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서 인수위에서 용산구 국방부 입지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발표한 지 3주가 지났다. 발표 약 2주 가까이 엄청난 논란이 있었다.
찬반에 대한 논란을 제쳐두고 부동산 이슈만 정리해 보면, ‘용산구 부동산은 끝났다’, 소위 ‘망했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구로 오게 되면 용산구의 현재 개발 사업들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고, 개발이 된다 해도 각종 규제 때문에 결국 미군 이전과 용산공원 개발 본격화의 시점에 동부이촌동 재건축·리모델링 사업과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다. 그래서 용산구 시세가 조정되기 시작했다며 민주당과 몇몇 전문가들은 비판적 의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3주가 지난 시점인 4월 10일 전후 기사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구에 악재라는 기사는 거짓말처럼 모두 사라졌다. 오히려 호재로 탈바꿈돼 시세가 상승 혹은 급등하고 있다고 2주 전과는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로의 이전은 과연 용산구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드라마틱한 호재나 악재는 아니라는 것이고, 그저 작은 이벤트 역할을 할 뿐이다. 따라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인한 호재와 악재 요인들을 정리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악재부터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다. 가장 큰 이슈는 개발 규제다. 대통령 집무실은 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주변 건물의 층고 제한이나 개발 제한 같은 규제가 있고, 기존 시설들에 각종 보안 시설을 추가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 문제를 지적한 사람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국방부와 합참본부가 일반적인 오피스 시설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안이 잘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게다가 국방부, 합참본부 이외에 현재도 한미연합사령부가 현재도 인근에 있고, 유엔사령부도 있고, 무엇보다 미군본부가 이곳에 있었다. 상식적으로 비교해 봐도 현재 종로구 청와대 부지의 보안과 이곳 용산 미군부대와 국방부 부지의 보안은 비교 대상이 아닐 듯하다.
개발 제한에 대한 우려도 청와대 주변은 북악산, 인왕산, 경복궁 때문에 개발이 제한돼 있던 것이지 청와대 때문은 아니었다. 미군부대에 개발 제한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현재 미군부대를 출입하는 출입구는 10여 개가 있고, 가장 큰 출입구는 동서남부에 각각 하나씩 있다.
북쪽 출입구는 남산으로 막혀 있으니 논외로 하고, 동쪽 출입구에는 유엔사와 수송부 부지가 있다. 현재 유엔사 부지는 민간에 매각돼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현대건설이 시공을 하고 있다. 수송부 부지 역시 곧 매각돼 민간 대규모 개발이 진행될 계획이 있다.
남쪽 출입구는 국립중앙박물관 왼쪽에 위치해 있고, 이미 파크타워, 시티파크, 용산해링턴스퀘어, 센트레빌아스테리움 등 40층 이상 고층 아파트들이 개발돼 있다. 서쪽 출입구는 4호선 신용산역 앞에 있고, 래미안용산센트럴, 용산 푸르지오 써밋 등 40층 이상 고층 아파트들이 많다.
무엇보다 용산국제복합업무지구가 있다. 이곳에는 150층 규모의 대규모 업무타운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150층이면 용산 국방부 부지는 물론 현재 종로구 청와대까지 다 보이는 높이다. 도대체 왜 대통령 집무실 때문에 주변이 개발을 못할 것이라는 엉뚱한 상상을 했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우려는 대통령 집무실과 대통령 공관의 거리 때문에 출퇴근 시 교통이 많이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그런지 팩트체크를 해 보았다.
네이버 길찾기 메뉴로 외교부장관공관과 국방부 간의 자동차 이동 시간을 측정해 봤다. 정체가 늘 있는 이태원로로 이동하는 시간은 약 8분 전후다. 대통령은 출근은 일찍 하고, 퇴근은 늦게 할 가능성이 높다. 새벽에, 그리고 밤늦게 8분 전후 정체가 되는 것이 용산구 부동산 시장에 악 영향을 줄 만큼 대단한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현재 용산구에는 다양한 개발 호재들이 이어지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물론이고, 동부이촌동과 서빙고동의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대부분 단지에서 진행 중이고, 한남뉴타운의 4개 구역이 순차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캠프킴 부지와 수송부 부지의 개발 계획도 곧 발표될 예정이다. 가장 중심에 있는 용산공원 복원 작업도 토지정화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화될 예정이다. 신분당선이 신사역에서 용산역까지 연결될 예정이며, GTX-A와 GTX-B도 용산구를 지날 예정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이런 용산구 호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호재냐 악재냐라는 질문에는 오히려 호재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저분한 곳들이 많은데 청소라도 더 자주 하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 없는 정치 논쟁에서 빠져나와 문재의 본질만 보자.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인천 최대 상권 개발에 '공권력 개입' 논란…상인들 '조속한 개발' 촉구
·
"취지 좋지만…"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 앞둔 자영업자 볼멘소리 왜?
·
[단독] 장선윤 롯데호텔 전무, 평창 땅에 묘목 심고 농지처분의무 소멸되자 방치
·
무신사 체면 구긴 '짝퉁 명품 논란' 줄일 방법은?
·
광명 집값만 반짝? 계룡점 무산으로 따져본 '이케아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