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케아 계룡점 입점이 무산되면서 ‘이케아 효과’를 기대했던 지역 주민의 실망감이 커졌다. 이케아 계룡점이 입점할 예정이던 충남 계룡시 대실지구 일부 아파트는 분양권에 붙었던 프리미엄 가격마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실망감 가득한 계룡시 “이케아 효과 기대했는데”
3월 28일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코리아는 계룡시에 건축허가 취소 신청을 하고, LH(한국토지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에 토지매매 리턴권(토지 반환으로 인한 계약금·원금 회수 절차)을 요청했다. 2016년부터 추진해온 이케아 계룡점 개점을 결국 취소한 것이다. 이케아코리아는 공동사업자와의 갈등,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 환경이 달라진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케아 계룡점 무산 소식에 계룡시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계룡시 대실지구 인근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이케아 입점 무산이 발표되고 지역 전체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지방에는 이케아가 없어 입점하면 경쟁력이 크지 않나. 이케아 입점으로 인해 외부 인구 유입도 클 것이란 기대감이 많았다”며 “이케아 입점이 취소되더라도 다른 상업시설이 들어오긴 하겠지만 이케아만큼의 파급효과는 없을 것 같아 실망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케아 계룡점이 들어설 예정이던 대실지구 아파트 분양권에 붙던 웃돈도 가격이 떨어졌다. 앞선 공인중개소 대표는 “이케아 입점이 취소된 후 전용면적 59㎡(약 18평) 기준 분양권에 7000만~8000만 원 붙던 프리미엄이 5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케아 입점이 물거품 됐으니 싸게라도 팔자는 사람들이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몰(mall)세권’의 인기가 높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전 대한부동산학회 회장,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사람이 모이는 곳은 부동산 가격도 오른다. 쇼핑몰이 생기면 사람들이 모여 상권을 형성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몰세권 효과로 손꼽히는 것이 ‘이케아’다. 이케아 입점은 부동산 시장에서 큰 호재로 꼽혀왔다. 특히 2014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이케아 광명점의 효과가 상당했다. 이케아 광명점 개장 후 광명은 분양 단지마다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2015년 경기도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광명이 손꼽혔고 연초 대비 연말에는 11%가량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했다.
#1호 광명점 제외하고는 ‘이케아 효과’ 미미
고양시 삼송·원흥지구는 이케아 고양점의 입점이 확정되면서 ‘미분양 무덤’의 오명을 벗었다. 개발 초기만 해도 미분양이 속출했지만 2013년 12월 이케아코리아 2호점이 고양시에 들어설 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미분양 물량이 크게 줄기 시작했다. 2012년 말 2964가구에서 2013년 말 3791가구로 미분양이 확대되던 분위기였지만 2014년 들어 감소세가 나타나며 2014년 2월 말 3155가구로 줄었다.
이케아 입점 기대감에 아파트 매매가도 상승했다. 삼송마을 동원로얄듀크아파트는 전용면적 84㎡(약 25평) 타입의 매매가가 2015년 1월 3억 8750만 원에서 2016년 3월에는 4억 2500만 원으로 올랐다. 2015년 9월 입주한 삼송아이파크 2차아파트의 전용면적 84㎡(약 25평) 타입 매매가도 4억 3500만 원에서 2016년 3월 4억 9750만 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입점 후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이 나타나진 않았다. 도래울센트럴더포레아파트 전용면적 84m²(약 25평) 타입의 경우 이케아 입점 전인 2016년 말 4억 3250만 원에 거래되던 것이 고양점 개점 후인 2017년 10월에는 4억 2250만 원에 거래됐고, 2019년 후반까지도 가격대가 유지됐다. 도래울센트럴파크도 전용면적 59m²(약 18평) 타입이 2016년 말 거래되던 3억 6750만 원의 가격대가 이케아 입점 후에도 변동 없었다.
이케아 기흥점(2019년)과 동부산점(2020년)의 경우 주변 아파트값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미미했다. 용인시 기흥구의 매화마을우남퍼스트빌은 전용면적 84m²(약 25평) 타입이 2017년 초 2억 원대에 거래되다가 이케아 기흥점이 문을 연 후 2억 500만 원으로 소폭 오른 정도였다.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도 있다. 매화마을우림홀인원 아파트는 이케아 기흥점이 문을 열기 전 전용면적 84m²(약 25평) 타입이 2억 2500만 원대로 거래됐으나 오픈 후인 2020년 1월에는 2억 500만 원, 6월에는 1억 9500만 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특별히 이케아가 문을 열고 나서 가격이 상승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오히려 이케아 기흥점이 생기고 차가 너무 막혀 인근 주민들이 교통난을 견디다 못해 이사를 많이 했다”며 “현재도 도로공사를 하고 있어 평일에도 정체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2020년 2월 문을 연 이케아 동부산점 인근의 동부산관광단지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아파트는 전용면적 84m²(약 25평) 타입이 2019년부터 3억 9000만 원대 매매가를 형성했다. 이케아 동부산점이 문을 연 후에도 3억 9000만 원대를 유지하다가 5월부터 4억 원대로 소폭 상승했다. 동부산뜨란채아파트도 전용면적 84m²(약 25평) 기준 2019년부터 3억 1000만 원의 매매가를 유지했고, 이케아가 들어선 후에도 가격 변동은 없었다.
서진형 교수는 “쇼핑센터 등의 상업시설이 열악한 지역의 경우 한두 개의 시설이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 특히 이케아 1호점이 들어선 광명시는 이케아가 국내에 들어선 초창기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동산 상승 효과가 컸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케아 이미지가 식상해지고 매장도 늘며 경쟁력도 떨어졌다. 이제는 이케아에 의해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등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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