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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 회장, '교회 인연' 사외이사 잇단 선임 추진에 적절성 논란

김 회장과 함께 학교법인 이사회 활동한 인물들…사측 "적법한 절차 따랐다"

2022.02.24(Thu) 09:33:30

[비즈한국] 일감 몰아주기 제재, 엔에스쇼핑(NS쇼핑) 자회사 편입 등 잡음이 이어진 하림그룹이 계열사 사외이사 선임을 앞두고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독립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외이사 자리에 종교를 통해 친분을 다진 인물들을 잇달아 기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지난해 공정위 제재와 수직적인 계열사 흡수 등으로 그룹 지배구조의 단면을 드러낸 데 이어 의사결정 권한에도 지배력을 앞세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하림그룹이 김흥국 회장과 종교적 인연이 있는 인사들을 ​계열사 사외이사에 ​연달아 기용하려 해 적절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서초구 하림지주 사옥. 사진=고성준 기자


#김흥국 회장과 함께 기독계열 학교법인 이사로 활동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지주의 자회사 팬오션은 다음 달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기독교계 인사 홍순직 씨(75)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계열사 엔에스쇼핑도 다음 날인 3월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목사 출신 장덕순 씨(70)​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두 사외이사 후보는 김홍국 하림 회장과 종교적 인연을 가진 인물이다. 홍순직 후보는 전주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전주대학교는 전주비전대학교와 함께 학교법인 신동아학원(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운영하고 있다. 장덕순 사외이사 후보는 한일장신대학교 이사장과 전주대학교 이사 출신이다.

 

눈에 띄는 점은 김홍국 회장도 홍순직 후보, 장덕순 후보와 함께 모두 신동아학원의 이사로 활동했고 재직 기간이 겹친다는 점이다. 특히 김 회장과 장 후보는 현재 재직 상태다. 현재 8명으로 구성된 신동아학원의 이사진 명단에는 김 회장과 장 후보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17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이고, 장 후보는 2018년부터 내년 7월까지가 임기다. 홍 후보는 전주대 제15대 총장 선임 6개월 만에 전주비전대 총장 재임 당시 교육부 감사에서 회계부정이 적발된 것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퇴진 압박을 받고 지난 2월 불명예 사임했다.

 

장덕순 후보는 김 회장이 장로로 있는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의 목사로도 있었다. 장 후보는 2001년 3월 이리신광교회 제6대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지난 1월 16일 은퇴예배를 끝으로 목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홍국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모태신앙인 김 회장은 이리신광교회에서 장로직을 맡고 있으며 기독교 행사 기념 예배 강사로 나서는 등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종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해상충 우려…전문성·독립성에 물음표

 

사외이사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대주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외부 전문가들을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투자자들의 이익 보호와 함께 경영감시를 통해 견제, 공정한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 원칙적으로 사외이사에는 해당 기업의 대주주, 주요 주주, 임직원과 관계인이 선임되지 못한다. 경영에 대한 견제 수단인 만큼 독립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종교인이 기업의 사외이사가 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회장과 사적 친분을 가진 종교인을 자회사 사외이사로 삼는 것은 독립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림그룹은 오너의 책임 경영과 수직적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김홍국 회장은 공정위로부터 아들 김준영 씨(30)가 지분 100%를 보유한 동물용 약품제조사 ‘올품’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김 회장이 아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후 하림 계열사들이 정상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올품과 거래하게 해 부당 이득을 챙기도록 도왔다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상장사였던 엔에스쇼핑을 상장폐지하고 하림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룹의 캐시카우로 자금 수혈을 담당해온 엔에스쇼핑을 지주사로 흡수해 ‘양재동 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의 개발이익을 지주사의 몫으로 취하기 위한 행보라는 점에서 임직원과 개인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그동안 지역 기반 인사 다수를 사외인사로 기용해온 하림그룹은 이번 사례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하림 사옥. 사진=하림그룹 제공


그동안 그룹의 핵심 계열사 (주)하림은 김 회장의 고향이자 그룹의 근거지인 익산 인근 지역 인사를 사외인사로 세웠다. 주요 운영 사항들을 지역 내 사정기관과 긴밀히 논의하고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이들이 적임자라는 시각도 있지만, 홍 후보와 장 부호의 경우에는 거리가 있다. 

 

장 후보는 목사직을 20년 넘게 수행한 전문 종교인이고, 홍 후보는 전주비전대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특별상여금 부당수급, 법인카드 사용 논란으로 교육부로부터 중징계 요구를 받은 바 있다.

 

하림그룹은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한 적절성, 독립성 우려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진행한 건이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일축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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