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 언론사상 처음으로 시도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가 일곱 번째 시즌을 맞았다. 능력 있는 작가를 찾아내 홍보하고 전시까지 이어지는 명실상부한 미술가 응원 기획은 이제 미술계로부터 본격적인 작가 발굴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번의 시즌 동안 140여 명의 작가가 이 프로젝트에 소개됐고, 상당수 작가가 화단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협회(KAUP)’라는 그룹을 결성, 활동을 시작해 미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아직 터널 속에 있는 우리 현실에서 출구를 향한 자그마한 빛이 되리라는 믿음을 갖는다.
세상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남들이 들어주기를 바란다. 이야기에 공감하거나 적극적인 동조를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인기가 높다.
이야기를 말로 전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정치가나 방송인이다. 배우는 연기로, 무용가는 몸짓으로, 작곡가나 연주가는 선율이나 악기 소리로, 화가는 색채와 형태로, 문학인은 글로, 학자는 학문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이를 예술에서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표현’하려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전달하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전달하는 기술에 따라 예술의 장르가 나누어지는 것이다. 현대미술에서 전달 기술은 너무나 다양하다. 재료도 많고 기법도 구구 각색이다. 그래서 전달 기술만으로 미술이 되던 시절도 있었다. 이를 미술계에서는 ‘방법론’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오래 버티지 못했다. 내용이 없는 전달이었기에 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했다.
작가들에게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갖추는 것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는 일이다. 특히 자신만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을 때 세상 사람들은 ‘독창성 있는 작가’로 평가해준다. 그래서 평생을 두고 자신만의 기법을 만들어내는 데 몰두하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역사에 따라 많이 변했다. 신의 이야기에서부터 영웅이나 왕의 이야기 또는 특정 집단의 가치관이었던 경우도 있었다. 요즘 추세는 자신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지극히 주관적이다. 다행히 기술이 많이 발달해서 아무리 사적인 이야기라도 어느 정도는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최근 예술 흐름을 두고 평론가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말한다.
홍자경은 자신의 이야기를 핸드백을 통해 말하고 있다. 핸드백이 주인공이 되는 회화를 보여주기 때문에 ‘핸드백 작가’로 불린다. 그에게 핸드백은 자신이 바라본 세상의 축소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들거나 메고 다니는 핸드백을 중심으로 인물이 등장한다. 아예 핸드백만 정물화처럼 그리기도 한다.
“여성이면 대부분 핸드백을 가지고 다닙니다. 핸드백은 자신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수단이죠. 부나 권력을 보여주는가 하면 실용적인 성품 또는 장식적 의미나 치장의 요소 등 다양합니다. 저는 이를 통해 세상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작가는 핸드백과 그것을 든 사람들의 조화에 초점을 맞춘다. 형태의 어울림과 색채의 균형을 통해 핸드백 든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 결과 홍자경의 그림은 강한 색채의 하모니에서 울리는 잔잔한 감동이 있다. 이러한 아름다움이 작가가 원하고 보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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