기자

 

#공정위-검찰 협업 모델 논의 중이었으나… 

 

검찰과 공정위는 최근 전속고발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어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공정위가 고발을 결정하고 검찰에 사건을 넘기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금융위원회 등 다른 특사경(특별사법경찰)이 있는 기관들처럼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 전부터 협업하는 방안이었다. 

 

이는 검찰이 그동안 유관기관들과 운영해온 모델이기도 하다. 검찰은 금융위나 금감원 등에 검사를 파견하고 이들 기관에 부여된 특사경 등을 통해 수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왔다. 기업들의 비위 사안에 대한 ‘수사 가능성 여부’도 미리 검찰과 소통하며 수사와 고발 여부를 결정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경우 행정처분을 하거나 고발을 하는 등 공정위가 판단을 한 뒤에 검찰에 자료를 넘겼는데 이를 개선하는 방식의 검토였다고 한다. 특히 공소시효가 가까운 다수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들은 신속한 검찰 수사 착수가 필요한데 검찰과 공정위 협력을 강화하면 이런 사건을 더 빠르고 빈틈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과 공정위가 전속고발권 제도는 유지하되 공정위에게 부여된 고발권한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두 조직이 소통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정위에 특사경을 부여하지는 않되, 공정위의 조사 사안이 검찰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검찰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는 모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수완박이 변수? 검찰 대신 중수청 사건 이어받나

 

하지만 지난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하면서 두 조직 간 ‘협의’는 무의미해질 상황에 놓였다. 국민의힘은 25일 중재안 동의를 철회했지만, 민주당은 중재안을 토대로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 중재안에 따르면 검찰은 앞으로 1년 6개월 후부터 경제(기업) 수사를 할 수 없다. 검찰은 경제범죄 영역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때까지만 수사할 수 있고 이는 1년 6개월로 규정됐다. 검찰과 공정위가 진행 중이던 관계 정리가 1년 6개월 뒤에는 무효가 되는 셈이다. 그 사이 공정위와 신설될 중수청이 새로운 수사 협조 모델과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 관련 수사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위 등 검찰이 그동안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했던 수많은 기관들과 만들어 놓은 협력 관계나 노하우도 모두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했다”며 “중수청이 신설된다고 해도 새로운 조직이 기존 검찰만큼이나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겠냐”고 반발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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