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나라 시공능력평가 1‧3위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지에스건설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주택 사업보다 공정 위험이 큰 플랜트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탈석탄 정책 등 부정적 변수를 맞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10조 9890억 원, 영업이익은 52.7% 감소한 2510억 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5000억 원을 밑돈 것은 제일모직과 합병 직후인 2016년(343억 원) 이후 처음이다.
실적 부진은 단일 플랜트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분기 강릉 안인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서 약 2000억 원 규모 비용을 장부에 반영했다. 2018년 5월 수주한 이 현장은 친환경 공정과 탈석탄 관련 민원으로 그간 시공에 차질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 석탄 관련 투자와 시공, 트레이딩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적은 다행히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13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4분기 영업이익 133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일회성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와 하이테크 공정 호조 등에 힘입어 (4분기 실적이) 빠르게 정상화됐다”고 평가했다.
지에스건설도 상황도 비슷했다. 지난해 지에스건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7% 감소한 9조 366억 원, 영업이익은 13.9% 감소한 646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2018년 영업이익 1조 649억을 기록하며 현대건설에 이은 건설업계 두 번째 ‘1조 클럽’에 가입했지만 이후 3년째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에스건설 실적 부진도 플랜트 부문 일회성 손실이 반영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플랜트 부문 축소를 위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1000억 원, 3분기 바레인 LNG터미널 현장 정산 문제로 140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다. 4분기에는 알제라 카이스(260억 원) △안양‧포천 열병합발전소(570억 원) △싱가포르 T301 프로젝트(440억 원)에서도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부문과 달리 플랜트 부문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플랜트 주 기기가 심장이라면 배관 등은 혈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들 중 하나라도 작동을 하지 않으면 전체 공정에 문제가 생긴다. 이런 문제는 시험 운전을 시작하는 공정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발견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부문에 비해 공정 위험이 큰 플랜트 부문이 코로나19와 탈석탄 정책 등 외부 변수를 맞으면서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안인석탄화력발전소는 사실상 삼성물산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장이고, 지에스건설은 플랜트 부문을 축소, 주택과 신사업 부문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실적 부진은 말 그대로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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