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각국 통화정책의 긴축 우려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충돌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고 규정하고 러시아를 향한 첫 제재 조처를 내리면서 현지시간 23일 뉴욕증시가 1~2%대로 일제히 급락했다. 24일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날 상승 폭을 반납하며 급락했다.
이처럼 금융시장 불안이 반복되면서 투자에 더욱 재미를 못 붙이겠다고 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 악재가 겹겹이 쌓이자 코스피가 갇혀버린 탓이다. 오죽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에 가지도 못했는데, 코로나19 확진자 수 10만 명을 먼저 찍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일단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며칠째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금융시장 등락을 결정짓는 핵심변수는 아닐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한 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된다고 해서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추세반전을 하고, 상승 추세를 재개해 나갈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긴축, 경기불안으로 인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2차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불안과의 싸움에서 버텨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번엔 위험을 대비할 수 있는 지표들을 소개한다. 우선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다. 이 지수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이용해 산출한 변동성 지수로, 기초자산의 미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코스피가 급락할 때 이 지수가 상승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VKOSPI는 23일 24.07을 기록했다. 연초 1월 24일 21.48로 올해 처음 20선을 돌파한 뒤 2월 9일과 10일 이틀을 제외하고 20선에 계속 머물러있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폭락해 1430선까지 내려갔던 2020년 3월 19일에는 69.24까지 치솟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비슷하게는 미국 주식시장에 VIX(Volatility Index)지수가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을 수치화한 것이다. 증시가 크게 움직일 때 수익률이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지수가 치솟을 때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
CNN비즈니스에서 만든 공포와 탐욕지수(Fear&Greed Index)도 있다.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표, 즉 시장모멘텀, 정크본드 수요, 시장 변동성, 안전자산 수요 등 7개의 지표를 종합해 시장에 내재한 공포심과 낙관의 상대 강도를 나타낸다. 0으로 갈수록 공포를 나타내고, 100으로 갈수록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그림으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할 때 한 번씩 살펴보는 것도 좋다.
공포지수와 관련한 상품이나 금 등의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결국 인내와의 싸움이다. 증시 바닥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동계 올림픽이 끝난 이후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2월 물가 지표 등 확인해야 할 허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슈들은 많지만 극단적 상상에 의한 스트레스에는 내성이 좀 생긴 것 같다”며 “하나씩 확인하다 보면 지수는 저점을 계속 높여갈 것”이라고 했다.
“1930년대 강원도 산골 마을. 응칠은 전과 4범으로 만무방이다.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박과 절도로 일확천금을 꿈꾼다.” 김유정은 ‘만무방’을 통해 식민지 농촌사회의 피폐함을 드러냈다. 예나 지금이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은 팍팍한 삶에서 한 줄기의 희망일지도 모른다. 로또 명당이라고 소문난 서울시 노원구의 한 판매점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고, IPO대어가 뜨면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도 어쩌면 고된 하루를 이겨내기 위함일지 모른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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