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기업들에게 유튜브 크리에이터(유튜버)·셀럽과의 협업이 인기몰이다. 상품·기업을 홍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사 상품을 사용해본 뒤 느낀 후기 등을 콘텐츠로 만드는 방식뿐만 아니라, 유튜버·셀럽과 협업을 통해 제품을 내놓는 경우도 등장했다.
하지만 커지는 유튜브 시장만큼이나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특히 유튜버·셀럽을 통한 홍보 마케팅에 대해서는 ‘초대박’이 날 수도 있지만,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1. 프레시지가 130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와 협업한 국수 밀키트 2종을 출시했다. 이번 출시 제품은 박막례 비빔국수와 박막례 국물떡볶이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팬덕트(Fan+Product) 제품이다. 박막례 할머니의 밀키트 제품들은 유튜브 채널에서 박막례 할머니가 소개한 레시피를 직접 구현해보고 싶다는 팬들의 제품화 요청에 따라 출시됐는데, 배달의민족 쇼핑라이브 방송 완판 행진 및 누적 최다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2.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는 유튜버을 통해 게임을 홍보한 것이 되레 독이 됐다. 최근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가 연이어 실패하는 과정에서 엔씨는 유저들의 불매운동을 겪었는데, 유명 게임 유튜버 ‘난닝구TV’가 ‘블소2’ 홍보에 참여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광고 계약을 해지했다. 구독자 123만 유튜버 ‘침착맨’(만화가 이말년)은 ‘리니지W’ 광고 콘텐츠를 게재했다가 ‘싫어요’ 2만 3000개, 6000여 개의 비난 댓글이 쏟아져 해명 방송을 진행했다.
#3. 국내 굴지의 가전제품 기업 A 사는 야심 차게 준비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100만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버 B 씨에게 협찬·홍보를 제안했다. 제품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하는 B 씨가 리뷰를 해주면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 판단한 것. 하지만 영상에서 다뤄도 되는 것과 안 되는 지점의 가이드라인을 놓고 B 씨와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감정만 상한 채 계약은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책임 소재를 놓고 소송까지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유튜버·셀럽이 브랜드나 제품의 특징이나 장점을 단순하게 다루는 브랜드 콜라보부터 기획 PPL, 라이브 PPL, 혹은 사진 1~2장 정도를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는 제품·브랜드 소개까지 마케팅 기법은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재의 경우 유튜버나 셀럽을 통한 마케팅이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효과를 두고는 의견이 나뉜다. 한 홍보 마케터는 “유튜버·셀럽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의 경우 비용이 적으면 수백만 원, 많으면 수천만 원이 들어간다”며 “금액이 부담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효과가 정말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에 기업도 이제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A 사-B 씨의 갈등 과정에 자문으로 참여한 변호사는 “유튜버 등의 영향력이 크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일처리 방식이 깔끔하지 못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는 게 특징”이라며 “유튜버나 셀럽에게 부정적인 문제라도 발생한다면 더더욱 대응이 힘든 것도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부 상품의 경우 론칭 전부터 유튜버와 협업할 정도로 유튜버를 통한 마케팅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유튜버·셀럽을 통한 마케팅이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해당 유튜버의 이미지가 변하는 것에 제품도 영향을 받아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더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전문 유튜브 채널을 고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토포스트’는 2020년 7월 제보내용을 중심으로 현대차의 부당해고와 잘못된 조업관행을 비난하는 영상을 게재했지만, 제보자와의 통화내용을 공개한 형태의 이 영상은 사실이 아니었다. 현대차는 ‘오토포스트’ 측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고, 검찰 수사 결과 제보자는 현대차 직원이 아니라 협력업체에서 한시적으로 파견한 외부 인력이었고, 제보 내용도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앞의 변호사는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이 마케팅 수단이 되었지만, 동시에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콘텐츠를 만드는지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며 “유튜버의 콘텐츠가 문제가 돼 이뤄지는 소송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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