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이 두 자녀에게 증여한 강원도 영월군 별장을 윤 전 회장 개인회사에서 재매입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다. 윤 전 회장이 내부거래를 통해 두 자녀에게 수억 원대의 용돈을 안겨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 전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아들이자 지주사 대웅의 최대주주(11.61%, 674만 8615주 보유)로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는 갑질 의혹이 불거져 2018년 8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윤재승 전 회장은 2003년 9월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남승우 풀무원재단 상임고문(당시 풀무원 대표이사), 이춘기 참좋은병원 명예원장(당시 서울대 의대 교수)과 함께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토지 9필지(4937㎡, 1493평)를 사서 이듬해 12월 별장 세 채를 나란히 지었다.
윤 전 회장 4필지(2054㎡, 757평평), 남 고문 1필지(754㎡, 228평), 이 원장 2필지(1513㎡, 458평)는 각각 단독 명의로 보유했고, 토지 2필지(616㎡, 186평)는 윤 전 회장과 이 원장이 공동 명의로 보유했다. 2004년 3월 윤 전 회장은 토지 1필지(650㎡, 197평)와 이 원장과 공동 보유하던 토지 지분을 남 고문에게 매각했다. 윤 전 회장의 별장은 지상 2층 규모로 건물 연면적이 146.69㎡(44평)이며, 개별주택공시가격은 1억 1900만 원(2021년 1월 기준)으로 확인된다. 윤재승 전 회장은 이 별장을 2008년 7월 두 자녀에게 증여했다.
그런데 윤 전 회장이 욕설 파문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다음 해에 그의 개인회사가 이 별장을 다시 사들인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다.
부동산 등기부에 따르면 윤 전 회장은 별장 건물(146.69㎡, 44평)과 부지(1558㎡, 471평)를 2008년 7월 아들과 딸에게 2분의 1 지분씩 증여했다. 그런데 2019년 11월 윤 전 회장의 개인회사 블루넷이 이 별장을 3억 802만여 원에 매입했다. 블루넷은 윤 전 회장이 53.08%(9만 8000주), 아내가 10.35%(1만 9116주), 아들이 6.56%(1만 2107주)를 보유한 윤 전 회장의 개인회사다.
윤 전 회장이 두 자녀에게 별장을 증여한 2008년 7월 아들은 만 15세(1993년 4월생), 딸은 만 12세(1995년 11월생)였다. 따라서 윤 전 회장이 미성년자인 두 자녀를 대신해 증여세를 납부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전 회장 개인회사에서 이 별장을 매입하면서 두 자녀에게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안겨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또 윤 전 회장 일가가 이 건물을 별장으로 활용한다는 동네 주민의 증언이 보도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윤 전 회장은 사적으로 이용하는 건물을 구입·관리하는 데 회삿돈을 쓴 셈이다.
이와 관련해 비즈한국은 대웅제약 측의 입장을 듣고자 대웅제약 홍보팀에 25일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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