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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프리미엄' 가입하면 음원 서비스 공짜?…'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논란

국내 음원 시장 단숨에 2위로…공정위 "음원 플랫폼 업계 전반을 모니터링 중"

2022.03.11(Fri) 19:06:51

[비즈한국] 유튜브 뮤직이 국내 음원 시장 3강 구도를 깨고 멜론의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단숨에 판도를 뒤집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튜브 프리미엄과의 연계 전략이 있다. 유튜브는 광고를 제거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독할 경우 유튜브 뮤직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월 1만 450원으로 유튜브 뮤직의 음원뿐만 아니라 유튜브 내 방대한 양의 플레이리스트들을 음원 패키지처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음원 플랫폼과의 차별성으로 꼽힌다.

기존 3강 구도의 지각변동으로 음원 시장에 새로운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서비스 종류와 선택지가 늘면서 ‘리스너’들의 이용 경험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튜브 뮤직이 지니를 제치고 점유율 2위에 오르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음원 플랫폼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멜론 769만 명 △유튜브 뮤직 408만 명 △지니뮤직 398만 명 △플로 271만 명 △바이브 95만 명대다. 한 달에 몇 명이나 이 앱을 사용하는지 보여주는 MAU가 음원 플랫폼 점유율을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않지만 플랫폼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실질 지표다.

유튜브 뮤직은 이전 지표에서부터 위협적인 기세를 이어왔다. 2019년 1월 기준 유튜브 뮤직은 점유율 1.7%에서 2년 4개월 만에 17.6%로 급성장했다. 같은 기간 멜론 점유율은 8.2%포인트 감소했다.

전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등에 업은 유튜브 뮤직의 비결은 명확하다. 2022년 3월 기준 유튜브 뮤직의 한 달 구독료는 8690원이고 유튜브 프리미엄은 1만 450원이다. 한 달에 약 1800원만 더 내면 유튜브 프리미엄까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 국내 음원스트리밍 플랫폼의 이용료는 월평균 1만 원 내외다. 통신사 할인 등을 적용해도 7000원 안팎이다.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상황별 음악 플레이리스트 등을 이용할 수 있어 다른 플랫폼 대비 가격 경쟁력과 콘텐츠 차별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통합 구독으로 광고 없는 동영상 시청,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동영상 시장을 점령한 유튜브가 음원 시장까지 장악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몸집이 커지는 만큼 유튜브를 둘러싼 잡음도 늘고 있다.

#저작권료 들어오지만…창작자에겐 ‘글쎄’

 

“프리미엄을 쓰는데 혜택에 포함돼 있어 뮤직까지 이용 중이다. 외출 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스포티파이를 이용하지만 티비로 들을 때는 유튜브 뮤직을 주로 이용한다. 알고리즘이 잘 돼 있어 한 곡을 들으면 이후에 자동재생되는 곡이 잘 맞아서 만족한다(신 아무개 씨·29).”

“코로나19로 집에서 사람을 초대할 일이 많아지면서 유튜브 뮤직의 활용도가 올라갔다. 배경음악으로 에센셜(벅스의 플레이리스트 공유 서비스인 ‘뮤직PD앨범’의 공식 유튜브 채널)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틀고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면서 분위기를 즐긴다”(황 아무개 씨·​34).”​

유튜브에는 다양한 플레이리스트 채널이 존재한다. 단순 상황별 플레이리스트에서 더 나아가 ‘듣던 노래는 지겹고, 찾아 듣긴 귀찮아’, ‘방해하지 말아요, 침대에 누워서 여유롭게 들을 거야’, ‘인디음악으로 전하는 문학작품’ 등 감성적이고 구체적인 콘셉트를 겨냥해 이용자들의 청취를 유도한다. 이 수익은 영상을 편집하는 채널 주인이 아닌 저작권자에게 간다. 유튜브는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경우가 아닌 한 음악저작권을 인식해 원저작자에게 이익을 돌린다. ​

 


국내 음원 플랫폼은 유튜브와 달리 보수적인 제도 하에 있다. 이에 업계는 유튜브와의 경쟁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유튜브, 멜론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저작권이 보호된다고 해서 곡 창작자에게 ‘유튜브 내 플레이리스트 채널로 노래 듣기’가 마냥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는 국내 음원 서비스와 달리 한국저작권협회 등 음악저작권신탁관리단체 4곳에 한번에 몰아 비용을 정산한다. 노래 재생 1회에 대해 일정 금액을 계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영상 재생 횟수 중 해당 음악이 조회된 비율을 반영해 분배한다. 동영상과 음원이 다르게 계산되기 때문에 국내 음원사이트와 유튜브 저작권료 차이가 클 수 있다.

 

수익적 측면을 넘어 음원 소비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플레이리스트는 주로 ‘번들링(다양한 콘텐츠를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는 방식)’ 구성으로 짜여지는데 과거 ‘소리바다’ 등 음원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상업 음악 작곡가 A 씨는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리스너에게 한 번이라도 더 곡을 알릴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하지만 이름도 제목도 없이 재생목록 안에 포함돼 단순 소비되는 방식이 고착화된다면 창작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음원이 다시 공짜 또는 서비스와 같은 개념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다.

 

#순수 음원 플랫폼과의 ‘역차별’ 논란 

 

기존 음원 업계는 유튜브와의 경쟁에서 국내 기업이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원 플랫폼과 유튜브는 다른 기준을 적용받는다. 순수 음원 플랫폼이 좀 더 보수적인 제도 안에 있다”며 “(유튜브 뮤직 서비스 미포함)프리미엄 서비스만 이용하는 선택지는 만들지 않는 방식으로 이용자를 끌어들여 음원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유튜브는 음원 사이트와 수익 구조가 다르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원 플랫폼에 대한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멜론, 지니 등의 플랫폼과 유튜브, 애플뮤직 등 해외 기업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 스트리밍 상품에 대한 창작자 수익 배분 비율을 기존 60%에서 65%로 인상하는 안을 기존 음원 플랫폼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공정위도 유튜브의 시장 지배력 확대에 대해 견제하고 있다.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앱 결제, 포토 등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 사례가 있는 만큼 유튜브 뮤직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음원 플랫폼 업계 전반을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밝히면서 음원 시장 구도 변화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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