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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체면 구긴 '짝퉁 명품 논란' 줄일 방법은?

업계 신뢰도 문제로 번져…전문가 "전문 인력 양성과 소비자 즉시 구제 필요"

2022.04.08(Fri) 15:48:12

[비즈한국]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자사 명품 판매 플랫폼인 ‘무신사 부티크’와 재판매(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이 짝퉁 판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온라인 명품 구매에선 대형 플랫폼마저 신뢰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명품·리셀 시장 성장과 함께 위조상품 신고·제보 건수도 증가해 소비자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제도적 장치는 미비한 실정이다.

 

크림이 가품으로 분류한 ‘에센셜’ 티셔츠. 크림은 미국 브랜드사 ‘​피어오브갓’에 정품 판정을 의뢰해 가품이 맞다는 결과를 받았다. 사진=크림 제공

 

무신사는 1월 미국 럭셔리 스트리트 브랜드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를 12만 원에 판매했다. 이 옷을 구매한 일부 고객이 네이버 크림에 재판매 하려 했는데, 크림에서 이를 가품으로 판별하면서 두 업체의 공방이 시작됐다. 

 

무신사는 글로벌 유통사에서 해당 제품을 들여온 만큼 진품임을 확신했다. 한국명품감정원에서 받은 감정서도 공개했다. 감정서에는 일부 상품에서 개체 차이가 발견됐지만 데이터가 부족해 가품이라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무신사는 이를 근거로 정품임을 주장했다. 

 

3개월여의 논란 끝에 크림이 티셔츠 제조사 피어오브갓으로부터 문제의 제품이 가품이라는 판정 확인서를 갖고 왔다. 결국 무신사는 이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판매 금액의 200%를 보상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무신사에 대한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무신사 솔드아웃에서 구매한 나이키 운동화가 크림 검수 결과 가품으로 판명됐다는 글이 ​3월 21일 신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3월 24일 무신사는 해당 제품을 가품으로 인정해 300% 보상을 약속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가품 판매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고 요구해 논란이 커졌다. 

 

무신사는 ​이에 대해 ​“고객 문의가 들어와 재검수를 한 결과 가품으로 판별돼 고객에게 300% 보상을 약속했다. 동의서 내 당사자 간 ‘비밀유지’ 조항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무신사 로고. 사진=무신사 제공

 

온라인 명품 시장은 2조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성장만큼 가품 유통도 늘었다. 특허청에 따르면 위조 상품 신고·제보 건수는 2018년 5557건에서 2019년 6864건으로 증가했고 2020년엔 1만 6935건으로 증가했다. 가품을 판정 받고 환불 받는 절차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기에 소비자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피어오브갓 티셔츠 사례처럼 명품감정업체에서 가품을 제대로 판정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한다.​

 

이에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으로 리셀 제품을 자주 구매하는 A 씨는 “가품일 시 200%, 300% 보상한다는 내용은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검증 방식을 확신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가품이 유통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한 제품이 20여 개 되는데, 직접 정·가품 여부를 일일이 의뢰하는 게 더 어렵다. 시장이 성장한 만큼 플랫폼의 책임 강화와 소비자 구제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가품 판정과 관련한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희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명품 리셀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신뢰도다. 정·가품 시비는 플랫폼 시장의 성장에 바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정·가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이 급선무다. 또 정·가품 판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이 절차를 신속하게 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무신사는 해외 브랜드와 직접 거래하는 파트너십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검수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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