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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플라스틱 컵 규제 시행…정작 배달음식 일회용품은 손도 못 대

1메뉴 당 플라스틱 용기 9.2개, 연간 1341.6개…다회용기 도입에 자영업자들 "비용·인력 부담돼"

2022.03.31(Thu) 16:30:02

[비즈한국] 국내 코로나 감염자 발생 3년 차에 접어들며 배달앱 사용과 온라인 택배 주문은 이제 일상이 됐다. 늘어나는 배달만큼 일회용품 사용과 쓰레기는 증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1년 서울시에서 사용되는 1회용 배달용기는 월평균 5400만 개에 달한다. 2월 23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달음식 1개 메뉴당 플라스틱 용기는 9.2개(73.9g, 1인분 기준)가 사용된다. 배달음식 이용자 1인당 플라스틱 배달용기 연간(주 2.8회 주문) 사용량은 1341.6개(약 10.8kg)에 이른다.​​ 전국 생활폐기물 역시 2019년에 비해 2020년에 비닐 쓰레기 10%, 플라스틱 쓰레기 18.1%가 증가했다. ​


음식 배달을 하고 있는 오토바이 모습. 코로나19 등으로 배달 플랫폼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일은 일상이 됐다. 사진=최준필 기자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자 환경부에서는 4월 1일부터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고, 6월 10일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일회용품 배달 용기와 택배 포장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책은 없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녹색연합은 “현재 (음식점)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은 1회용품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배달용기에 쓰이는 플라스틱 포장재 역시 재활용 의무나 재활용 비용도 부과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포장재 바뀌고 있지만 과대 포장 여전
새벽배송이 활성화되면서 과대포장에 대한 문제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작은 크기의 제품을 구매하면 몇 배 큰 상자나 비닐에 담겨 오기 일쑤다. 

3월 31일 쿠팡에서 배송된 치약 1개와 포장 비닐. 제품인 치약에 비해 포장 비닐이 10배 이상 크다. 사진=전다현 기자


이에 맞춤형 포장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현재 제품 포장은 배달 물품보다 과도하게 커 불필요한 쓰레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제품 크기에 따라 포장재를 맞춤 제작하는 방식으로 과대 포장 요소를 줄이는 접근법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포장재 크기만큼 재질도 중요하다. 최근 쿠팡, 마켓컬리 등 배송 업체들은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 3월 7일 쿠팡은 “배송에 불필요한 포장 80%를 줄였으며, 회수해 재사용이 가능한 프레시백(보냉백)과 아이스팩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 역시 과대 포장으로 비판을 받자 친환경 포장재로 교체하고 컬리퍼플박스(보냉백) 등을 도입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젤아이스팩이 쉽게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부분의 유통업체는 100% 물로 이루어진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추세다. 

쿠팡에서 로켓배송으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재사용 보냉백과 100% 물로 이루어진 아이스팩으로 포장해 배송된다. 사진=전다현 기자


그러나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을 제외한 대부분 제품에는 기존과 동일한 스티로폼·상자 등 포장재가 사용된다. 포장재 과대 사용 역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다. 특히 정부 정책과 무관하게 각 업체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확장성이 떨어지고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일부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아직 택배박스를 제작해서 공급하고 회수하는 사업은 없는데, 환경부에서는 최근 유통업체에 다회용 수송 포장재를 공급하고 회수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확장 여지가 있으며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회용기 배달 시스템, 확장될 수 있을까

일회용 배달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는 작년 10월부터 배달플랫폼 요기요와 함께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 활성화 사업’을 시행했다. 강남구 일대 음식점 100여 곳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사업은 음식점에 ‘다회용기 대여→수거→세척→재공급’ 전 과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이 사업의 확대 조짐이 보인다. 서울시가 대상 플랫폼을 확대해 4개사(요기요,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땡겨요)와 다회용기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서울시는 “음식점 500개 이상 규모로 강남구, 관악구, 광진구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요기요가 함께 시행한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 활성화 사업. 2021년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진=요기요


다회용 배달용기를 이용한 고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환경보호 취지와 더불어 일회용품을 처리하는 부담이 덜어지니 고객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회용기 배달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요기요 리뷰를 통해 “음식에서 플라스틱 냄새가 나는 게 싫었는데 다회용기를 쓰니 좋다”, “환경보호 취지에 알맞아 일부러 주문했다”, “다회용기 서비스 편리하고 좋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남겼다. 

다회용 배달용기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강남구 소재 음식점의 리뷰. 사진=요기요


그러나 매장 입장은 다르다. 다회용기를 사용했을 때 용기 대여비 등이 추가되고, 이를 관리하는 업무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다회용 배달용기 활성화 사업’에 참여한 강남구 소재 음식점 A 사장은 “음식점에서는 환경을 생각한다는 부분 빼고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다. 세척은 서울시에서 지원해주지만 용기 대여는 가맹점 몫인데, 비용이 일회용 용기에 비해 4배 정도 비싼 상황이다. 매장에 다회용기를 놓아둘 추가 공간이 필요하고,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단점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다회용 배달용기 활성화 사업’ 참여 의사에 대해 묻자 남양주시 소재 음식점 사장 B 씨는 “지자체에서 운영한다는 점은 좋지만, 용기 대여비가 더 비싸다면 굳이 참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단점이 더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자체 지원으로 운영되는 사업임에도 이점이 크지 않은 상황인데, 이조차 모든 지역에서 시행하지는 않는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강남 등 일부 구역 시범사업에 그칠 뿐더러 지역을 한정해 놓아 다른 지역 음식점은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공공배달앱 다회용기 시범사업 역시 일부 음식점만이 참여하고 있다. 음식점이 자체적으로 다회용 배달용기를 도입하려면 세척비까지 부담해야 하기에 자발적인 동참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2022년에는 전국 8개 지역에 다회용 음식배달 시법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다회용기 배달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는 내용은 없다. 이미 다수의 민간 세척업체가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끼어들기 애매한 상황이다. 전주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통합해서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홍수열 소장은 “다회용기 배달 시스템을 가능한 빠르게 도입해야 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음식 배달 소비 방식은 어쩔 수 없지만, 이에 따르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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