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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부터 안 팝니다" 500개 편의점 로또 판매 중단한 이유

2018년 퇴출 결정, 3년 유예기간 종료…복권위 "취약계층 우선계약 복권법 적용"

2022.01.18(Tue) 14:29:22

[비즈한국] ‘우리 점포는 22년 1월 1일부터 로또 미운영 점포입니다.’ 새해부터 일부 편의점에서 로또 판매가 중단됐다. 2018년 결정됐던 법인 판매점 로또 판매권 회수가 3년의 유예기간을 걸쳐 1월 1일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편의점에 걸린 현수막. 1월 1일부터 법인 명의의 편의점에서는 로또를 판매할 수 없다. 사진=박해나 기자

 

#500여 개 법인 명의 편의점, 올해부터 로또 판매 중단

 

이 아무개 씨(35)는 평소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A 편의점 대신 길 건너에 있는 B 편의점을 이용했다. A 편의점과 도보로 5분 거리로 떨어져 있지만 일부러 찾아간 이유는 로또 때문이다. 

 

이 씨는 “집 앞에 있는 A 편의점은 로또를 판매하지 않는다. 매주 금요일이면 일부러 B 편의점을 찾아가 로또를 사며 맥주와 안주도 구매했다. 그런데 해가 바뀌고 방문하니 로또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로또 때문에 일부러 멀리 찾아가곤 했는데 이제는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지난주에는 인터넷에서 로또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1일부로 법인 편의점의 로또 판매권 계약이 종료됐다. 법인 명의 편의점은 개인 편의점주가 로또 판매권을 가진 것이 아니라 편의점 법인이 가맹점주에게 계약 후 로또 판매권을 빌려준 곳을 말한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편의점 법인마다 로또 판매권 개수가 정해져 있다. 로또 판매권 100개를 보유할 경우, 100명의 개인 가맹점주에게 빌려주는 형태”라며 “이런 식으로 운영되던 법인 명의 판매점의 계약이 종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편의점주가 보유 중인 판매권은 유지된다. ​

 

법인 판매점의 로또 판매권 회수는 2018년 결정된 사안이다. 2018년 11월 법인 편의점의 로또 판매가 중단됐지만, 현장 혼란을 고려해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2018년 정리 대상으로 집계된 편의점은 GS25, CU, C-스페이스의 법인 편의점 총 604곳이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2018년 로또 판매 계약 종료가 결정된 후 계약 만료 등의 이유로 일부 점포가 정리됐다. 이 때문에 올해 판매 중지를 하게 된 편의점 점포는 업계 전반적으로 450~500곳 정도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아쉬운 표정이다. 앞의 관계자는 “로또의 경우 별도 단말기를 사용하다 보니 매출과의 연관성을 정확히 분석하긴 어렵다”며 “다만 로또 판매를 통한 집객 효과는 있었다고 본다. 복권을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에 방문했다가 음료나 담배를 함께 구매하는 손님도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로또 판매를 중단한 한 편의점 점주는 “판매 중단 현수막을 걸었는데도 로또를 찾는 손님이 많았다”며 “왜 안 파느냐고 따지는 손님도 간혹 있다. 로또를 사려 왔다가 다른 복권을 사가는 일이 많아 처음 며칠은 인쇄복권 판매량이 많았는데 이젠 그마저도 시들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복권판매점은 손님이 늘어난 모습이다. 경기도의 한 복권판매점 업주는 “1km 거리에 로또를 판매하던 편의점이 있었는데 새해부터 판매가 중지됐다. 요즘 찾아오는 손님 중 상당수가 ‘그 편의점에서 판매를 안 해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주변에 판매점이 없어서인지 손님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반발도 크다. 특히 2018년 11월 법인 판매점의 로또 판매권 회수가 결정되기 직전에 계약한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도 가맹점주 사이에서 불만이 컸다. 현재 업계에서도 그런 부분을 정리하고 협의하는 단계라 로또 관련된 사안에 대해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로또 판매액은 4조 7370만 원으로 집계됐다. 판매점당 평균 수익은 3000만 원가량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로또는 안 되고 연금복권은 되고…편의점 업계 아쉬움

 

법인 명의 편의점에서 로또 판매가 중단됐지만 연금복권, 즉석복권 등의 인쇄복권은 이전과 동일하게 판매된다. 판매권 회수가 결정된 복권은 온라인 복권(로또)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복권은 다른 인쇄복권과 달리 ‘취약계층 우선계약 복권법’에 적용받는다. 온라인 복권은 장애인,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저소득층 등에 판매권을 우선해 계약하게 돼 있다. 

 

반면 연금복권, 즉석복권 등 인쇄복권은 판매권에 제한이 없다. 판매를 희망할 경우 동행복권에 신청하면 협의 후 판매가 가능하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인쇄복권 판매점 수는 1만 3000여 개다. 1년마다 계약 갱신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 로또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로또 역시 다른 인쇄복권과 동일하게 판매권 부여에 관한 별다른 규정이 없었다. 편의점 법인도 당시 판매권을 확보해 지금까지 로또를 판매해왔다. 하지만 2004년 취약계층 우선계약 복권법이 생겼고, 2018년 기재부가 법인 편의점의 로또 판매는 복권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판매권 회수를 결정한 것이다.

 

편의점에서는 인쇄복권 판매가 유지되지만, 로또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높다 보니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기재부에 따르면 2020년 로또 판매액은 4조 7370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연금복권 판매액은 2252억 원, 스피또 등 즉석복권 판매액은 3690억 원이다. 

 

로또 판매 수수료는 5.5%로 부가세를 제외하고 판매점이 가져가는 수익은 판매액의 5%다. 1만 원어치 로또를 판매하면 수익 500원이 남는다. 2020년 로또 판매점이 얻은 수익은 2368억 원가량으로 판매점이 7700여 개인 것을 고려하면 점포당 평균 3000만 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법인 편의점 가맹점주는 로또 판매권 회수에 반발해 계속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6월에는 가맹점주들이 탄원서를 제출했고, 연말까지도 계속해서 민원 전화와 건의가 많았다. 하지만 기재부의 기본적인 입장에 변화는 없다”며 “지난해 12월 31일 계약이 이미 종료됐으며 현재 로또 단말기 95%가량이 회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 회수된 판매권은 본래 취지에 따라 우선 계약 대상자에게 돌아갔다”고 전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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