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특허청특별사법경찰, BTS 서울콘서트에 나타난 까닭

팬심 담긴 '비공식 굿즈'도 상표권 침해…기획사도 피해 최소화 나선다

2022.03.24(Thu) 17:38:33

[비즈한국] “아티스트가 곧 상표다” 4대 기획사 재무담당자의 말이다. 소속 아티스트가 회사를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상표 그 자체라는 것. 그중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핵심 그룹들의 굿즈는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빅히트, SM, YG, JYP 등 대형 기획사들은 2017년 이후 적극적으로 아이돌을 하나의 브랜드 삼아 상표를 출원,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사들의 ‘아이돌 굿즈(Idol Goods·아이돌 스타 관련 상품)’ 판매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굿즈 시장 활성화로 ‘덕질’의 종류와 방식이 다양해졌지만 상표권을 둘러싼 문제도 커졌다. 소위 ‘비공굿(팬들이 직접 만드는 비공식 굿즈)’의 상표권 침해 문제가 떠오르면서다.

 

하이브 등 주요 기획사는 아이돌 굿즈 사업에 한창이다. 이와 동시에 위조 비공식 굿즈가 성행해 특허청이 수사 및 계도에 나섰다. 지난 3월 10일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콘서트 현장. BT21 방탄소년단 캐릭터 상품들이 진열돼 있는 라인프렌즈 강남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연합뉴스, 박은숙 기자

하이브 등 주요 기획사는 아이돌 굿즈 사업에 한창이다. 이와 동시에 유사 비공식 굿즈가 성행해 특허청이 수사 및 계도에 나섰다. 3월 10일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콘서트 현장(위). BT21 방탄소년단 캐릭터 상품들이 진열돼 있는 라인프렌즈 강남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연합뉴스, 박은숙 기자


#콘서트장에 나타난 사법경찰…아이돌 제작 굿즈 계도

 

3월 10일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에는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이 등장했다. 이날부터 3일간 개최된 방탄소년단(BTS) 콘서트 현장에서 ‘BTS 굿즈’ 위조상품 거래를 단속하기 위해서다.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들은 대면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특허청은 대면 공연 재개 이후 굿즈 시장이 활성화되면 굿즈 관련 위조상품의 유통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단속에 나섰다.

 

특허청은 콘텐츠 위조상품이 광범위하게 유통되면 상표권자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삼섭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한류 콘텐츠 관련 위조상품 유통 방지를 위해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등과 협력해 상표권 침해행위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방탄소년단의 인기만큼이나 BTS 위조 굿즈도 많다. 포토카드, 텀블러, 달력, 포토북, 키링 등 종류도 다양하다. 2019년 9월 특허청 산업재산특별사법경찰은 BTS 굿즈 관련 위조상품을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유통한 도매업체 4곳의 관련자를 형사입건하고 상표권 침해 물품 7600여 점을 압수했다.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 관계자는 “아이돌 굿즈 위조 상품은 주로 인스타 등 SNS, 오픈마켓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등록된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상품법 위반으로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팬이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굿즈도 저작권, 상표권 등을 침해했다면 단속 대상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공식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굿즈(위)와 번개장터에서 거래되고 있는 아이돌 굿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번개장터 홈페이지


#‘팬심’ 담긴 ‘비공굿’은 팔아도 될까

 

아이돌 굿즈는 크게 공식 굿즈와 비공식 굿즈로 구분된다. 공식 굿즈는 회사가 공식 판매 채널을 통해 유통하는 MD(Merchandise·판매 목적으로 만들어진 각종 상품)를 통칭한다. 반면 비공식 굿즈는 판매자가 직접 제작해 만들어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번 현장에서 단속 건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도매업자가 이익을 노리고 위조 굿즈를 판매하는 사례가 적발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상표특별사법경찰은 상표법 위반인 것을 알면서도 위조 굿즈를 판매해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는 도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대신 비공식 굿즈를 거래하는 일반 팬들에게 위조상품 근절 계도 활동을 진행했다. 일반 팬들이 상표법 위반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팬심으로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는 경우, 위반 사실을 알리고 재발 방지에 보다 집중했다는 것이다. 산업재산보호협력국 관계자는 “단속해 수사를 진행하면 형사적으로 입건이 된다. 상표법 위반을 인지하지 못한 일반 팬들에게 가혹한 처사일 수 있어 일단 계도 활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엄밀히 말하면 ‘팬심’이 담긴 비공식 굿즈도 법 위반이다. 그룹명이나 아티스트의 이름을 이용하는 경우 상표로 등록돼 있다면 상표권자의 상표권을 침해하게 된다. 공식 로고, 타인이 촬영한 사진 등은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 카메라를 들고 아이돌의 스케줄을 따라 다니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직접 촬영하는 이른바 ‘홈마(홈마스터, Homemaster)’의 사진을 활용한 굿즈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자신이 직접 찍어 저작권이 해결됐다 해도 연예인의 초상권을 영리적으로 활용했다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하게 될 수 있어서다. 

 

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콘서트 첫날인 3월 10일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공식 굿즈를 판매하는 '온 스테이지'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소규모 위조 굿즈 거래도 온라인 모니터링 대상

 

이에 따라 특허청은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일반 팬들이 소규모로 제작해 유통하는 비공식 굿즈를 감시·관리하고 있다. 위조품 판매 게시글이 올라온 사이트에 홈페이지 제재 조치를 요청해 게시글을 내리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제재 이후에도 재판매가 반복될 경우 해당 판매자에 대해 증거를 수집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일반 팬들이 소규모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상품들도 단속 범위에 포함되는 셈이다.

  

상표권 침해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내 주요 기획사도 본격적으로 피해 최소화 방안을 찾고 있다. 하이브, SM, YG, JYP 등 4대 기획사는 지난 2월부터 3주간 특허청의 K팝 굿즈 집중 조사에 협력했다.

 

협회도 나섰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최근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에 유명인의 초상·성명 등의 재산적 가치를 보호하는 규정이 신설된 점을 고려해 해당 소속사의 상표권 및 유명 연예인의 초상권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허청은 단속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대규모·상습 판매자에 대해서 기획 수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핫클릭]

· 박도봉 알루코 회장, 2017년 매입한 성북동 자택 재건축 완공 코앞
· 신세계·롯데·현대백, 대형 M&A 본격화…'유통 빅3' 반격이 시작됐다
· 머지포인트 사태 집단분쟁조정 개시, 과연 보상 이뤄질까
·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논란, '높이 제한' 규제가 핵심
· “한국미술 발전을 위해” 2022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展 개막식 성황리 진행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