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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본 거대 유통그룹 이온, 한국미니스톱 매각 과정 '먹튀' 논란

3년 비공식 고용보장설·150%내 위로금에 직원 불만 고조… 로열티·매각대금 챙기고 한국 철수

2022.03.18(Fri) 09:58:16

[비즈한국] 일본의 거대 유통그룹인 이온이 편의점체인 한국미니스톱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면서 고용문제에 대한 입장 함구와 업계 관행을 크게 밑도는 매각 위로금 지급으로 ‘먹튀’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본 이온그룹은 올 1월 17일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 인수에 3100억여 원을 써낸 롯데그룹 지주회사 롯데지주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서 신세계그룹도 롯데와 경쟁했지만 인수 자금으로 2000억 원대를 써내면서 고배를 들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한국미니스톱을 시장 예상가격인 2000억~2500억 원에 비해 엄청난 고가로 인수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본 유통그룹 이온이 편의점체인 한국미니스톱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면서 고용문제에 대한 입장 함구와 업계 관행을 크게 밑도는 매각 위로금 지급으로 ‘먹튀’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진=비즈한국 DB


일본미니스톱을 운영하는 이온그룹은 한국미니스톱을 설립해 국내 진출 이후 지금까지 지급수수료(로열티)로 680억 원을 챙겨 갔다. 최근 몇 년 간 챙겨간 로열티는 매해 50억 원 이상이다. 

 

한국미니스톱 자본금이 254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온그룹은 롯데로부터 매각대금과 로열티까지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한국 시장을 완전 철수한다. 

 

문제는 이온그룹과 롯데가 한국미니스톱 직원 고용문제에 대해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직원들의 불안감이 깊어진다는 점이다. 

 

통상 기업 인수·합병(M&A)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 점유를 위해 기업 인수 희망 주체들이 피인수 기업 고용보장 조건을 제시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한국미니스톱 일부 직원들은 “고용문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롯데나 이온그룹 측의 입장은 듣지 못했다. 다만 노사협의회의를 진행해 사측으로부터 ‘3년 고용 보장’ 입장만 들었을 뿐이다. 사실 사측도 아는 게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측은 “한국미니스톱 인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와야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한국미니스톱 직원 고용 문제와 관련해 일본 측과 계약 내용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매각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사가 공개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이르면 이달 늦어도 오는 4월 중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국미니스톱 일부 직원들은 이온그룹 쪽에서 지급하기로 한 매각 위로금이 업계의 통상적인 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매각 위로금은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근로자들도 기여했다는 측면에서 회사를 매각할 때 주는 격려금이다. 국내법상 지급 근거가 없어 강제할 수 없지만 노조의 실사 방해나 파업 등으로 인한 기업 가치 훼손을 막고자 통용되고 있다. 매각 위로금 지급 주제는 일본 이온그룹 쪽이다. 

 

직원들은 매각 위로금으로 월 급여의 12개월 분을 요구했지만 이온그룹 측은 지급의 법적 의무가 없고 적자 등을 이유로 두 달여 가까이 결정을 미뤄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이달 11일을 전후해 이온그룹 측은 한국미니스톱에 최종적으로 근속 기간과 직책에 따라 월 급여의 100%~ 150% 미만으로 차등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최근 유통업계에서 진행된 인수합병(M&A) 매각위로금 규모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신세계에 인수된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는 연봉의 50%를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GS리테일에 인수된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현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말 매각 위로금으로 3개월 이상 근속 직원에게 월 고정급 200%에 근속공로금 등을 더해 지급했다. 

 

업종은 다르나 미국 보험사에 매각된 라이나생명은 매각위로금으로 기본급 800%를 지급했다. 

 

한국미니스톱 일부 직원들은 “노조가 없는 상황에서 통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이온그룹에 온라인 등 여러 방식으로 항의했지만 공식 답변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미니스톱 측은 “500여 임직원들에게 매각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개별차가 있어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 지급 시점은 딜 클로징(매각 절차 완료) 이후 1개월 전후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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