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테마파크 아르바이트는 20대에게 인기가 높다. 롯데월드는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뽑은 ‘가장 일하고 싶은 곳’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 알바몬에서 10~20대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대학 진학을 앞둔 김다해 씨(20·가명)는 “테마파크에서 일한다는 것에 환상이 있다. 기회가 되면 꼭 (테마파크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마파크 아르바이트생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많은 손님에 휴식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근무시간도 일정하지 않다는 후문이다. 근무 준비 시간 역시 오래 걸린다. 실제는 ‘환상’과 거리가 있었다.
테마파크 특성상 머리부터 발끝까지 코스튬 착용은 ‘기본’이다. 일하는 곳에 따라 제공해주는 복장을 착용하고 얼굴에 반짝이를 붙이는 등 신발부터 머리까지 모두 규정에 맞춰야 한다. 긴 머리는 양 갈래로 따거나 머리망을 해야 하는 규정도 있다. 문제는 커피점 유니폼 등 일반적인 근무복장에 비해 환복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옷 갈아입는 시간은 통상 10~15분 정도. 근무가 끝난 후 갈아입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20~30분이 걸린다. 그러나 이 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2020년까지 에버랜드에서 근무한 김지연 씨(가명‧23)는 “출근 전에 옷 대여 및 착용, 메이크업 등을 모두 완료해야 했다”며 “일부 부서에서는 직원 아침 조회 때 메이크업과 기념품 액세서리를 잘 꾸몄는지도 점검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어트랙션(놀이기구 담당) 부서는 하루 전날 스케줄을 공지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로 운영돼, 근무시간대도 매번 다르다. 이러다 보니 실제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하루를 통째로 비워야 하는 구조다. 박하연 씨(가명‧20)는 “가장 힘든 부분은 체력 관리”였다며 “출퇴근 시간이 매일 달라서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렸고, 오전 9시에 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일하는 날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불법 파견 노동?…파트너사 아르바이트생 실태
파트너사 직원은 롯데월드의 ‘직원 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4개월간 롯데월드 파트너사 TGI프라이데이에서 일한 해빈 씨(가명‧22)는 “롯데월드 직원 교육영상을 이수해야 했고, 이 시간은 업무시간으로 산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르바이트생 고충은 누가 들어주나
테마파크는 노동조합이 없거나 있더라도 아르바이트생은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롯데월드 노동조합에 문의해보니 “정규직만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에버랜드는 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 위원을 둔다고 명시했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임기 3년의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두고 있지만,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6개월 근속이 대부분이라 인지도가 낮을 수 있다”는 에버랜드의 설명이다.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김경수 노무사는 “코스튬 복장 착용 등 업무를 하기 위해 반드시 소요되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역시 계약서 내용대로라면 1개월 치 근로시간이 한 번에 나와야 한다. 전날 근로시간을 통지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트너사 직원에 대한 업무 지시 역시 불법 파견 논란으로 번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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