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국발 긴축 우려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리스크로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개별 악재까지 더해진 상장사들이 다양한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으나 약발은 미미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정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지만 워낙 변동성이 큰 장세로 인해 탄력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총 51개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7개 기업만이 자사주 취득 공시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7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할 때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해 경영권 보호와 주가 안정을 위해 기업이 자기자금으로 자기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먼저 카카오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한 감자(자본금 축소)에 나선다. 카카오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감자 사유를 밝혔다.
카카오의 결정은 문어발식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로 지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연초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매각 먹튀 논란으로 주가가 맥을 못추자 내린 대책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3년 간 잉여 현금 흐름의 5%를 현금 배당하고 10∼25%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겠다고 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24일 보통주 323만 9741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당일(24일) 종가(9만원) 기준 약 3000억 원 규모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 수 감소로 감자(자본금 감소) 현상이 나타나지만 주당순이익(EPS)과 배당금 증가 기대로 단순 자사주 매입보다 주가 부양에 효과적으로 평가받는다.
카카오의 주가는 올 1월 28일 장중 8만 22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52주 최고가인 17만 3000원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달 3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가는 9만 66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상장) 시장 최대어 중 하나였던 게임기업 크래프톤은 공모가(49만 8000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장병규 의장이 지난달 200억 원을 투입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코스피 상장 이후 52주 최고가인 58만 원을 찍은 후 주가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 52주 최저가인 24만 8500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장 의장은 100억 원을 들여 지난달 17일과 18일 각각 1만 8000주와 1만 8570주에 이어 22일부터 25일에 걸쳐 다시 100억 원을 들여 3만 5287주를 장내매수로 사들였다.
크래프톤 측은 “장병규 의장이 크래프톤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부양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 의장의 노력에도 크래프톤의 주가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지난해 실적으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3일 크래프톤 종가는 29만 8500원으로 여전히 52주 최고가의 절반 수준이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12.9% 증가한 1조 8863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이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에 비해 17.3%, 6.5% 감소한 6396억 원, 5199억 원을 기록했다.
직원의 2215억 원 회삿돈 횡령 사건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려 있다. 그러자 오스템임플란트는 6년만에 현금배당을 통한 주주친화정책을 제시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1035억 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낸 지난해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번에 1주당 300원의 배당을 실시하되 주주신뢰 회복과 책임경영 차원에서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 보유 주식(294만 8713주)과 자사주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이같은 결정은 상장폐지 심사를 고려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주주들의 신뢰 회복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발방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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