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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매물' 롯데카드, 비싼 몸값·업황 불황에 매각 장기화 속사정

MBK, 2년 6개월만에 순이익 대폭 증가하자 투입금액 세 배 매각 희망…업황 불황 변수

2022.04.14(Thu) 16:03:11

[비즈한국] 신용카드업계 5위 롯데카드가 불과 3년도 되지 않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또 매물로 나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롯데카드 매각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카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인수 당시 투입금액에 비해 세 배에 달하는 3조 원 규모를 매각희망가로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몸값이 지나치다는 논란과 함께 향후 카드업계의 업황 전망도 밝지 않아 M&A 흥행몰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 사진=롯데카드ㅏㅇ


롯데카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카드 서울지점에서 출발해 옛 동양그룹 산하 동양카드를 거쳐 2002년 롯데그룹이 인수하면서 현재의 사명이 됐다. 이후 롯데그룹은 총수 형제간 경영권 분쟁 여파로 2017년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했고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계열사 주식 보유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 매각에 나섰다. 

 

결국 롯데그룹은 2019년 10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 3810억 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59.83%를 보유한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이며 우리은행과 롯데쇼핑도 각각 지분 20%씩을 갖고 있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당시 롯데카드 지분 인수에 투입한 금액을 통해 MBK가 실제 투입한 금액을 추산하면 1조 5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이번에 롯데카드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불과 2년 6개월여 만에 투입금액의 세 배 가까운 가격에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MBK파트너스의 보유지분 59.83%의 가치를 2조 원 가량으로 보고 있고,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전체 지분을 더하면 실제 인수가는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MBK가 이처럼 높은 매각가를 제시하는 이유로 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수익성 개선을 꼽는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당기순이익 517억 원에서 2020년 1307억 원, 2021년 2414억 원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특히 8개 전업카드사 중에서 롯데카드는 전년보다 순이익 증가율이 84.7%에 달해 단연 최고였다. 

 

그러나 MBK파트너스측의 매각가 3조 원은 향후 카드업계 업황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카드업계는 역대 최대 흑자를 냈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도 소비 회복과 은행권 대출규제로 인한 풍선효과 결과였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의 가맹점 수수료율 규제와 금리상승 기조에 따른 대출규제와 조달 비용 증가세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카드업종 규제변화, 금리상승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으로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지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응 등을 위한 적극적인 외형 확대로 자본적정성 또한 저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새 결제 시스템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선구매 후결제(BNPL) 방식은 할부수수료가 붙지 않는 장점을 내세워 연회비와 할부수수료가 붙는 신용후불 결제방식인 카드업종을 강력히 위협하고 있다. 

 

복수의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카드업황을 둘러싼 향후 불투명한 복합 요인들로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조기에 매물로 내놓기로 결론낸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롯데카드의 유력 인수 후보들로는 우리금융, KT, 하나금융 등이 거론된다. 

 

앞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우리은행은 롯데카드의 주요 주주이자 인수 여부 우선 검토권도 갖고 있다. 지난 2019년 우리금융이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참가할 때부터 향후 롯데카드를 인수해 우리카드와 합병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카드가 올해 하반기까지 독자 가맹점망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설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로서는 합병할 경우 기존 롯데카드 가맹점망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지만 독자 가맹점을 직접 구축하겠다고 나선 이상 합병유인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사업 진출 최우선 업종으로 증권업을 공언해 왔다. 

 

KT는 계열사인 BC카드가 주력사업인 결제망 제공과 관련해 기존 카드사들의 자체망 구축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존 카드사를 인수해 경쟁에 참여하는 방안이 꼽힌다. 아울러 KT로서는 인터넷은행 계열사인 케이뱅크의 성장과 금융부문 정상 궤도화를 위해서라도 롯데카드 인수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하나금융도 최근 여러 논란 끝에 취임한 함영주 회장이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의지를 보여 롯데카드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우리은행, KT, 하나금융 모두 “본격적인 매각절차 개시 전이고 아직 인수를 고려하거나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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