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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증명] 메타버스 속 상표권, 과연 보호받을 수 있을까

가상세계 유사성과 거래 여부가 관건…관련 법 개정 논의 이뤄져야

2022.04.06(Wed) 14:19:56

[비즈한국] 기술이 발전하면서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새로운 가상세계가 우리 앞에 등장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 ‘유니버스(Universe)’를 결합한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아바타라는 가상주체가 가상화폐나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등으로 가상세계에서 가상상품을 거래하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거래시장도 열렸다. 

 

가상세계의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점차 연계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의 상품이 디지털 이미지화 된 가상상품으로 등장하거나, 향후에는 역으로 유명 가상상품이 현실세계의 상품으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의 상표 충돌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게 됐다.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새로운 가상세계가 현실화되면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의 상표 충돌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가상증강현실박람회 현장 모습으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박정훈 기자.

 

메타버스와 관련된 상표 침해 이슈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현실세계 상품이 디지털화 돼 거래되는 경우 발생하는 상표 침해 이슈와 상품의 거래 행위는 없지만 메타버스 내에서 유명 상표의 표시 행위로 나타나는 상표 침해 이슈다. 

 

우선 현실세계 상품을 디지털화 한 경우는 에르메스 버킨백을 메타버킨스라는 NFT로 판매한 사례와 스톡엑스라는 중고 상품 판매업자가 나이키 상표권자 동의없이 나이키 운동화 NFT를 판매해 나이키가 소송을 제기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표 분쟁에서의 핵심 쟁점은 디지털 이미지화 된 가상 상품을 실체가 있는 현실의 상품과 유사하게 볼 수 있는 지다. 현행 상표법상 현실세계의 상품과 가상세계의 상품이 유사하지 않아 상품 출처의 오인·혼동이 발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이키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최근 'Nike', 'Just Do It', 'Air Jordan', 'Jumpman' 등의 상표를 메타버스 관련 상품으로 지정하여 상표출원을 마쳤다. 지정상품으로는 다운로드 가능한 가상상품, 가상상품을 판매하는 리테일 스토어 서비스업, 가상상품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업 등이 포함됐다. 회사 동의를 구하지 않은 나이키 관련 가상제품이 가상세계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을 상표권으로 방지하면서, 현실세계에 있는 나이키 유명 운동화나 의류 등을 가상의 세계에서도 본격적으로 판매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나이키가 미국 특허상표청에 출원한 'Just Do It' 상표의 지정 상품. 자료=미국 특허상표청

 

다음으로 상품의 거래행위는 없지만 메타버스 내에서 유명 상표 표시 행위로 나타나는 상표 침해 이슈가 있다. 디지털 트윈과 같이 현실의 세계를 가상의 세계에 그대로 옮겨 놓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유명한 아파트 브랜드가 그대로 가상세계에서 사용되거나 유명 상점의 이름이나 이미지를 그대로 모방하여 표시되거나, 유명인의 인격 표지가 메타버스내에서 그대로 사용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된 상표 분쟁 판결이 미국 뉴욕 법원에서 있었다. 현실 세계의 군용차 ‘험비’와 유사한 디지털 험비를 콜 오브 듀티라는 가상현실 게임에서 사용해 상표 침해 소송이 열렸다. 판결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인정돼야 하고 사업 분야가 상이하다는 이유로 상표의 실제 침해가 인정되지 않았다. 

 

현실의 상표가 가상상품이나 가상상품 서비스에 별도 상표를 등록받더라도 가상세계에서 거래 활동 없이 표시된다면 법적으로 보호받기는 어렵다. 현행 상표법은 상표 침해 요건인 상표의 사용을 상품 등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상표를 표시한 상품 등을 양도 또는 인도하는 행위, 상품에 관한 광고 행위 등으로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가상세계에서의 상표 표시행위가 상표 출처를 표시하기 위한 행위로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에 가상세계에서 상표를 사용하더라도 현실 세계 상표권자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보호를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이 법이 적용되려면 해당 상표가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 주지하거나 저명하지 않은 상표는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서도 보호받기 어렵다. 

 

현재 메타버스 도래에 따른 상표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상표법이 정의하고 있는 상표의 사용과 관련해 가상세계에서의 상표의 사용 등을 포괄하는 보충적 일반조항을 포함시킬 수 있겠다. 또한 상표법상 침해와 관련해서도 현재 상품의 동일 유사가 전제되고 있는데, 비유사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상표 인지도나 거래실정 등을 고려해 수요자의 혼동 가능성이 있다면 침해로 인정될 수 있도록 상표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겠다. 법을 함부로 개정하면 이에 수반하는 혼란과 법적 불안정성이 문제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법은 그 존재 자체가 무의미 하고, 그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게 된다. 가상세계가 눈 앞에 다가온 만큼 관련법들을 진중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이 빠르게 전개될 필요가 있겠다. ​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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