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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도 카카오처럼' 상표로 본 당근마켓의 플랫폼 전략

게임·라이브·여행 등 신규 상표 대거 출원…중고거래 넘어 플랫폼 기업 도약 노리나

2022.01.25(Tue) 15:09:20

[비즈한국] 지난해 국내에서 페이스북보다 더 자주 방문한 앱으로 꼽힌 ‘당근마켓’이 지역 커뮤니티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 거래 앱인 당근마켓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도 다양한 서비스와 관련된 상표를 대거 출원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총 2270억 원의 투자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흑자를 낸 적이 없어 수익화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는 걸로 보인다. 상표 출원 현황을 기반으로 올해 당근마켓이 나아갈 방향을 추측했다(관련기사 공구, 중고차, 구인구직…상표로 살펴본 당근마켓 사업 다각화 전략)​. ​

 

#당근페이·커머스 준비…조용한 서비스 확장

 

당근마켓은 지난해 10월 28일 당근마을, 당근머니, 당근포인트, 당근지도, 당근캐시, 당근채팅, 당근이웃, 당근스토어, 당근패밀리, 당근프레시, 당근지갑, 당근커머스, 당근카페 등에 대한 명칭의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당근채팅의 경우 09류(스마트폰 앱), 35류(광고 및 홍보업), 38류(온라인 대화서비스 제공업)으로 출원하는 등 상품분류도 광범위하게 설정했다. 

 

올해 1월 11일에도 당근미니, 당근게임, 당근라이브, 당근심부름, 당근예약, 당근여행 등으로 상표를 출원했다. 당근라이브의 경우 09류(디지털 비디오 방송과 관련된 컴퓨터 소프트웨어), 35류(상품 주문 알선 대행업), 38류(인터넷방송업), 41류(비디오제작업)의 상품분류를 가지며 당근예약은 09류(예약 정보 제공용 소프트웨어), 35류(광고대행업), 39류(여행예약업), 43류(레스토랑 예약업)의 분류를 갖는다.

 

주식회사 당근마켓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특허청에 ‘당근’ 명칭을 붙인 다양한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사진=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당근마켓의 상표와 그에 기반한 행보는 카카오를 떠올리게 한다. 초기 서비스였던 카카오톡이 국민적 인기를 끌며 실사용자 수(MAU)가 오르자, 카카오는 2014년 다음과의 합병으로 영역 확장을 계획했다. 이후 무한 인수합병을 통해 페이, 카페, 커머스, 예약 등의 서비스를 펼쳤고, 지금은 전방위적인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당근마켓 또한 지금 서비스 중인 위치기반 중고거래, 동네 커뮤니티 게시판, 알바·중고차·과외·부동산 등 지역 광고 등을 넘어 올해 페이와 로컬커머스, 청소, 반려동물, 교육, 편의점 등 O2O(Online to Offline)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상표를 출원한 단계라 최종 등록까진 최소 1년에서 길게는 2년 이상 걸린다. 대기업의 경우 상표권 방어 차원에서 서비스 계획이 없는 내용까지 상표를 출원해 타 기업이 유사 서비스를 출시하는 걸 막기도 한다. 당근마켓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출원한 상표들은 이미 서비스하는 내용이거나, 다양하게 브랜딩하는 과정에서 나온 명칭들이다. 1월에 출시한 심부름, 여행 등에 대한 상표도 인턴십 과정에서 개발된 서비스로 일부는 제한적으로 시범 서비스 중”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보다 사용자 많지만 수익 모델 아쉬워

 

1월 16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지난해 애플 IOS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우리나라 월간 실사용자(MAU) 순위 8위에 올라 9위를 한 페이스북을 제쳤다. 전체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넷플릭스, 토스보다 높은 3위에 올랐다.

 

지난해 당근마켓이 진행한 굿즈 오디션. 아이디어 공모부터 선정까지 이용자 참여로 이뤄졌으며, 최종 선정된 아이디어는 실제 굿즈로 제작됐다. 사진=당근마켓 SNS

 

지역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 사업이 없다는 건 당근마켓의 한계로 꼽힌다. 2016년 시리즈A로 13억 원을 투자받은 이후 2018년 57억 원, 2019년 400억 원, 2021년 1800억 원을 투자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전국 서비스를 시행한 지 5년째인 이젠 가시적인 수익 모델과 숫자(수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온다. 

 

지난해 평가받은 당근마켓의 기업가치는 3조 원 이상이다. 중고거래 시장 자체가 빠른 속도로 커졌지만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는 건 중고거래 플랫폼 모두의 공통된 고민이다. 실제 당근마켓의 경우 개인 또는 업체가 원하는 지역에 광고를 게시하는 ‘지역광고’가 유일하게 수익이 발생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업계에선 당근마켓이 중고거래 서비스를 넘어 ‘지역 커뮤니티’로 정체성을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성별·연령·나이 구분 없이 이용자 분포가 넓은 게 당근마켓의 힘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앱 내에 등장시키는 것에 신중할 수 있다. 우선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기 때문에 올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당장의 수익을 생각하기보다 연결을 통한 가치실현, 이용자 경험 등에 집중하고 있다. 서비스 가치와 이용자 편의를 증대할 수 있는 범위에서 수익 모델을 다양한 각도로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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