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붕괴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사업 실적에 1754억여 원의 사고 손실을 반영했다. 현산은 향후 아파트 철거 및 재시공 범위를 세 가지로 나누고 이들 비용의 평균값을 손실로 잡았는데, 이같은 계산이 실제 손실과 맞아 떨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로 발생한 손실 1754억 7100만 원을 회계장부에 반영했다. 회사는 아파트 철거와 재시공 범위를 △붕괴 사고가 발생한 동 △붕괴 동이 속한 단지 △모든 단지로 나누고 이들 비용의 평균값을 손실금으로 추산했다. 향후 재시공 범위에 따라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당초 화정아이파크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2개 단지에 아파트 5개 동과 오피스텔 3개 동이 조성되고 있었다.
실제 손실 규모를 결정하는 아파트 재시공 범위는 일차적으로 안전진단에 달렸다. 건축 허가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는 건축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에 위반되는 건축물과 재난 발생 위험이 큰 시설에 대해 보수나 보강, 철거 등을 명할 수 있다. 앞서 서구청은 지난 2월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전체 동에 대한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현재 정밀안전진단을 준비하고 있다. 진단 결과를 종합해 화정아이파크 건물들에 대한 철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일단 붕괴사고가 일어난 동은 허물고 다시 시공하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건설안전과 관계자는 “철거 등 사고 현장에 대한 조치는 인허가 기관인 광주 서구청이 결정할 사항이다. 붕괴사고가 일어난 동은 현산 측이 자진해서 철거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된 것으로 안다”며 “나머지 동은 관할청이 전문 업체의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철거 명령 등 조치를 내리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붕괴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나머지 동이다.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앞선 긴급안전점검 결과 화정아이파크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나머지 7개 동의 건물 강도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들 건물도 벽과 슬래브 등에서 시료(코어)를 채취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현재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정밀안전진단과 무관하게 전체 동에 대한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들 요구도 재시공 범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광주 서구청 아이파크사고수습지원단 관계자는 “건물 철거 범위는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산정할 계획이다. 현재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분들이 안전진단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안전진단 일정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 사고가 난 201동을 포함한 전체 동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철거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이파크 붕괴사고 원인은 시공방법 변경과 동바리 조기해체에 따른 구조 안전 문제와 콘크리트 품질 부실로 지목된다. 동별로 건물 구조와 배치된 인력이 다르기 때문에 구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콘크리트는 같은 레미콘을 같은 시기에 사용해 붕괴동과 비슷한 품질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불안에 떠는 입주예정자의 재시공 요구가 재시공과 현산 손실 범위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재시공 범위가 최소 1개 동에서 8개 동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지만 재시공 범위별 손실 추계는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손실의 세부적인 금액까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면서 구조물 손상이 발견될 경우 추가적으로 손실을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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