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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 건설사 중 7곳, 건산법 위반으로 행정처분

포스코·현대엔지니어링 인명사고로 영업정지, 롯데 하도급 허위계약으로 과징금 1억 6000만 원

2022.02.23(Wed) 14:51:00

[비즈한국]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로 시공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 7곳이 지난해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건설사는 공사 서류를 작성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해 과태료·과징금 처분을 받았고,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형건설사가 건설공사의 적절한 시공을 도모하고자 제정한 최소한의 규칙조차 공공연하게 어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사진)로 시공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 7곳이 지난해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임준선 기자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대형 건설사 중 현대건설,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등 7개 건설사가 지난해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대형건설사 행정처분은 수위별로 영업정지 2건, 과징금 4건, 과태료 21건, 시정명령 1건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과 디엘이앤씨, 에스케이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행정처분 사례가 없었다.​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각각 서울시와 경상북도로부터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 두 회사가 공동으로 참여한 남양주시 진접선(지하철 4호선 연장선​) 공사 현장에서 ​2016년 6월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고로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자체는 건설사업자가 중대재해를 일으키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두 회사는 현재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내고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벌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하도급계약을 허위로 통보해 서울시로부터 과징금 총 1억 60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이 회사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중앙지사의 열원시설 공사과정에서 총 4개 하도급계약을 ​발주자에게 ​거짓으로 알렸다. 서울시 건설혁신과 관계자는 “통상 하도급율 82% 이상을 정상 하도급으로 보는데, 롯데건설이 이 비율을 맞추고자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각각 과징금 4000만 원을 부과했다”고 전했다.

 

하도급율은 하도급금액이 도급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하도급율이 낮을수록 원도급사가 가져가는 이윤이 많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관급공사에서 하도급금액이 도급금액 대비 82%를 미달하면 발주기관은 하도급계약의 적정성을 심사해야 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하도급율을 낮추면 원도급사 이윤이 많이 남는 대신 하도급업체 공사비가 줄어들어 부실 공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 5곳은 건설공사대장을 통보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통보해 지자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현대건설 11건(총 2400만 원), 현대엔지니어링 5건(370만 원), 지에스건설 1건(50만 원), 포스코건설 1건(100만 원),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1건(200만 원) 등이다. 롯데건설은 건설공사대장을 통보하지 않아 서울 서초구로부터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고,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은 하도급계약을 발주처에 통보하지 않아 지자체로부터 각각 과태료 60만 원, 100만 원 처분을 받았다.

 

건설공사대장은 공사내용과 도급계약, 공사대금, 하수급인 현황, 공사참여자 현황 등 건설공사와 관련된 내용을 종합적으로 작성한 서류다. 건산법에 따라 건설공사 도급계약을 맺은 건설사는 건설공사대장 기재사항을 건설산업정보망을 이용해 통보해야 한다. 통보된 공사 정보는 발주자뿐만 아니라 정부가 도급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모니터링할 목적으로 관리한다. 

 

국토교통부 건설안전과 관계자는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해빙기와 우기, 동절기에 국토부 차원에서 건설 현장의 시공, 안전관리, 품질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점검 과정에서 건설산업기본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하면 업체를 상대로 행정처분을 하도록 지자체에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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