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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사라지자 '관심 뚝'…밀키트 매장은 폐업 고민 중

신규 밀키트 전문점 브랜드만 40개 이상…매장 열고 3개월 만에 폐업하기도

2022.04.21(Thu) 13:25:47

[비즈한국] 지난해 창업 붐이 일었던 무인 밀키트 전문점이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외식 수요가 늘면서 밀키트를 찾는 소비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밀키트 업체 간 경쟁까지 더해지며 한숨은 늘고 있다. 

 

지난해 창업 붐이 일었던 무인 밀키트 전문점이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예비 창업자들이 밀키트 창업 상담을 받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뜨거웠던 밀키트 전문점 창업 열기 식었다

 

지난해 밀키트 시장은 급성장했다. 대기업, 편의점, 호텔 등이 앞다퉈 밀키트 제품을 선보였고, 각 지역 유명 음식점도 자체적으로 밀키트를 만들어 온라인에 유통했다. 동네 반찬 전문점에서도 밀키트를 만나볼 수 있다.

 

밀키트 무인점포 열풍도 불었다. 소자본 1인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밀키트 전문점으로 몰려들었다. 밀키트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급증했다. 지난해 가맹 사업을 시작한 밀키트 전문점 브랜드는 40여 개가 넘는다.

 

뜨거웠던 창업 열기는 금세 식어버린 분위기다. 밀키트 창업 정보를 공유하던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방문자가 뚝 끊겼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하루 20~30개 게시물이 올라오던 것이 최근에는 월 게시물 개수가 10개가 넘지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올해는 지난해만큼의 밀키트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밀키트 전문점이 급격히 늘면서 경쟁 과열로 점포당 매출도 하락하는 분위기다. 좁은 상권 내 여러 점포가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안 그래도 줄어든 매출을 나눠 먹기 하는 상황이다.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상가에는 150m 거리 내에 밀키트 무인점포가 3개나 입점해있다. 경기 안산 주택가에도 300m 거리에 밀키트 판매점이 4곳이나 운영 중이다.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상가도 130m 거리 내 밀키트 판매점이 3곳이나 몰려있다. 찜닭, 미역국, 부대찌개, 닭볶음탕, 제육볶음, 감바스 등 판매 중인 메뉴도 비슷하다. 

 

밀키트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지난해 9월 가게를 열었는데, 올해 들어 매출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창업할 때만 해도 밀키트 붐이 일 때였는데 너무 빨리 식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무엇보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밀키트는 안 그래도 마진율이 높지 않은 업종인데 한 골목에만 밀키트 전문점이 몇 개씩 들어서니 다들 힘들다”고 말했다.

 

매출 부진으로 폐업을 결정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경기 양주의 한 프랜차이즈 무인 밀키트 전문점은 문을 연 지 3개월 만에 폐업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의 무인 밀키트 전문점도 지난해 12월 문을 였었지만 4개월 만에 매물로 나왔다.

 

밀키트 제조 공장의 분위기도 지난해와 다르다. 인천 남동공단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밀키트 사업을 시작한다며 제조 공장을 알아보는 손님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발길이 뚝 끊겼다”며 “새로 진입하려는 사업자가 없어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있는 분야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사진=최준필 기자


#올해 밀키트 시장 주춤,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 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밀키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주춤하는 분위기지만 유독 밀키트 무인점포의 타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동민 강릉원주대 식품가공유통학과 교수는 “밀키트는 수작업이 많이 필요한 품목이다 보니 대기업에서 대량으로 생산해야만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신선도, 회전율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특히 탄탄한 소비층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규모 프랜차이즈가 급증했다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 전 집밥 수요가 줄어 타격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트·백화점·온라인몰 등에서 유통되는 밀키트와의 경쟁에서 특별한 차별점이 없다는 것도 매출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밀키트를 자주 구입한다는 이 아무개 씨는 “주로 온라인 장보기를 하며 다른 상품과 함께 사는 편이다. 새벽 배송이나 마트 배송 상품 중에도 밀키트가 굉장히 다양하다”며 “집 근처에 밀키트 전문점이 있어 구매한 적이 있지만 온라인, 마트 밀키트보다 특별히 맛있다거나 저렴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굳이 밀키트만 구매하러 찾아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있는 분야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올해 외식물가가 크게 오르고 이미 밀키트의 편의주의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밀키트를 계속 찾게 될 것”이라며 “단,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 외식보다 부담 없는 가격에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민 교수도 “코로나19를 겪으며 밀키트를 경험해본 소비자가 많다. 특히 밀키트의 편의성에 익숙해진 2030 젊은 소비층은 계속해서 밀키트를 찾게 될 것”이라며 “밀키트는 조립형 제품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품목이다. 때문에 대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관심도도 높은 편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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