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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대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으로 본 '이정훈 리스크' 실체

실소유주·지배구조 리스크 '현재진행형'…비덴트 vs 이 전 의장 힘겨루기 계속 이어질 듯

2022.04.14(Thu) 15:10:03

[비즈한국] 내달 1일 공정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가상화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공정위가 최근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업비트)와 빗썸(빗썸코리아)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기업집단 지정 시 기업은 내부거래 공시 의무와 각종 규제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 전광판. 사진=박정훈 기자


특히 빗썸의 경우 셈법이 복잡해진다. 복잡한 지배구조가 투명하게 공개되면서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공정위는 지난해 쿠팡을 신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할 당시 미국 국적인 김범석 의장 대신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논란이 불거지자 동일인의 정의 및 요건 규정을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의 정의가 명시되지 않아 논란이 발생한 만큼 향후 ‘실질 지배력’이 인정된 자연인을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만약 빗썸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이 전 의장 혹은 허백영 빗썸코리아 대표이사가 동일인으로 지정될 것으로 본다. 허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서 공시에 기재된 빗썸 지분이 없는 반면 이 전 의장은 디에이에이(DAA), BTHMB홀딩스를 통해 40% 가량의 빗썸홀딩스 지분을 보유한 실질적 최대주주다. 현재 빗썸의 최대주주는 모회사 빗썸홀딩스의 지분 34.22%를 보유한 비덴트로 알려져 있지만, 디에이에이와 BTHMB홀딩스 또한 빗썸홀딩스 지분을 각각 30%, 10.7% 보유한 주요 주주다. 

 

디에이에이와 BTHMB홀딩스는 싱가포르 법인으로 베일에 싸여 있다. 다만 빗썸은 2020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와 이 전 의장의 경영권 분쟁설이 제기되자 “이 전 의장이 디에이에이와 BTHMB를 통해 빗썸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경영권 분쟁설을 일축한 바 있다. 그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던 이 전 의장이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으로 이름을 올리며 지배력을 확인한 것도 이 시기다. 

 

그러나 이 전 의장은 이후 상장‧매각 등 주요 사안 때마다 ​‘오너 리스크’로 ​빗썸의 발목을 잡았다. 이 전 의장은 현재 16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 및 공동경영을 제안하며 BXA토큰(BXA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하겠다고 속여 계약금 등을 편취한 혐의다. 더욱이 김 회장의 인수 시도 과정에서 BXA토큰이 300억 원 규모 판매됐으나 최종적으로 상장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또한 피해를 봤다. 당시 투자자 60여 명이 이 전 의장을 사기로 고발했으나 지난해 7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김 회장의 인수 시도 불발 이후에도 빗썸을 둘러싼 인수설은 계속됐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초 넥슨 지주사 NXC를 시작으로 네이버, 비자 등 국내외 대기업들이 빗썸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빗썸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지배구조 탓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경영하려면 단일 최대주주 비덴트의 지분(34.22%)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추후 이 전 의장 측이 보유한 지분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전 의장은 지난해 재판 과정에서 디에이에이, 빗썸코리아 주식 등을 가압류 당했다.  

 

대기업들의 인수 추진설이 잠잠해지면서 비덴트의 ‘완전 인수’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비덴트는 과거부터 이 전 의장 측과 빗썸 지분을 양분해 보유하면서 몇 차례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다. 비덴트는 2017년 빗썸코리아 지분 10.55%, 2019년 빗썸홀딩스 지분 34.24%를 확보해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비덴트의 최대주주인 버킷스튜디오(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 역시 비덴트 지분을 늘리고 위메이드 등 우호세력을 확보하는 등 지배력을 확대했다. 

 

그러나 최근 빗썸 이사진에 변동이 생기며 이사회에 이정훈 전 의장 측 우호세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빗썸은 지난달 말 김상흠 아이템베이 대표이사와 이재원 전 빗썸글로벌 실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두 사람은 지난 11일자로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등기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빗썸코리아 등기부에 이름을 올린 이사회 멤버는 허백영 빗썸 대표, 강지연 인바이오젠 대표, 이정아 빗썸 부사장,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김상흠 아이템베이 대표, 이재원 전 빗썸글로벌 실장, 이병호 빗썸 감사 등 7명이 됐다.

 

이번에 선임된 김상흠 이사와 이재원 이사는 이정훈 전 의장의 측근으로 평가 받는다. 김상흠 이사는 이 전 의장이 설립한 아이템매니아의 운영 법인인 아이엠아이에서 사내이사를 지냈으며, 아이엠아이의 특수관계자 아이템베이(2014년 아이템매니아와 합병)에서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재원 이사는 이 전 의장의 해외 법인 SGBK의 경영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향후 빗썸 경영권을 둘러싸고 비덴트 측과 이 전 의장 측 힘겨루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빗썸 이사회에는 비덴트 최대주주인 강지연 인바이오젠 대표와 지난해 10월 비덴트 측이 선임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등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빗썸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지정 여부 자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동일인 지정과 관련해 전달할 입장이 없다”며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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