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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소경제 ETF' 첫 상장, 투자 포인트는?

탄소 중립 기대감 높지만 걸음마 단계…수익성 확보는 '장기전' 될 듯

2022.02.17(Thu) 16:17:28

[비즈한국]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면서 탄소 중립은 필수 과제가 됐다. 세계 각국이 탈탄소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기존 에너지를 친환경·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수소는 그 중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원 중 하나다. 수소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수소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화석 연료처럼 특정 지역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점도 주목받는 대목. 탄소 중립 물결이 ‘수소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발 빠르게 수소 투자 상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2021 수소모빌리티+쇼’.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 넘어가면서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의 주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우리나라 최초로 글로벌 수소경제 ETF 상장

 

지난 15일 국내 증시에 수소·전기차 관련 글로벌 ETF가 신규 상장했다. ‘KBSTAR 글로벌 수소경제 Indxx(KB자산운용)’, ‘ARIRANG 글로벌 수소&차세대 연료전지 MV(한화자산운용)’, ‘KINDEX G2 전기차&자율주행액티브(한국투자신탁운용)’ 등 3가지다. 국내서 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ETF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TAR 글로벌 수소경제 Indxx는 수소 저장과 공급 등 밸류체인산업 분야 글로벌 기업 상위 30개로 구성했다. 수소 관련 비즈니스 매출이 50% 이상인 곳이 우선 편입됐다. KB자산운용은 수소경제 상품을 갖추는 데 적극적이다. 2021년 2월 업계 최초로 ‘KB 글로벌 수소경제 펀드’를 출시했고, 10월엔 국내 수소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 fn수소경제테마 ETF’를 상장했다. KB자산운용은 이번 글로벌 수소 ETF를 내면서 수소경제 라인업을 완성했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글로벌 수소&차세대 연료전지 MV는 수소를 생산·저장·운송·충전 등을 하는 글로벌 기업 25~30개로 구성됐다. 매출의 50% 이상이 수소 또는 수소연료전지 프로젝트에서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인데, 연료전지 관련 기업의 비중이 높다. 국내 기업에선 발전용 연료전지 전문 개발 기업 두산퓨얼셀이 포함됐다.  

 

그렇다면 수소 투자는 정말 메리트가 있을까. 일단 수소경제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탄소 중립으로 수소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각국에서 수소 산업 육성과 관련 정책 수립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주요국 수소경제 동향 및 우리기업 진출전략’ 자료를 통해 세계 수소 생산시장 규모는 2025년 2014억 달러(약 241조 원), 저장시장 규모는 2024년 182억 달러(약 22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만일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 이뤄진다면 글로벌 수소 소비량은 2030년 1억 4000만 톤, 2050년에는 무려 6억 6000만 톤까지 늘어 전체 에너지 수요의 22%까지 차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2018년 8월 수소를 3대 투자 분야로 선정하고,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2040년까지 수소차 생산량을 620만 대로 늘리고 수소 충전소 1200개를 구축하며, 연간 526만 톤의 수소를 공급하는 등 수소차·연료전지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다. 2020년엔 수소경제 추진체계와 지원책 등을 담은 법안을 제정했다.

 

탄소를 아예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기술은 여전히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에서도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럽은 EU 차원에서 수소경제 관련 정책을 마련했고, 각국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유럽 청정수소 연맹’을 출범했다. 수소 생산 세계 2위 국가인 미국은 수소 생산에서 100% 자급을 목표로 친환경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연료전지 기술 개발, 수소전기차 산업 육성 등을 목표로 하는 ‘제조2025’ 정책을 수립했다. 수요량은 2050년까지 500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제야 인프라 구축 단계…갈 길 먼 수소경제

 

여러 장밋빛 전망에도 수소 투자로 유의미한 수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기약 없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탄소 중립 목표가 2030년, 2050년 단위로 설정된 데다 수소 산업이 잠재력으로 뜨는 만큼 관련 기업이 실적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려서다. 운용사가 수소 ETF를 장기투자 상품으로 추천하는 이유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 사업 본부장은 “세계 주요국의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는 만큼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수소 관련 기업과 동향을 꾸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며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필연적인 흐름으로, 개별종목보다는 관련 ETF에 투자해 장기 분산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수소 기업의 주가는 불안정하게 움직인다. 미국의 대표적인 수소 연료 전지 개발 기업 플러그파워의 주가는 지난해 1월 26일 73달러대를 기록했지만, 3개월 만에 28달러대로 급락했다. 올해 초에도 등락을 반복하다 현재는 23달러까지 내려앉았다.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제조업체로 수소 연료 전지를 생산해 주목받은 블룸에너지도 마찬가지다. 블룸에너지 주가는 지난해 11월 8일 35달러까지 올랐지만 곧 하락세를 타더니 지난 16일에는 19달러대로 떨어졌다. 

 

아직 수소 산업이 개화 단계라는 점도 투자 시 주의할 부분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백영순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지금 수소 산업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다. 생산-운송-저장-활용의 체인에서 필요한 기술이 많다.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그린 수소’ 생산도 기술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시점에선 유럽 정도만 앞서 있다. 탄소 중립 때문에 수소경제나 산업을 향한 기대감은 크지만, 관련 기업들이 수익구조를 갖출 만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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