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게임주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대장주로 불렸던 위메이드, ‘오딘’으로 흥행 몰이에 성공했던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폭락했다. 펄어비스 역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중국 당국의 판호(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허가권) 발급 소식에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락세에 비해 괄목할 정도는 아니었다. 신사업과 새 정부의 정책에 맞물려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던 게임주의 성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위믹스 대량 매도로 시작된 위메이드 주가 폭락

지난해 위메이드는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를 기반으로 돈버는 게임(P2E) 미르4를 출시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위메이드의 주가는 지난해 8월 2만 5143원에서 3개월 만인 11월 24만 5700원까지 10배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위메이드는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 1억 800만 개를 매각해 2271억 원을 현금화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사전 고지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 대량 매도에 위믹스 가격이 대폭 하락했고, 이는 위메이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1월 11일 위메이드는 “위믹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물량 일부 매도다. 향후 위믹스 매각과 관련된 사안은 투자자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주가는 13만 8100원까지 떨어졌다. 11월 고점 대비 약 43.8% 하락했다. 더구나 위믹스 매도분을 지난해 4분기 매출액으로 반영한 것이 외부감사 과정에서 잘못된 회계처리라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심화됐다.

2월 9일 위메이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5606억 5900만 원, 3258억 4700만 원으로 공시했다가 회계처리 지적 이후인 3월 16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3372억 9100만 원, 1009억 110만 원으로 정정했다. 위메이드의 주가는 9만 4900원까지 하락했다.​

 

위메이드의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4월 12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1.64%(1만 1300원) 하락한 8만 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급등을 뒷받침할 실적이 없어 이 같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개장 전 다올투자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위메이드의 1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74.5% 증가한 1327억 원, 영업이익을 56.1% 감소한 121억 원으로 제시했다.

14일 위메이드 종가는 4.82% 상승한 8만 9100원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본인 급여, 주식 배당금 전액을 가상화폐 ‘위믹스’를 구매하는 데 쓰기로 밝혀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역시 고점이던 24만 5700원 대비 73.8% 하락한 것이다.

#오딘 따라 주가 웃고 우는 카카오게임즈

지난해 11월 10만 원대를 넘나들던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현재 6만 원대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1조 125억 원, 영업이익 1143억 원, 순이익 520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온라인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의 흥행에 성공한 덕분이다. 

오딘은 출시 이후 11월까지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11월 16일 카카오게임즈는 종가 10만 8900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올해 4월 들어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장중 8만 1000원까지 올랐다가 7일(-3.46%), 8일(-0.53%), 11일(-3.71%), 12일(-8.25%), 13일(-1.2%) 연속으로 하락하며 6만 6700원까지 내려앉았다.

하락 이유는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쇼크를 맞을 위기에 놓여서다. 지난해 5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청구 가능 기간이 올해 3월 31일 도래해 오버행에 대한 부담이 발생한 것. 

여기에 12일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기업공개를 위한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고 밝힌 것이 주가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오딘의 개발사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업공개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해도 서비스는 카카오게임즈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하락한 주가는 상승하지 않는 상황이다. 14일 종가는 6만 6500원으로 고점이던 10만 8900원 대비 약 39% 하락했다.

#펄어비스 실적 부진에 하락

지난해 8월 7만 원대를 횡보하던 펄어비스의 주가는 약 3개월 만인 11월 17일 종가 기준 14만 1000원을 찍으며 최고점에 도달했다. 펄어비스의 주가가 2배가량 상승하며 게임업계의 이목을 단숨에 끌었다. 

펄어비스는 한 달 넘게 소폭 하락을 반복하다가 12월 28일 종가 14만 원을 찍은 후 하락세에 돌입했다. 펄어비스는 2019년 매출 5359억 원, 영업이익 1506억 원을 거뒀으나 2020년 매출 4888억 원, 영업이익 1573억 원, 2021년 매출 4038억 원, 영업이익 430억 원으로 점차 줄었다. 

펄어비스는 오는 4월 26일 중국에 ‘흑색사막’을 선보이고, 올해 4분기 ‘붉은사막’, 2023년 ‘도깨비’와 ‘플랜8’을 출시할 예정이다. 실적 부진과 출시될 게임의 흥행 여부가 미지수여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 주가는 9만~10만 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전 고점까지 가기엔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펄어비스를 호평하고 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펄어비스의 목표주가를 12만 원에서 14만 원으로 올리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황현준 연구원은 “흑색사막 모바일의 중국 출시와 4분기 붉은사막의 출시가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며 도깨비 등 신규 지식재산권(IP)도 지속 구체화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펄어비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 511%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의 14일 종가는 10만 5000원(전일 대비 4.37% 상승)으로 고점 대비 25.6% 하락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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