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15일 오전 8시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발인식이 있었다. 지난 11일 76세를 일기로 별세한 구 회장은 발인 후 광주공원묘원에 안치됐다. 그는 2004년 L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했을 때 LS전선과 LS산전 초대 회장을 맡아 그룹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구자홍 회장은 1946년 12월 11일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 졸업 후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 미국 유학을 선택해 1973년 3월 프린스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약 6개월 후 LG상사에 입사해 9년 동안 홍콩지사장, 싱가포르지사 본부장을 역임하며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 해외사업본부 상무로 승진했다. 2002년엔 LG전자 회장까지 승진했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삼형제는 2004년 LG전선, LG산전, LG니꼬동제련 등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LS그룹을 설립했다. 이후 구자홍 회장은 LS산전, LS전선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8년 설립된 지주회사 LS의 회장까지 맡았다.
구자홍 회장은 9년 동안 LS그룹을 이끈 뒤 2013년 1월 사촌동생 구자열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의 회장직과 LS산전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창업 1세대의 뜻인 ‘사촌형제 공동경영’을 따른 것이다. 구자홍 회장의 뒤를 이어 구자열 회장도 올해 구자은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구자홍 회장은 LS그룹 출범 후 인수합병, 해외 진출 등에서 성과를 올렸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LS그룹은 매출 4배, 영업이익 3배가 증가해 재계 13위로 성장했다.
구자홍 회장은 2015년 3월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 복귀했다. 2014년 11월 별세한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다만 사업 부문은 맡지 않고 중장기 전략 검토 등 상징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자홍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보유 주식을 점차 매각했다. 2019년 구자홍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소유하던 LS 지분 15만 주를 매각해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 자손들에게 증여했다. 2021년에는 LS전선아시아 주식 22만 8000주(18억 원 규모)를 처분했고, LS 주식 70만 주(500억 원 규모)를 여덟 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구자홍 회장의 LS 지분율은 2.23%에서 0.06%로 낮아졌다. 당시 매각 이유에 대해 LS그룹은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이 있었다. 돈이 필요한 시점에 시세가 나쁘지 않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구자홍 회장 자녀인 구나윤, 구본웅 씨도 예스코홀딩스와 LS 주식을 처분해 구자홍 회장 일가의 그룹 지배력은 약해졌다. 두 사람은 사촌이나 육촌과 다르게 LS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장남 구본웅 씨는 벤처투자회사인 포메이션8그룹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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