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유통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는 콘텐츠다. 셀러와 소비자의 실시간 소통에 주목하던 라이브커머스, 일명 ‘라방’뿐만 아니라 재미 요소를 갖춘 웹예능 등의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이커머스 3.0’을 강조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티몬도 콘텐츠 강화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
#콘텐츠 커머스로 재기 노리는 티몬
지난해 6월 장윤석 대표가 취임하며 티몬은 회사 재정비에 들어갔다. 피키캐스트 창업자로 알려진 장 대표는 취임 후 ‘이커머스 3.0’을 강조하며 커머스에 콘텐츠를 더하는 ‘콘텐츠 커머스’ 모델을 제시했다. 이커머스 1.0이 온라인, 2.0이 빠른 배송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관계형 커머스로의 도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곧바로 콘텐츠 역량 강화에 돌입했다. 틱톡 코리아, 아프리카TV 등과 손잡고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키웠고, 지난해 말부터 인플루언서 브랜딩 상품 ‘위드티몬’을 출시했다. 웹예능 ‘광고천재씬드롬’, 게임전문 토크쇼 ‘게임부록’ 등도 선보이고 있다.
티몬은 콘텐츠 커머스를 추진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 변화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티몬 측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여행 부문 매출이 96%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가전, 패션·뷰티, 유·아동, 반려동물 등의 카테고리 성장률도 30%를 웃돌았다고 한다.
티몬 관계자는 “여행 부문이나 공연 티켓 등을 많이 취급하는데, 이들 카테고리 매출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떨어졌었다”며 “하지만 올해 들어 실적이 나아졌다. 국내 여행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사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티몬의 전략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기존의 전통적 유통 중심 전략보다는 IT 플랫폼으로의 변환을 목표로 한다”며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메타버스 공간까지도 아우르는 통합적 기반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블록체인을 준비 중이며 아직은 초기 단계다”고 밝혔다.
#‘전혀 다른 회사’ 싹 갈아엎었지만 실적은 글쎄
지난해 장윤석 대표 취임 전후로 티몬은 사업 방향부터 조직문화, 업무 분위기 등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내부에서도 ‘전혀 다른 회사가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몇 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티몬이 올해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0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티몬은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2014년까지도 쿠팡, 위메프 등과 경쟁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했지만, 쿠팡이 ‘로켓배송’을 도입하면서 선두 자리를 뺏겼다. 2015년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자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티몬은 부랴부랴 배송 전쟁에 뛰어들어 쿠팡의 뒤를 쫓았다. 반품비를 받지 않는 무료반품 서비스를 도입하고 자사 생필품 쇼핑몰인 슈퍼마트의 상품을 주문하면 24시간 내 배송하는 ‘슈퍼배송’도 시작했다. 슈퍼마트의 주문 상품을 당일 원하는 시간에 받아볼 수 있는 당일 예약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슈퍼배송의 배송 지연 사례가 이어지며 소비자 불만이 폭주했다. 무료반품 서비스는 블랙컨슈머 악용으로 중단됐고, 예약배송도 누적 적자가 커지며 결국 경영 효율화를 위해 폐지를 결정했다.
2018년부터는 특정 시간대에 파격 할인을 진행하는 타임어택을 도입하며 타임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들어갔다. 하지만 핫딜만 노리는 고객이 늘면서 의미 없는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매출 하락도 이어졌다. 티몬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역성장 및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497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티몬은 2019년에는 1787억 원, 2020년에는 1517억 원, 지난해에는 1290억 원으로 매출이 꾸준히 감소했다.
소셜커머스 1세대로 함께 시작한 쿠팡, 위메프에도 크게 밀린다. 지난해 쿠팡 매출은 22조 2257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위메프의 매출액은 2448억 원으로 티몬 매출액의 2배가량이다.
올해 티몬은 콘텐츠 커머스로서의 전환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미 유통업계가 콘텐츠 활용에 활발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매월 줄어드는 이용자 수가 이를 방증한다.
티몬은 콘텐츠 커머스를 추진한 지난해부터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앱 이용자 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티몬 앱의 월평균 이용자수(MAU)는 약 468만 명으로 집계됐으나 이후 매월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3월에는 387만 명으로 줄었다.
티몬 관계자는 “유통업계 전반에서 콘텐츠에 주목해 라방 등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티몬의 경우 2017년 이커머스 업계 중 가장 빠르게 라방을 시작했다”며 “자체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찍 시작한 만큼 노하우도 많다. 인플루언서 연계 작업이나 농수산물 D2C(Direct to Customer·고객 직접 판매) 비즈니스 등 다양한 사업도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새로운 사업을 위한 팀도 세팅되고 최근에는 채용도 활발하다. 올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지난해보다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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